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ture of Humanity : Terraforming Mars, Interstellar Travel, Immortality, and Our Destiny Beyond (Hardcover)
Michio Kaku / Penguin Books Ltd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역사를 돌아보면 인간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에 직면할 때마다 인간성humanity을

십분 발휘하여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왔고, 더욱 큰 목적을 이루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 보면 탐험정신은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된 본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지구를 떠나 우주로 진출해야 한다"는 역사상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해있다.

물리법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조만간 인류는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12p

사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가장 친하지 않은 과학 영역의 책인데다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우주에 대한 이야기라니. 나같은 독자가 많기 때문일까. 저자는 책을 시작하면서 이것은 단순히 우주와 관련된 과학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류의 미래'라는 제목이 거창하다고 생각했는데 제목 그대로의 흐름을 보여준다.

우리는 일상에서 지구의 종말을 자주 생각하지 않는다. 우주자체의 수명에 대해서는 더더욱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에 등장하는 (아주) 소수의 과학자들을 끊임없이 우주를 탐구하며 다양한 가설과 이론들을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한다. 로켓의 아버지 로비트 고다드로 시작하는 이 천문학자들은 "지구는 인간의 요람일뿐"이라는 문장을 증명하겠다는 듯 우주선 제작부터 우주 멸망의 과정까지 찾아낸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지구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에 대한 1부, 별을 향한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살펴보는 2부, 그리고 우주에 존

재하는 생명체 가설부터 탈출가능성을 다루는 3부까지 빼곡하게 가설과 이론들을 살펴본다. 1,2 부에 비해 3부가 다소 읽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후반부에 물리학에 대해서 본격적인 설명이 이루어지는데 살짝 정신줄을 놓을 뻔했다. 일단 우주 자체와 우주를 탐험하기 위한 기술, 문명에 대한 글이다보니 연구 스케일이 기본으로 몇억년, 광년, 달러도 조 단위로 엄청나서 처음에는 현실감이 별로 들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는 살짝 아이러니한 구석이 있다.

과거에 과학자들은 우주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전저기기를 가능한 한 작게 만드느라 무진 고생을 했고,

그 덕분에 현대문명의 총아인 컴퓨터가 탄생했다.

그 후 컴퓨터혁명 덕분에 큰돈을 벌어들인 오늘날의 억만장자들은 사재를 털어서

과거의 우주개발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

103P

우주선 개발에 관해서는 가장 많이 부딪히는게 바로 '돈' 문제라는 점은 당연하지만 흥미롭다. 말그대로 '천문학적인 금액' 개인적으로 우주보다는 현실의 사회상황이나 회사경영(전공병)에 더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라서 더 흥미롭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4장에 등장하는 페이팔과 테슬라를 설립한 엘런머스크나 보잉의 CEO 처럼 구체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 거대한 우주개발의 실현의 가능성에 대해서 신뢰감이 들게 한다.

8장은 우주에 보내기 위해 어떻게 우주선을 만들것인가,로 전개된다. 레이저 광합 이동방식을 이용하는 '나노쉽'이 가장 가능한 방법인데 그 동력을 얻는 방법들이 나열된다. 온갖 물리와 화학 이론을 나름 쉽게 저자가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도 반물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2그램당 70조 달러가 필요하다는 가늠조차 불가능한 액수가 등장한다.

지구의 표면은 끊임없이 변해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의 표면은 지난 수십 억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형성된 수천 개의 운석공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지구에도 거대한 운석이 떨어진 적이 있지만 물과 대기의 침식작용에 의해 대부분 사라졌고,

수억 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지각운동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운석공이 다른 지형으로 변했다.

그러므로 화성의 지형은 수십 억 년 전의 상태를 되돌아보는 일종의 '타임머신'인 셈이다.

124p

이어서 재활용 로켓과 화성 테라포밍 지구처럼 행성을 개조한다는 테라포밍 개념도 재밌었다. 왜 금성이 아니라 화성인지에 대한 설명부터 개발 가능한 부분에 대해 생생하게 묘사를 하고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마치 내가 화성을 밟은 것처럼 그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온갖 경우들을 저자는 생생히 보여준다. 웬만한 SF영화보다 흥미진진해서 이미 화성 구경 한바퀴를 한 기분이다. 외계인과의 대화방식과 그들의 외모에 대한 가설들도 놓치지 않는다. 더이상 황당무계한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것들은 없는 셈이다. 5장에서도 화성에 대한 관심은 계속된다.

책에 등장한 새로운 개념들을 모두 기억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대충의 연구 흐름을 파악하면서 기억나는 몇가지 개념들은 분명있다. 베로스

의 '뉴셰퍼드'는 한번 타보고 싶고 '블루 오리진'이라는 말은 감상적으로 보자면 예쁜 말이라고 생각한다. 6장에 등장하는 갈릴레오 위성 중에서 내부가 물로 차있다는 유로파 내부도 신기하다. 지구를 (이미 진작에) 벗어난 차원에서 보여주는 1,2,3차 문명과 아예 우주를 탈출한 4차 문명에 대한 언급도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는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상식'이다.

물은 축축하고, 줄은 당길 수 있지만 밀 수 없고, 블록은 밀 수 있지만 당길 수 없고, 딸은 어머니보다 젊다.

인간은 이런 것을 굳이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대체 어떻게 알았을가?

"끈은 당길 수만 있고 밀 수 없다"는 것은 수학적 논리로 증명할 수 없다.

우리는 현실세계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이런 자잘한 지식을 축적한다.

174p

단지 지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태양계, 그 밖의 오르트 구름, 혜성 궤도까지 나아간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우주에서 어떻게 자급자족이 가능할 것인지의 방법을 논의하면서 자동화 로봇, 인공지능, 탄소나노 큐브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본다. 12장에서는 아예 나오다나오다 외계생명체를 전문적으로 찾는 탐사연구소까지 소개된다. 정말이지 한번쯤은 가서 어떻게 일이 진행되는지 보고 싶은 심정이다.

하향식 접근법으로 인공지능의 개발은 어느정도 수준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에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과학자들을 정말이지...(절레) 신경회로망 주입부터 자기복제와 자의식이 모두 가능하기 위한 가설들이 총동원된다. 결국 인간다움, 자의식은 '시간적 의식(계획)'에서 온다는 결론이 나온다. 의식의 시공간 이론부터 양자 PC까지 계획하다니. 몇억년은 기본으로 내다보는 그들의 이론이 놀라울 뿐.

우주의 생명체는 어떻게 발견할 수 있으며 지구형 행성들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가능성도 탐구한다. 이들은 좀처럼 포기를 모른다(...) 영구기지 건설을 위해 진짜 우주끝까지 한번 가볼 기세다. 10장에서 인간이 우주로 가 영구기지 건설을 위해 다세대여행이라는 개념도 등장하는데 가사상태여도 문제, 가사상태가 아니라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결국 인간이 불멸의 몸으로 진화하는 것이 해답이라는 허무맹랑 해보이지만 또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저자의 태도에 혹하고 빠져든다. 그래도 '디지털 영생'이라는 개념은 아직 좀 무섭다.

인간의 능력을 개선하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자신의 능력을 높이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오만가지 도구를 사용해왔다.

옷, 문신, 화장품, 머리장식, 각종 예복, 장신구, 안경, 보청기, 마이크, 헤드폰 등은

그런 목적으로 탄생한 발명품이다.

신체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태고 적부터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었다.

단, 과거에는 번식의 기회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미래에는 자원이 고갈된 지구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몸을 개조해 나갈 것이다.

초기단계에는 신체의 물리적 기능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되겠지만,

나중에는 '마음으로 물질을 제어하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다.

309p

11장의 트랜스 휴머니즘이 이러한 내용의 정점이다. 마비환자도 컴퓨터와 로봇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아주 희망적인 소식부터 인간이 자의적으로 교육수준과 오감을 향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마냥 영화같다. <아바타>에 등장하는 것과 비슷한 커넥톰과 감각공유까지 가능한 브레인넷까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저자는 거의 모든 수준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심지어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과 크게 다른 흐름이 아님을 강조한다. 또한 '인간공학'의 윤리적 부분까지 언급하면서 정말 철저히 과학자의 마인드에서 이를 설명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세상을 '거대한 무대'에 인간을 '등장했다가 퇴장하는 배우'에 비유했다.

이 비유를 좀 더 구체화하면 우리의 무대는 세상이라기보다 '시공간'에 가깝다.

과거의 과학자들은 시공간이 정적이고 평평하면서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절대적이란 "시간은 우주 어디서나 똑같은 속도로 흐르고,

이곳의 1cm는 우주 어디서나 똑같이 1cm"라는 뜻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우주에서 무대(시공간)는 얼마든지 휘어질 수 있다.

시계는 장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갈 수 있고, 무대를 가로질러 가는 배우는 굴곡에 걸려 수시로 넘어진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중력)이 나를 다양한 방햐으로 잡아당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니라 무대(시공간)가 휘어져 있었던 것뿐이다.

236p

그런가 하면 의문점이 생기는 지점들도 있는데 '외기권 우주조약'이 과연 얼만큼 실질적인 효력이 있는 것인지, 달과 발견된 위성, 별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경우는 어떤 기준인건지 등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우주에 대해 인간의 기준으로 만든 규칙들이 궁금했다. 그리고 인간공학의 초기 단계에 등장하는 양극화 현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밑으로 전달되는 수준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인간의 신체와 정신적인 역량을 전제로 일어나는 변화이고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일어나는데 그 차이가 극복 가능할까. 그로 인한 지배/피지배의 동떨어짐은 결국 우생학을 입증하게 되지 않을까.

끈이른이 옳다면 우주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4차원 시공간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이 추가로 존재한다.

이 여분의 차원들은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한 가지 가능성은 6개의 차원이 아주 작은 영역에 "돌돌 말려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이를 돌돌 말아서 아주 가느다란 튜브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원래 종이는 2차원 물체지만 가느다란 튜브를 먼 거리에서 바라보면 1차원 물체처럼 보인다.

그러나 종이를 말았다고 해서 차원이 사라질 수는 없으니, 튜브는 엄연히 2차원이다.

409-410p

책을 읽는 내내 딴 세상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우주와 관련 이론들을 보며 놀랐고 이 방대한 지식들을 책의 흐름 안에서 풀어내는 저자의 글에 또 한번 놀랐다. SF장르의 소설과 영화를 좋아한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만큼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언급, 개발 윤리, 물리학, 화학 등등 다양한 영역을 오가면서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간다움은 무엇이고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류의 소멸에서 어떻게 인류를 보호할 것인가가 책의 내용을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이다. 10차원, 11차원의 우주와 그 안의 우리는 앞으로 어떤 생을 그려나갈까.

일부 과학자들은 "시공간을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우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4단계 문명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정도 능력이 있다면 하나의 우주에 만족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크리스 임피Chris Impey

과학은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몇 안 되는 사실만으로 산더미 같은 추론을 만들어낸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

360p

+)아, 번역이 정말 깔끔+센스있고 기본적으로 관련 지식을 갖고 있다는게 중간중간에 달린 각주에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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