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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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하자

이를 축하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있었고

해당 작가에 대한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다뤄졌다.

이 책도 그 일환이다.

한강 작자가 걸어온 길, 작품 등을 소개한다.

한강 작가의 소개에 앞서

한강 작가에게 주어진 노벨문학상이 무엇인지,

노벨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간략하게 다룬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시대별 문학 흐름,

한강 작가의 작품 리뷰,

한강 작가와 관련된 8명의 각양각색 인물들과의 인터뷰가 나온다.





노벨은 사람 이름이라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노벨이야말로 바로 직전에 읽었던 불멸의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노벨상은 문학, 물리, 화학, 생리학-의학, 평화라는 5개 부문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경제학 상이 나중에 추가됐다고 한다.

노벨이 유럽사람이서인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많은 비율을 유럽인이 차지했다고 한다.

동양인으로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물은 인도의 타고르이고

일본인 두 명인 가와바다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가

중국에서 두 명이 받았는데 가오싱젠이라는 사람은 프랑스로 망명해서 프랑스인이 됐고

순수하게 중국인으로는 모옌이라는 작가가 받았다고 한다.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은 읽어봤고 오에 겐자부로도 많이 들어봤는데

중국 작가는 이름도 생소하고 작품도 본 기억이 없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비교해 봤을 때

일본은 우리나라 인구의 두 배 정도,

중국과 인도는 스무 배가 넘는 인구인데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것이

어깨를 으슥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장르의 작가들보다 소설가는 상상력이 매우 풍부한 거 같다.

경험을 바탕으로 모티브를 찾기도 하겠지만,

분명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작품의 완성도나 스토리가 탄탄하지 않을까 싶다.

상상력이 풍부하기 위해서는

한강 작가의 삶을 들여다봐도 알 수 있듯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한강 작가도 작가인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 후 영감을 준 작가를 궁금해하는 질문에 한강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해당 작품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단호하기도 했으며,

그들의 모든 노력과 장점이 영감이 되었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p.43

이 책을 쓴 저자도 소설에 도전했으나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 길을 접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가장 어려운 글이 소설이라고 한다.

극히 공감되는 말이었다.

노벨문학상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번역이 필수다.

노벨문학상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될 만큼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되는데

번역에 한계가 있기에 힘든 과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강 작가는 맨 부커상을 비롯해서 해외에서 수상한 작품이 많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말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던 공로 중 하나가

잘 번역해 준 번역가의 공로라 볼 수 있겠다.

데보라 스미스라는 영국인이 바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번역한 인물이라고 한다.

그녀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영문과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에서 한국학으로 석사와 박사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번역자의 공로와

번역을 할 수 있게 작품을 쓴 작가의 공로가 함께한 것이

바로 노벨문학상이라는 큰 영광을 준 것이라 하겠다.

한강 작가는 올 12월 수상 이후 6개월 내에 수상 업적에 관한 강연을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어떤 내용을 담을지 궁금하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심사평이다.

한강의 모든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범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각각의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로 자리매김했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p.36

아직까지 노벨상을 선정하는 기준 등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는데

뭔가 배움을 줄 수 있는 시사성이 있거나,

역사적인 아픔을 드러내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이 모두 재밌게 읽히지는 않는 걸 보면

확실히 대중성은 별로 고려 대상은 아닌 거 같다.




저자의 말처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을 계기로

K-팝을 시작으로 한 세계를 향한 K 시리즈가

K-문학까지 이르기를 바란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교보문고 빌딩에서 보았던 위의 문구가

새삼 뇌리에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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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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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의 쳇바퀴 속에서 가끔씩은 그림을 통해 화가들의 생애를 들여다볼 수 있으면 좋겠다.
직접 볼 수 없을 때는 간략하게라도 지면을 통해 생애들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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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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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의 생애와 작품을 소개하는 책을 읽고 나니

화가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그러던 찰나에 리뷰어스클럽에서

《내가 사랑한 화가들》이라는 책의 서평단을

모집하길래 선뜻 신청했다.



우선 표지에 보이는 그림이 참 예쁘다.

이 책의 작가는 전시해설가로 활동하는 정우철님이다.

전시해설가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화가들을 소개했을 것이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11명의 화가들을 소개한다.

부제에서 보여주듯 살면서 한번은 꼭 알아야 할

아주 특별한 화가들을 말이다.

세 파트로 구분해서 소개해 준다.

첫 번째가 '사랑, 오직 이 한 가지를 추구했던 화가들'이다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알폰스 무하를 담았다.

두 번째는 '자존,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모든 시련을 감수한 화가들'이다

프리다 칼로, 구스타프 클림트, 툴루즈 로트레크, 케테 콜비츠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배반, 세상의 냉대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화가들'이다

폴 고갱, 베르나르 뷔페, 에곤 실레가 그들이다.

익히 들어본 화가들도 있지만

생소한 화가들도 있다.

아주 잘 알려진 화가들보다는

그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알 만한

화가들을 주로 소개한 거 아닌가 싶다.

알만한 화가들은 자신이 소개해 주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화가들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활동한 작가들이다.

화가들의 삶, 예술 인생 속으로 들어가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돈을 번다.

둘째, 그러다 상류층 귀족의 초상화도 그리다 눈에 띈다.

셋째, 그들의 후원을 받는다.

넷째, 파리로 간다.

다섯째, 계속 그린다. 예술 속에 빠진다.

무하나 실레처럼 어려서부터 재능이 있기도 하고

좀 느지막한 나이에 시작하기 하지만

특히 한 번 시작하면 죽는 날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는다.

<무하가 8세 때 처음으로 그린 그림>



<에곤 실레가 7세 때 그린 드로잉>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지경이 되면

마티스처럼 붓을 놓고 가위를 들어

종이로라도 붙여서 창작하기도 한다.



<마티스가 종이로 붙여서 그린 그림>

오스트리아 출신인 실레는 같은 나라 출신인 클림트와 같이 많이 언급되고

비교되기도 한다.

클림트가 화려한 색채로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화를 그린 반면

실레는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음울한 그림이 많다.

실레는 어린아이들의 누드를 그렸다는 이유로

유치장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 후에 오히려 유명세를 치르기도 한 거 같다.

잊힌 존재보다

나쁜 소문이라도 대중에게 회자되는 게 나은 건지

요즘으로 치면 노이즈 마케팅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이후로 비평가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오히려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며 유명세를 치렀다고 한다.

예술이냐? 외설이냐?는 평생 실레를 따라다닌 외침이라고 한다.

예술가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과연 예술과 외설의 경계가 있긴 한 건가?

예술가를 억압하는 것은 범죄다.

이러한 행위는 태어나는 생명을 죽이는 것과 같다.

<실레가 했던 말>

예술과 외설, 예술과 도덕성의 기준에 대해 고민해 보라는

숙제를 안겨준 거 같은 인물이다.





글에는 사조를 붙이듯이

화가들을 얘기할 때 화파를 붙인다.

인상파, 야수파, 빈분리파 등등으로 말이다.

화파의 탄생에 뭔가 대단한 것이 내포됐다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저 단순히 해당 그림들을 보고 나서

평론가들이 뱉어낸 말을 쓰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면 야수파의 경우다.

전시장 중앙에 소년의 형상을 한 조각상이 있었는데

그 모양이며 구조가 마치 강렬한 색채로 그려진

작품들에 둘러싸인 것 같았다고 한다.

위의 그림처럼 선이 굵고 아주 강렬한 색채로 말이다.

이를 본 한 평론가가 조각상이 마치

야수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고 한 데서

'야수파'가 나온 것이라는 것이다.

인상파의 경우도

인상파라는 명칭은 모네의 <일출, 인상>을 본 평론가가

"이 그림은 정말 인상만 그렸군" 하며

비아냥거린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화가들 중

어머니 덕분에 화가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경우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모딜리아니와 마티스다.

부친은 반대하는 길이었음에도

어머니의 관심으로 화가의 길을 걸은 것이다.

그리고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화가들이 많은데

이들이 활동했던 유럽은 그 시기에

세계대전이라는 혼란 속에 있었다.

파리나 이탈리아에서 활동했기에

전쟁이라는 아픔을 비켜갈 수 없었는데

전쟁의 혼란을 피해서 갔던 곳 중의 하나가

프랑스의 '니스'라는 곳이었다.

니스는 프랑스 남쪽의 아름다운 바닷가에 위치한 곳인데

피카소, 마티스, 모딜리아니 등

그곳에서 창작활동을 했다고 한다.

<모딜리아니가 그린 잔의 초상화와 자신의 자화상>

모딜리아니라는 화가의 생애를 들여다보니

화가 자신도 그렇지만

그의 뮤즈이자 동반자였던 잔 에뷔테른의 생애도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딜리아니는 28세라는 짧은 나이에 사망했는데

잔은 모딜리아니가 죽고 2일 뒤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이 둘은 잔의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끝까지 함께했는데

죽어서까지 잔의 부모님은

이 둘을 함께 묻지 못하게 했단다.

10년이 지난 후에야 모딜리아니의 어머니가

잔의 부모님을 설득해서 합장했고 한다.

이 둘의 묘비명은 다음과 같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영광의 순간, 죽음이 그를 데려가다.

잔 에뷔테른-그의 동반자에게 헌신한 극한의 희생"

두 사람은 파리가 기억하는 불멸의 사랑으로 남게 된다.

사랑, 오직 이 한 가지를 추구했든

자존,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모든 시련을 감수했든

배반, 세상의 냉대에도 흔들리지 않았든지 간에

저자의 말처럼

그림이야말로 화가의 언어인 거 같다.

화가가 살면서 겪었던 인생이 내포돼 있고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에 따라 그 언어는 달라질 것이다.

그들의 인생을 따라간다는 것은

그 화가의 인생을, 사랑을, 애환을

그림이라는 언어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쳇바퀴 속에서

가끔씩은 그림을 통해 화가들의 생애를

들여다볼 수 있으면 좋겠다.

직접 볼 수 없을 때는 간략하게라도 지면을 통해

생애들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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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제인 로고이스카.패트릭 베이드 지음, 오승희 옮김 / 한경arte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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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맛있는 책 속 그림 여행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조금은 유익한 눈동자의 굴림이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작품을 비교하면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한 화가의 작품을 깊이 있게 보는 것도 썩 괜찮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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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제인 로고이스카.패트릭 베이드 지음, 오승희 옮김 / 한경arte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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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한참 동안 책 읽기도, 글쓰기도 게을리했었다.

큰 이벤트에 집중하느라 그랬지만

이젠 어느 정도 정리가 됐으니

당초 목표했던 대로

한 주에 한 권 이상은 책을 읽고 리뷰를 쓰리라.

올해가 가기 전에 그 목표는 채우리라 다짐해 본다.

오랜만에 읽은 책은 구스타프 클림트라는 화가에 대한 것이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키스'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화가다.

클림트는 1862년에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바움 가르던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55세라는 길지 않은 생애를 살았지만 작품은 꽤나 많이 남겼다.

비교적 어린 나이인 4세에

빈 응용미술학교에 입학한 걸 보면

미술에 소질이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일까?

이례적일 정도로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15세에 돈을 벌기 위해 사진을 초상화로 제작했다고 하니

이미 어린 시절부터 인물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특히 여성을 그리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中

본인이 직접 얘기했듯이

유난히 여성을 주로 그린 화가다.

초기에는 그래도 특이하지 않은 화법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갈수록 독특하고 추상화 같은 그림으로 변하는 거 같다.

특이한 점은 여성의 목에 황금빛 장식을 둘렀다는 점이다.

목걸이라 하기엔 너무 넓다.

머리와 몸을 단절시키고 싶은 욕망을 담았다면

왜 그랬는지 궁금하다.

이 두꺼운 장식은 초기 작품부터 보이긴 했으나

갈수록 화려하고 두꺼워지는 모양새다.

여하튼 독특하다.

물론 장식이 없는 소박한(?) 초상화도 있다.

대부분이 자신을 후원했던 집안과 관련된 여성이거나

동생 배우자(제수씨)의 동생과 같이

친분이 있는 여성들이었다고 한다.

작품 리스트만 봐도 초상화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여인의 초상화다.

유일하게 보이는 남성의 초상화는

<요제프 펨바우어의 초상>임을 볼 수 있다.

특히 말년의 클림트는 아름다운 여성의 초상화가 아니면

주문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피아니스트이자 교사, 작곡가로 활동하며

예술계에 발이 넓은 요제프 펨바우어는,

'펨바우어 소사이어티'를 창설한 사람으로

클림트가 이 모임에 소속돼 있었디고 한다.





초상화 외에도 기하학적인 패턴이 들어간 무늬의 작품도 있고

종반으로 가면 호숫가 등 풍경화도 제법 보였다.




개인적으로 미술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클림트나 뭉크나 실레 같은

음울하고 무거움이 있는 그림보다는

마네나 모네, 또는 고흐 같은 인상파들이 그린

풍경화가 좋다.

이런 그림들은 보고 나면 최소한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면 될 것이다.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中



자신의 그림에 대해 얼마나 자신감이 있었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싶기도 하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작품을

비교하면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한 화가의 작품을 깊이 있게 보는 것도 썩 괜찮은 거 같다.

독특한 시각, 특이한 사고,

예술가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인가?

클림트의 작품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55년의 생애를 살면서

30여 년의 활동을 하면서

정말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 책에 담긴 작품도 많지만

화재로 인해 소실된 그림도 꽤나 된다고 한다.

아주 맛있는 책 속 그림 여행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조금은 유익한 눈동자의 굴림이었다.

책 속에서 본 클림트에 대하여

p.22

아름답고, 감각적이고, 무엇보다 에로틱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에서

우리는 포스트모던의 삭막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풍족하고 여유로운 어떤 세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현실 세계는 거의 다루지 않고

우화, 초상화, 풍경, 에로틱한 인물들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러한 점에서 무엇 보다

아름다움이 가장 우위에 있는 세상을 창조하고자 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p.34

클림트와 동시대를 산 예술평론가 베르타 주커칸들은

회고록 《나는 50년의 세계사를 목격했다》에서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클림트는 빈의 여성들로부터 이상적인 여성상,

즉 현대적인면서 보이시한 매력을 지닌 여성을 창조해냈다.

그들은 신비로운 마력을 지녔다.

'요부'라는 말이 아직 알려지기 전이었지만

클림트는 그레타 가르보나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그런 매력을 지닌 여성들을 그렸다.

p.45

비교적 최근에서야 유명해진 클림트에 관한

가장 안타까운 사실 중 하나는

그의 사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가 스스로에 대해 말을 아꼈기 때문이다.

예술 경력에 대한 사실들은 잘 정리돼 있지만,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은 전적으로 소문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농부 같은 몸집에 황소 같은 강한 남자로,

자신의 모델을 포함해 수없이 많은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했던 바람둥이로 묘사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그는 작업을 위해 매일 근교에 있는 스튜디오로 출근하고,

어머니와 누이들과 살면서 균형 잡힌 생활 방식을 고수했던

대인기피증 환자이자 독신자로 알려져 있다.

p.53

클림트는 거의 모든 작품에 대해 먼저 스케치를 그렸다.

때로는 하나의 그림을 위해 100개가 넘는 스케치를 그렸는데

각각의 스케치는 옷이나 장신구, 간단한 제스처 등

각기 다른 디테일을 보여준다.

클림트는 작업실 곳곳에 스케치를 쌓아 두었는데,

그가 아끼던 고양이가 종종 그것들을

망가뜨리곤 했다고 한다.

p.58

그는 드로잉에 남자들의 모습을 거의 그리지 않았으며,

어쩌다 그리더라도 관객과 등지게 그리는 독특함을 발휘했다.

미술학교에서 공부하던 때를 제외하면

클림트의 그림에서 남성은 언제나 주변 인물이다.

남성의 얼굴은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그들은 관음증 환자이거나 단순히 주인공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확실히 찬양하면서도,

남성과 여성을 함께 보여줄 때는 일종의 거리감,

즉 남녀 사이의 매울 수 없는 간극을 분명하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p.166

이렇게 극단적인 그림이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없는 게 당연했다.

<빈 데일리 신문>의 한 비평가는 이 작품을

"블로흐보다 더 쓰레기"라고 평가절하했다.

덧붙여 그는 클림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단한 기술의 대가다.

그는 이 기술을 어디에 사용할까?

공작의 꼬리, 자개, 은색 딱지, 반짝이,

달팽이 무늬를 뒤섞어 그리는 데 쓴다.

p. 184

빈 분리파 전시회들을 통해 클림트는

현대 프랑스 회화를 직접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1993년에 열린 제16회 빈 분리파 전시회에서는

에두아르 마네, 드가, 모네, 르누아르, 시슬레, 폴 세잔,

고갱, 고흐, 툴루즈 로트레크, 오딜롱 르동, 모리스 드니,

에두아르 뷔야르, 피에르 보나르의 작품이 대거 소개됐다.

클림트는 동시대 음악가 푸치니처럼

다양한 출처들로부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가져와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절충주의자였다.

p.220

클림트는 불멸의 풍경화를 남김으로써

이 작은 마을 운터라흐에 시각적 기념비를 세웠고,

마을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마을 광장에 클림트 동상을 세웠다.

또한 호수 주변에 망원경이 있는 24개의 작은 플랫폼을 설치해,

오늘날의 미술 애호가들이 클림트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서 있었던

바로 그 위치에서 운터라흐를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p.230

아이나 부모에 대한 정보는 없다.

클림트와 에밀리가 플라토닉 한 관계였다고 추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아기가 클림트의 아이라면

그가 관계를 맺은 수많은 모델 중 한 명이 낳았을 가능성이 크다.

클림트가 사망한 이후,

사생아의 어머니들이 제기한 열네 건의 친자 확인 소송 중에

세 건만이 실제로 인정됐다고 한다.

두 명은 클림트가 1899년작 <피아노 앞의 슈베르트>에 그려 넣은 마리의 아이고,

다른 한 명은 마리아의 아이로

그녀의 아들 구스타프 우치키는 나치 독일 치하의 오스트리아에서

선전 영화감독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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