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 - 미래를 꿰뚫어 보고 변화를 주도하는 생각의 도구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확한 의사결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사용은 기업의 속도를 높인다.

속도가 높아지면 변화의 뒤꽁무니를 따라가지 않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변화를 주도하니 미래를 스스로 만들 수도 있다.

미래가 내게 변화를 강요하면 고통이지만, 내가 미래를 주도하면 변화가 곧 기회다.

오해하지 말라. 기업이나 개인의 승리에 기술이 중요치 않다는 말이 아니다.

찰력이 앞서기 때문에 수많은 기술 중에서 집중할 기술이 무엇인지를 단번에 간파하고

자본과 경영 능력을 집중할 수 있어 승리할 수 있다.

그래서 기술보다 통찰이 먼저다.

25p

통찰은 한자로 밝을 '통通', 살필 '찰察'을 쓴다(20p). '미래학'이라는 마냥 낯설지는 않지만 막연한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이러한 '통찰'을 미래 예측의 필수요소로 제시한다. 어떠한 과정으로 통찰을 해야하는지, 통찰을 위한 관점의 정확도와 범위는 어떻게 강화시키고 확장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그 필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책의 두께와 낯선 용어들의 홍수로 인해 진입장벽이 살짝 높다고 느껴지지만 핵심적인 키워드와 책이 진행되는 맥락만 대충 파악하면 괜찮게 읽히는 책이다.

저자가 책의 앞부분에서 강조하는 것은 '팩트의 축적'이다. 상황적 선입견의 위험성을 뛰어넘기 위해 한 사건을 다양하게 바라보며 이 팩트를 축적해야하는 데 그 방법 중 하나로 신문 기사에서 사실만 발췌해 내는 것 이라는 구체적인 훈련의 방법이 제시된다. 기사는 팩트를 다룬다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온전한 팩트는 생각보다 적다. 키워드로 연결해 나가기, 숫자데이터의 기준점 설정하기, 한계를 정하고 사실 수집하기, 자료를 연관, 정리하며 시스템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비난같은 단순한 판단은 금물이며,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같은 패턴화된 흐름이 그 결과물이다.

물론 현대논리학에서는 가추 사고를 타당한 형식논리로는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가추 사고는 추리를 통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거나 혹은 추리해서 통찰해내는 특성이 있어서

셜록 홈스 같은 탐정이나 아이슈타인과 같은 과학자들이 활발하게 사용한다.

주의할 점은 추 사고로 얻은 결론은 반드시 참이 아니라 참일 개연성이 높은 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가추에 대한 검증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가추 사고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리해내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가추 사고를 잘하게 되면 덩달아서 가설 사고 능력도 뛰어나게 된다.

166p

구체적인 예시로 고정관념 해체 과정의 단계를 가져오면, 1)이슈와 결론을 짝짓고 기술적인 것과 규범적인 것으로 구분하기, 2) 단어 어구의 모호성을 구분하기, 3) 결론을 내린 이유 살펴보기 의 단계를 이야기한다. genius forecasting처럼 그 이름만 들어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개념들도 등장하지만 이러한 생소한 개념들이 응용된 사례를 보는 재미가 있다. 기네스 기록에 오른 브리트니 캘리번의 종이접기부터 석유파동 예측까지 모든 방면의 일상과 이론의 사례를 아우르는 저자의 방대한 '자료'를 읽으며 이를 구조화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래를 예측할 때도 세상의 '이치'와 '근본 원리'를 생각해보면 강력한 통찰의 힘과 결과를 낼 수 있다.

미래는 다양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시간이다.

정해져 있지 않고 열려 있기에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미래를 만들 수 있다.

풍풍한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미래'도 있다. 미래는 미지의 세계지만, '이미 알려진 미래'도 있다.

이미 정해진 미래, 이미 알려진 미래는 확실한 미래다.

반드시 일어나는 미래다.

그 누구도, 그 어떤 나라도 거스를 수 없다.

거스르려 노력해서 궤도를 이탈하려고 해보아도 결국 정해진 자리로 되돌아간다.

인간이 아무리 권력과 돈이 많아 늙음과 죽음을 거스르려고 노력해도

때가 되면 늙고 병약해지고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미래다.

이런 미래를 만드는 힘이 '이치'다.

234p

"본질에 대한 엄밀한 사유"의 방식으로 철학부터 수학까지 등장한다. 다양한 방면의 지식이 사회 분석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보았던 철학적, 수학적, 경제적 개념들이 중간중간 툭툭 튀어나온다. 실체Substance 파악을 위한 생태학적 사회구조 분석도 저자가 말하는 방법 중 하나다. 현상층/유행층/트렌드/심층원동력/심층기반으로 나누고 STEEPPS 를 이용한 분석을 거치면 트럼프의 미국중심주의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생각 확장의 기술을 쌓기 위한 이러한 방법들, 그 외에도 이중표상과 형상화, 유추 등의 방법이 수없이 등장한다.

다른 하나는, 전체적으로는 열린 시스템이지만, 특이하게도 부분적으로서는

조직적으로 닫힌 시스템의 속성을 지닌다.

즉 전체 시스템은 에너지와 물질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는 열려 있지만, 조직적으로는 닫혀 있다.

이 말은 각각의 시스템이 주위환경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각 시스템은 에너지, 물질, 정보의 지속적인 교환을 하면서 자기들 주위의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

'닫혀 있다'라는 의미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그 시스템들의 구조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303p

정해진 정답이나 단계는 없다. 독자가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분석하냐에 달려있다. 나에게 인상 깊었던 방법은 일명 새옹지마 방법인 퓨처스 휠이었는데 이를 통해 숲과 나무를 모두 볼 수 있는 것 같아 매력적인 방법이다. 물론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앞의 일과 상관없이 결과를 보는 방식이라. GBN, 시나리오 나무 등 오랜 시간 저자가 연구하고 만들어온 구조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성공적인 미래 형상Image of a future 을 위해.

마인드 세트라는 생각의 습관을 초반에 언급된다. 다소 광범위하게 보이지만 계속 생각하기 위해 기록해보면, MS1 미래에 대한 관심, 생각, MS2 많이 잘 읽으면서 분량과 관점을 확장시킬 것, MS3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UNCHANGEABLE한 것 구분, MS4 현상의 이면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driving force, MS5 어떻게 연결되는지, MS6 '이치'에 대한 고민, MS7'사고 '실험을 통해 주고받는 피드백 MS8. 사람에 대한 생각, MS9 최악의 상황을 생각, MS10 기회와 위기에 대한 생각 습관을 기르는 것. 이러한 훈련을 통해 뇌신경 상태는 계속해서 단련 가능하다고 말한다.

필자는 미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범주에서 미래 정보를 생산하거나

미래 가능성을 연구하는 예측을 '안전하다' 혹은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

①논리적으로 제법 그럴듯한 미래a plausible future

②확률적으로 일리가 있는 (타당한) 미래a possible future

③확률적으로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만, 일어날 경우 영향력이 큰 임의의 미래a wildcard or unexpected future

④(규범이나 비전에 따라) 선호하는 미래a preferred future

386-387p

내용 자체가 방대하고 기술적인, 다방면의 개념들을 다루고 있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일단 페이지 수를 보고 처음에 엄두가 안 났고 통찰과 예측력에 대해 더 깊게 이야기하는 3장이나 도입부 부터 수학 얘기 할거라는 북인북을 시작하면서는 무서울 정도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그 개념을 복잡하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철학적인 개념의 설명이 많은 생각을 요하고 학문의 '역사'와 '의미'에 가까운 내용이다. 북인북도 수와 기하의 역사에 가까운 내용이다. 소크라테스의 보편적 진리' 유클리드의 다섯가지 공리는 이미 알고 있었던 개념임에도 새롭게 다가온다.

지수적 증가의 또다른 예는 음계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의 8음계는 최고의 균형을 가진 진동이다.

아름다움의 극치다. 8음계의 진동수는 인간의 귀에는 똑같이 한 단계씩 증가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8음계의 진동수는 '배수' 단위로 증가한다.

지수함수와 로그는 서로 역이다.

즉 8음계는 지수적 증가를 하는 진동이지만, 인간의 귀에는 로그값이 들리기 때문에

한 단계씩 아름답고 균형 있게 증가하는 것처럼 들린다.

지수적 증가를 직관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인간의 치명적 결함이 만들어낸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550p

인공지능에 대한 예측까지도 언급하는 저자는 인공지능을 단계별로 나누면서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현재 상태를 규정하며 결국 '데이터지능화 역량'에 달린 일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막연한 개념만 알고 있던 현상이나 다양한 통찰의 방법을 제시하는 점에서 정말 유용한 '도구'의 쓰임새를 제대로 갖춘 책이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미래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도 신중한 통찰을 보여준다.

모순Paradox와 궤변을 조심해야 하며 위험한 예측(예언)과는 구분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통계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말이다. 완벽한 '이치'를 구현하며 평생을 사는 사람은 '신'이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기에 조심하고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미래학은 단순히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내고 끝나는 학문이 아니다. 문제를 발견해낼 뿐 아니라 더 나은 미래, 태도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강조된다.

역사가 과거의 자료를 근거로 사고의 힘을 활용하여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과거 교훈'을 얻는 것이라면,

미래학은 과거와 현재의 자료를 근거로 사고의 힘을 활용하여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미래 교훈'을 얻는 학문이다.

그래서 미래학에서는 검증의 영역을 예측하는 '내용'의 현실 가능성에 두지 않는다.

이는 특정한 예측 내용이 100퍼센트 정확하게 맞았느냐 틀렸느냐는 것을 검증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미래연구의 목적이 미래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과 가정을 연구하여 통찰력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확률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통찰력을 위해서일 뿐이다.

42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