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익숙한 아름다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잘 알고 있는아름다움이라면 미래의 아름다움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름다움,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모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러니까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아름다움이다. 이 미래의, 두렵지만 우리를 매혹시키는 아름다움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건 우리에게 밤이 찾아와 피로해진 우리 육체가 잠들 때다. 과거라는 이름의 유령들은 잠든 우리 곁을 지키지만, 이제 우리는 거기에 없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 깨어난다.
깨어나기 위해서는 바람이 필요하다. 새로운 바람은 새로운 감각을 불러온다. 그 감각을 통해 우리의 몸과 세계는 동시에 새로태어난다. 미래의 바람은 우리를 오싹하면서도 시원하게 만든다.
붉은 천이 나부끼듯 노을빛이 넘실거리던 바얀자그의 일몰 속에서 그는 그런 바람을 맞고 있었다. 지평선으로 떨어지기 직전의태양은 더이상 붉어질 수 없을 때까지 붉어졌고, 그 빛을 받은얀자그의 모든 것들, 바위와 모래와 절벽과 관목 들은 거기 있는사람들에게 어딘가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불러일으켰다.
( 바얀자그에서 그거 본 것) - P1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