사투리의 맛 사계절 중학년문고 16
류호선 지음, 정지윤 그림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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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여수 돌산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철환이는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며
동네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학교 조회시간에 선생님들과 전교생 앞에서
아나운서처럼 전해줍니다...
정겨운 전라도 사투리로~~~^^
 
어찌나 야무지고 또박또박 말을 잘 하는 지...
동네 할머니께 칭찬도 듣고 나름 스스로가 생각해도 뿌듯한 맘이 샘솟는 철환이...
하지만 아빠가 하시는 일때문에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그동안 편하게 사용했던 사투리를 서울말을 쓰는 아이들은 조폭말투같다고 놀리게 되고...
점점 주눅이 드는 철환이...
 
아빠가 하시는 일은 물고기를 살피는 일인데 여수에선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
서울에선 건물 안에서 살고...
한번 휙 돌아보면 전교생이 누군 지 누가 지각을 하고 안왔는 지 금방 알 수 있었던
돌산 작은 학교에서와 달리 아직 옆집에 그리고 철환이가 사는 아파트에 어떤 애들이
사는 지 조차 모르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나름 열심히 서울 말씨를 익힐려고 연습을 하는 철환이...
가갸거겨부터 다시 발음을 해보고 전라도 말투가 묻어나지 않게 하려고 나름 노력을 해서
학교 방송반 중 한 명이 외국으로 나가며 생긴 교내 아나운서 빈 자리에 들어갈려고
친구 도움까지 받아보지만 그만 떨어지고..........
서러운 맘에 엉엉 사내녀석이 울기까지 합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사투리로 인해 맘을 다친 철환이에게 기회를 줍니다...
반에서 알림장에 기록할 것을 알릴 때 철환이가 일어나 발표를 하게 하거나
‘세종 대왕’이라는 특활 시간을 만들어 모든 아이들이 각 지방 사투리를 공부하게 한 것입니다...
그렇게 사투리에 대해 알아가며 서울 아이들은 점점 맛깔스런 말투에 매력을 느끼고
철환이에게 더 이상 조폭 말투라고 놀리지도 않게 되고 오히려 특활 시간에 각 지방 사투리로
연극도 해 봅니다...
 
또한 철환이는 가끔 방송실에 들어가 여수 돌산도 소식을 사투리로 맛깔스럽게 전하는 역할도 하게 되며
사투리를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
 
얼핏 촌스러워 보이고 경망스럽게도 들리는 사투리.......
고급스럽다는 고정관념의 표준말(서울말씨)로 인해 개성있고 정겨운 우리내 사투리들이 혹여 괄시를
받는다면 이 책에서처럼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중재로 극복해나가며 사투리를 잃어버리지 않고
꾸준히 그 지방의 방언으로 이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집니다...
 
 저 또한 이 책의 주인공인 철환이처럼 고향이 전라남도 구례인 지라
아직까지도 말투에 전라도 억양이 묻어나오고 급할 때면 사정없이 전라도 사투리를
쏟아 놓을 때가 많습니다...
 
예전에야 지역감정 운운하면서 한창 다른 지방 말투와 섞이면 괜시레 선입견을
가지고 눈쌀을 찡그리며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서 말문을 열며 마음의 문도 열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에서 눈돌리면 언제 어디서든 세계를 내 집 안에서 다 접할 수
있는 요즘...
 
오히려 개성이 강하고 투박할 수도 있으나 그 내면 정겨움이 가득 베인 우리네 사투리야 말로
각박한 현실에서 조금은 더 순수해질 수 있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똑떨어지는 말투보단 막걸리처럼 틉틉하나 구수한 정으로 뭉쳐진 사투리...
갑자기 하루종일 편하디 편한 사투리로 수다떨며 옛 추억을 떠올릴 고향 친구가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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