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의 심리학 - 속마음을 읽는 신체언어 해독의 기술
토니야 레이맨 지음, 강혜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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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쁠 때 온 얼굴이 웃고, 동작이 크다. 슬플 때는 표정이 굳어 세상에서 가장 못난이가 된 것 같다. 몰래 다른 행동을 하다 들켰을 때는 압권이다.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 될 것을 괜스레 몸을 빠르게 움직여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잽싸게 아무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가장 많은 세월을 함께 보냈던 부모님은 살짝 눈 감아 주실 때가 종종, 분명 나의 딴짓을 금세 감지했을 것이다. 나는 끝까지 아닌 척 하지만.(웃음) 이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심리학에서는 분석 대상이 되고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니 신비로웠다. 사람이 사람을 볼 때 그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멋진 심리학의 세계.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가면 벽을 등지고 앉아란다. 상대방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가장 효과적인 만남이 될 수 있도록. 여자인데다가, 친구들과 있으면 주로 압장서서 걷는 편이라 자연스레 벽을 등지고 앉았던 것 같다. 은연 중에 효과적인 대화의 기본을 갖춘 셈이었는데. 아. 종종 집중력이 부족했던 내가 벽이 아닌 다른 쪽을 보고 한눈을 팔아 상대방을 고려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다.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 맞은 편에 나만 보이는 TV 프로그램 이야기를 하고, 내 앞의 상대를 너머 보이는 신기한 물건 혹은 사람의 이야기를 꺼낸다거나. 그러고 보니 그때마다 내가 벌써 놀라고 말을 한참 꺼낸 후에야 상대는 뒤돌아보게 되니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기 쉽지 않고,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짧게 끝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내가 가졌던 찬스를 이용하지 못했다니 이런 심리학! 


당연한 부분도 쉽게 체크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심리를 정리하여 다양한 일화와 함께 소개해주니 호기심이 가고 금세 읽혔다. 자기계발서마냥 두런두런 읽다가 보면 공감되어 감탄을 꺼내고, 정말 그런지 눈을 가까이 대기도 했다. 얼마 전 심리를 파헤치는 내용을 담은 웹툰 ’닥터 프로스트’를 보고 관심을 가졌던 부분들이 쏙쏙 눈에 들어왔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연예인들의 태도를 보고 그 상황을 읽어내는 부분이었는데, 그때문에 사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올가미가 심리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을 전공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특성을 읽어 상대를 더욱 배려해주는 심리학자들. 이 매력적인 분야에 푹 빠져 각 대학교의 심리학과 경쟁률도 자꾸 높아지나 보다? 사람을 알아가야 즐거운 세상에서 작은 몸짓으로 속마음까지 읽으려는 욕심쟁이 후후훗! 심리학의 세계는 재미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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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솔로 1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4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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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굿바이 솔로를 보지 못했다. 대본집 굿바이 솔로를 읽었다. 예고 편을 보면서 아쉬워하고 다음 내용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단번에 드라마 전 부분을 읽는 재미가 짜릿했다. 아쉬움을 넘어서는 기대감에 읽는 속도가 빨라졌고, 시험을 치느라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라갔다. 멋진 스트라이-크였다. 적당한 시간에 엄청난 만족을 주는, 색다른 스트레스 해소법. 그 전에 노희경 작가가 캐릭터를 얼마나 잘 살리며, 그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그 인물들을 통해 잘 담아내는지 주목하게 되었다. 감탄하느라 눈도 코도 입도 웃는 시간 동안 인간 존재의 의미가 아름답게 빛났다.


드라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이쪽이 아닌 저쪽 어딘 가에 존재하는 에피소드를 모아모아 만든 극한의 이야기. 그래서 시청자들의 감정을 극대화시켜 공감도 얻고 인기도 얻는다고 여겼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인간미가 묻어나는 드라마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드라마를 보고 울고 웃으며 가족A가 떠오르기도 하며, 친구B가 겹치기도 했다. 심지어는 다른 드라마의 캐릭터가 불현듯 생각나기도 했다. 진부할지도 모르는 친근감은 또다른 매력적인 캐릭터의 필수요소였다.


’굿바이 솔로’는 이러한 친근함으로 승부한다. 분명 캐릭터마다의 개성은 강했지만 그 내면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 노희경 작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안다. 드라마를 통해 심리 치유를 던지는 마냥 가슴 울리는 문구를 틈틈히 낭송한다. 그 순간마다 한명한명의 캐릭터는 ’내’가 되어있다. ’나’는 인간이라면 모두 가질 수 있는 내면의 슬픔을 노희경 작가의 내레이션을 통해 치유한다.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여놓았던 마음에 새살이 돋는 것처럼.  


노희경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에는 노희경이 자신의 글을 어떻게 써내는지 몇가지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1. 성실한 노동자가 되어라.
노동자의 근무시간 8시간을 지킬 것.
2. 인과응보를 믿어라.
쓰면 완성할 확률이 높아지고, 고민만 하면 머리만 아프다.

3. 드라마는 인간이다.
인간에 대한 탐구가 드라마에 대한 탐구다.

4. 디테일하게 보라.
듬성듬성하게 세상을 보면, 듬성듬성한 드라마가 나오고, 섬세하게 세상을 보면 섬새한 드라마가 나온다.

5.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다.
작가는 상처받지 않는다. 모두가 글감이다.

6. 생각이 늙는 걸 경계하라.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은 늙을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생각이 편견인 것을 직시하고, 늘 남의 말에 귀 기울일 것. 자기 생각이 옳다고 하는 순간, 늙고 있음을 알아챌 것.

7. 조율을 잊지 마라.
드라마는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 더불어 함께하는 작업이다. 조율하지 못할 거면 드라마 작가를 포기하라. 드라마작가는 드라마의 여러 작업 파트 중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일 뿐, 우두머리가 아니다. 작가적 중심과 독선을 구분하는 게 관건이다.


이전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던 3번 문구를 이제, 마음 속에서 배울 소중한 말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의 드라마는 인간이다. 그녀의 드라마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대본집을 꼭 한 번 보길 권유한다. 글이 줄 수 있는 생동감이 그녀의 대본집에는 아름답게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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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 문학동네 청소년 9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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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꿈’을 아름답게 전하는 두 개의 방송 프로그램을 보았다. 바로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이다. ’나는 가수다’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나와 무대를 선보이고,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며, 노래가 즐거운 것이고 진실된 것임을 무대 그 자체를 즐기면서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명의 가수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잡히는 관객의 표정에 노래가 전하는 진실이 담겨 있다. 비록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이 딸려 있지만, 그때문에 누군가 탈락하더라도 노래가 전하는 감동은 그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수도, 관객도 모두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다. 꿈을 내보이고 전해받는 전율이 있다.  


’신입사원’도 그렇다. ’신입사원’은 오디션 형식으로 새로운 MBC 아나운서를 뽑으며 ’꿈’에 도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도전자들은 열정과 간절함을 가지고 매순간순간마다 자신을 평가하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MBC ’신입사원’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함께하는 순간에 작은 우정을 쌓고, 친절한 말을 건네고, 자신의 꿈을 내보이는 그들이 너무 멋있었다. 딛고 싶은 디딤돌이었다. 전삼혜의 첫 장편 소설 ’날짜 변경선’ 역시 이들처럼 꿈을 품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가수가 또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던 그들의 모습처럼 백일장에 참여하면서 글을 쓰고 싶어서 쓰는 꿈이 있어 빛나는 청소년들이, ’날짜 변경선’엔 있다. 


저자 전삼혜는 나와 불과 세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언니 작가다. 작가 역시 소설의 아이들처럼 ’백일장 키드’였으며 그 때의 경험을 언젠가 길게 풀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스물 셋 첫 장편소설을 썼고, 스물 다섯 그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이게 되었다. 작가의 경험이, 지난 날의 삶이 물들어 있는 소설이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교외 백일장에 나간 적이 없다. 그때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여느 백일장이든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나는 백일장에 참여할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항상 어깨너머로만 보았다. 전형적인 고등학생이 되어 ’더 좋은 성적’을 쫓기 바빴고, 순식간에 대학생이 되었다. 그래서 백일장 키드는 도전해보지 못한 아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한 저자의 경험으로 엿볼 수 있다는 게 기뻤다. 


소설은 담백했다. 제 이름을 갖고 있던 주인공들이 모두 그럴듯한 역할을 했으며 같은 고민을 하고, 다른 고민은 나누며 ’글’을 쓰고 있었다. 그 나이대의 아이답게 꿈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하였으며 그리고 그들은 어른이 되어가는 경계를 걸었다. 솔직히 말해서 무릎을 탁 칠만큼 탁월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진솔해서 어른의 마음으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작가 전삼혜는 잘 풀어냈다. 이 책은 백일장 키드를 조금이라도 마음에 품었던 이들에게 꿈을 보여주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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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의 마음스펙
박희정 지음 / 하다(HadA)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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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꿈의 크기는 같다고 생각했다. 단지 얼마나 간절히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꿈이 고무줄처럼 줄었다가 늘어나 통통 튀는 것이라고. 꿈 한 줌 손에 꼭 쥐면 아무리 감싸도 빛이나는 보석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꿈은 언제나 빛나는 것이 아니었다. 때로는 시들기도 했다. 내 꿈이 시들어간다고 생각할 때 박정희의 마음 스펙을 보았다. 이 책은 저자의 마음 스펙을 다져온 그간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놓은 책이기도 했지만, 저자에게는 좀 더 큰 의미를 가질 책이었다. 그의 20대가 오롯히 책 한 권으로 담겨 있었다. 그래서 책만으로 열정이 느껴졌다. 


내 꿈은 휘청거렷다. 꿈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꿈에 대한 열정’이 어느새 사라지고 있었다. 부채질을 수어 번해도 보이는 건 간신히 살아있는 작은 불꽃만큼의 무게였다. 중간에 그만둬버릴까봐 무서워. 가장 뜨거울 때 적어 놓았던 구절이 가슴을 쿵쿵 뛰게했다. 내가 앞만 보고 달리던 길이 정말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인지. 혹은 이 길만 걷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소중하게 꼽는 나이를 좀 더 다채롭게 보내고 싶었던 것인지. 여러 의미로 혼란스러웠다. 그 와중에 부지런히 뛰던 마음이 통통 튀다 그쳐버린 공처럼 약해지고 있었다.


편상욱 SBS 나이트라인 앵커는 이 책을 본 뒤 ’젊은 시절의 나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라고 했다. 아직 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을 만난 것이 반가울 정도로 멋진 추천문구였다. 박희정은 세월이 지난 후의 자신이 후회하지 않을 삶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었으며, 그의 현재 나이에 비해 쌓은 경험이 매우 다양했고, 그 폭도 넓었다. 그의 마음에 쌓인 이야기들이 그가 정한 길을 따라 앞으로 바로 가고 있다는 것을 거침없이 보여 주었다. 냉큼 기가 죽어 그의 이야기를 부럽게 지켜본 것도 사실이지만, 그의 열정을 보면서 나는 내 마음에 또 다른 열정을 심을 수도 있었다. 마음 속에 맴돌고 있는 소용돌이를 혼란스럽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의미의 ’열정’으로 생각하기. 비록 지금 당장 쉽게 동의할 수 없더라도.   


어제 2011 피겨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는 현재 자신의 나이에 ’세계 최고’로 소개되고 있었다. 온 마음으로 그녀의 연기를 볼 수 밖에 없던 그 시간에 그녀는 자신의 연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시간에 자신의 연기를 각인시켰으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었고, 당당히 1위를 따냈다. 그녀가 빈틈없이 그려내는 선이 세계에서는 감동이었다. 많이 부러워하고, 감동을 받으면서 나중 나 또한 내가 바라던 곳에서 되돌아보는 순간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세상에는 멋진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감동을 받을 순간도 많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나 역시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아직 꿈처럼 달리고 있다. 내 꿈은 이렇게 다른 이들의 꿈을 콩콩 딛고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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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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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되짚는다. 그동안 일부러 상처를 통해 아프게 내뱉었던 ’숨’과 같은 일들은 무엇이었으며, 나는 그러한 일들이 덤덤하게 느껴질 정도의 아가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소설의 주인공 ’곤’은 아가미를 지녔다.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으로 발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물고기의 그것과 같은 아가미가 목 뒤에 있었다. 등 부분은 비늘이 박힌 것처럼 은은하게 빛났으며 한 마리의 물고기 마냥 강을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독특하기 짝이 없어 사람들 사이에 꽁꽁 숨어야 했던 곤이었다. 그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도 불투명하고, 신원을 알 수 없어 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서도 언제나 제 공간을 찾지 못해 짐처럼 지내왔다. 곤은 언제나 상처처럼 보이는 아가미로 숨을 쉬었다. 익숙하다는 듯이 상처 사이로 삶을 연명했다. 


곤의 모습에서 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주변 친구, 세상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없는 곤이 안쓰러웠지만 그런 곤의 모습을 거듭 보면서 잔재처럼 놓여 있던 일들이 하나둘 곤에게 몰려들었다. 아가미가 단단해져갈수록 삶의 무게를 더해가는 사람들은 그것이 마치 당연한 것이고 어쩔 수 없는 것인 양 살아갔다. 감정에 무덤덤해지기까지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고 이따금 솔직하고 원초적인 말 한마디에 문득 슬퍼하고 후회하고 했다. 그 '어쩔 수 없는 것'이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이었는지 생각하면서.


소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읽고 ’생각의 전환’이라는 교훈을 배운 적이 있다. 이 교훈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어 말을 건네는 화자도 그 말을 듣는 청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한마디로 윈윈(win-win)전략이었는데, 작가의 능숙한 글 솜씨와 생각만 달리 먹으면 되는 간단한 비법에 당장이라도 그 방법으로 능숙한 말솜씨를 뽐내고 싶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나는 ’전환’이라는 비법을 능숙하게 적용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것을 생각하기에 앞서 감정적으로 일을 대처하곤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내뱉은 말이 나뿐만 아니라 친구에게도 달리 말했으면 지치고 힘들었을 일을 즐겁고 할 수 있는 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것이 바로 ’전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전환’이 한결 가볍게 다가왔다. 


이러한 ’전환’이 곤의 상처를 거쳐 곤에게 다른 삶을 전해주었다면 그리고 그런 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상처가 물고기의 아가미처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고 큰 일들이 물흐르듯 흘러 담담한 일이 되고 그 일들이 사실은 상처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기까지 곤이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시간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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