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소울 스키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5
박은몽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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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심아경은 잠시 고개를 들고 담임 선생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를 어째, 쯧쯧.’

그것은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조금도 익숙해지지 못한,

전혀 편안해지지 않는 말이었다.

담임 선생님이 하는 이를 어째, 쯧쯧은 다른 사람들이 이때까지 해온

이를 어째, 쯧쯧보다 조금도 더 따뜻하거나 편안하지 않았다.

 

  가족과 세상에 상처입은 소년과 소녀가 만난다. 그리고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천천히 치유해 나간다. 그 과정은 타인이 보기에 때로는 어지럽고 때로는 함께 고통스러우며 자칫하면 공감하지 못한 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굳이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후자에 가깝기도 하다. 성까지 붙이며 지칭하고 때로는 호칭이 바뀌는 면도 어느정도 기여했을 테지만 두 사람의 마음을 어루어만져 주기에 문장들이 조금, 딱딱했다.

 

  아무래도 어른들이 보기에 더 좋을 책일 듯 싶다. 어른과 아이는 불과 몇 년의 텀을 두고도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서로의 세계를 너무나 모른다. 누군가는 이 책을 그저 소설로 치부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현실로 일어나기에 잔인한 일이라서. 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상상 이상으로 살벌하다. 그저 웃음으로 치부할 일이 아닌 것이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언제나 어려웠다.

다만 그녀가 알고 있는 것 더 이상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바보처럼

타인에 의해 자신의 인생을 난도질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두려워도, 더 힘든 일을 당하게 되더라도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는 법이라고,

그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자신에게 속삭였다.

 

분명 세상 어딘가에서는 일어나고 있을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그들을 보듬는 문장이 따뜻하고 힘든 이야기는 부드러워지기를 바란 것일지도. 그녀의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주고 싶다는,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를 날리던 강아경이 (그 자신감으로(!)) 자신의 옥상을 뛰어넘어 훨훨 날아가기를. 우리 아경이들의 헤어짐이 다시 만남이 되는 날까지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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