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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 전예원세계문학선 313 ㅣ 셰익스피어 전집 1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정옥 옮김 / 전예원 / 1991년 6월
평점 :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인간의 아집과 욕망이 초래하는 비극적 파국을 정교한 서사로 풀어내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명작 중의 하나다. 리어왕은 고네릴, 리건, 코델리아라는 3명의 딸에게 그에 대한 사랑과 효성의 정도를 묻는다. 고네릴과 리건은 그들의 사랑을 과장하여 표현하였으나 코델리아는 자식으로서 효성을 다할 뿐이라고 덤덤하게 대답하였다.
보여주는 것보다 더 많이 지니고,
아는 것보다 적게 말하고,
가진 것 이상으로 빌려주지 말고,
걷기보다는 말을 타고,
들은 것보다는 적게 믿으며,
따서 번 것보다 적게 걸고,
술과 계집을 떠나, 집을 지키면,
더 많이 지니게 되리
<1막 4장>
이에 노한 국왕은 첫째 딸과 둘째 딸에게 영토를 분배하고 만다. 이와 비슷한 얘기들은 설화나 동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서사무가로 알려진 효녀담 '바리데기' 이야기와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이야기가 만나 한국판 설화'우루왕'이 탄생했다고 한다.
'우루왕'에게도 가화와 연지, 바리라는 세 딸이 있었는데 우루왕은 자신의 딸들에게 효심을 물어 통치를 위임하려 한다. 갖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 가화와 연지와 달리 바리는 양위를 반대하고, 진노한 우루왕은 땅 한 조각도 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바리를 성밖으로 내쫓는다. 한편 가화와 연지는 명목상의 왕인 우루왕을 박대하여 성 밖으로 내몰고, 두 딸의 배신에 우루왕은 미치광이가 되어 광야을 헤맨다.
바리는 우루왕의 광증을 치료하고자 갖은 위험과 시련을 이기고 마침내 천산의 명의 무장승을 만나 천지수를 얻게 된다. 우루왕은 목숨이 경각에 달했을 때 바리를 만나 천지수를 마시게 되고, 비로소 광증에서 깨어난 우루왕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책한다. 하지만 자객의 칼에 맞아 우루왕은 죽음을 맞이하고, 우루왕을 살리고자 자객을 안고 강물에 뛰어들었던 바리는 아버지의 시신을 부여안고 오열한다. 바리는 부상한 몸을 이끌고 아버지와 죽은 원혼들을 위하여 굿을 한다.
리어왕, 바리데기, 우루왕의 공통점은. 자신(리어왕, 이씨주상금마마, 우루왕)의 이기적인 욕망으로 인하여 상대방(코넬리아, 바리데기, 바리)을 상처 입히고, 결국 자신마저도 죽음으로 이끌고 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