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 신냉전 시대, 우리는 어떻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김택환 지음 / 김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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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이 전쟁 비용을 부담한다.

2) 모든 해상무역을 보호한다.

3)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 시장에 무제한 접근이 가능하다.

4) 회의 참석 나라를 경제적으로 지원한다.

19p

작디작은 나의 삶이 피곤해서, 국제질서나 정치는 골치 아파서 관심을 가져야할 전공임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모른척 해왔다.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이해나 나라 간의 역사에 관한 상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지만 무작정 덤비기에는 나의 관심과 노력, 배경지식이 부족했다. 이 책을 읽고, 뉴스 제목들이 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외교문제에 관계에 관심을 갖고 해당 영역에서 일하며 많은 글을 써온 저자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장의 구성이 깔끔할 뿐만 아니라 외교문제와 뉴스에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설명들이 간결하다.

신동방 정책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러시아 역사를 전공한 서울대 한정숙 교수에 따르면, 신동방 정책은 고르바초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글라스노스트(개혁,개방)을 단행하며

아시아 국가들과 수교를 시작하면서 대한민국도 1990년에 소련과 국교를 맺었다.

사실상 이때부터 동방 정책이 시작된 것이다.

푸틴의 시대가 되자 동방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경제적으로는 극동 시베리아 개발을 통해 경제 발전을 꾀하고,

정치적으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신동방 정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91p

그동안 내가 막연하게 갖고 있던 국제질서와 한반도를 둘러싼 시스템에 관한 생각이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감성적인 것이었는지를 조금 깨닫게 됐다. 책은 놀라울만큼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다. 물론 무조건적인 협상과 타협으로 해결책을 이끌고 가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 멀리 가기 위한 전략은 냉정하고 깔끔해야 한다. 한, 중, 일, 러, 미의 몇세기 전으로 거슬러올라가는 역사에서 부터 지금의 질서는 설명된다. 이미 지나간 일들을 탓하고 있기에 눈앞에 펼쳐진 현실들은 가차없음이 두렵지만, 어쨌든 그 길을 걸어가야 하므로.

1부 3장 <한반도에 대한 야심>은 그 제목부터 살짝 섬뜩한데, 중고등학교를 거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근대사가 명료하게 설명된다. 그리고 그 역사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여전히 주변을 맴돈다. 그래서 대담하지만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이다. 덜컥 해버린 위안부 협정이나 IMF 사태 직전과 해당시기의 많은 조약들은 개화기 때만큼이나 오랜 시간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은가. 소수의 수뇌부에 의한 결정으로 참 한심하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없는 힘을 좀 합쳐야할텐데 사실 국내 국외가 다 평화롭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전쟁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항상 사전에 징후가 있다.

수년 전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로의 회귀'를 외치며 중국 견제에 들어갔을 때 미중 전쟁의 예고편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지금과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의 여론을 주시하면서 '스타일리시'한 리더십을 보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직선적이고 감정적인 '인파이터'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117p

정치라는거, 국제 질서라는 게 엄청난 나비효과를 고의적으로, 때로 뜻하지 않게 항상 가지기 때문에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롭지만 또 어렵고 위태위태하기도 하다. 웬만큼 정신 똑바리 차리지 않고서야 금세 몇년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 책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중, 일, 러 그리고 미국의 역사와 현재 상황들을 분야별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면서 말하고 있다. 우연인지 뭔지 네 나라의 지도자라고 할만한 인물들이 모두 전세계적으로도 두드러지는 이들이다 보니, 이들을 분석한 글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국과 중국이 전세계적으로 그 덩치가 압도적이며 두 나라의 신냉전이 심화되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역사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두 나라 사이의 오랜 자존심 싸움, 트럼프와 시진핑이라는 인물들의 대립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무역, 디지털 플랫폼, 해양, 우주-사이버 등 지배국의 조건을 모두 갖춘 형세지만 사실 한치앞도 알 수 없는 셈이다. 이외에도 아시아-태평양에서 인도-태평양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 인도, 호주, 아세안 국가들의 위력과 현시대에서의 역할을 촘촘히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도 국면에 따라서 전략적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모 아니면 도'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분리해서' 행동하라는 주문이다.

예를 들어 독일은 미국과는 군사적 동맹을, 러시아와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 관계에서 일방적인 적과 아군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외교갸 양자택일에 매몰되어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한쪽은 일방적으로 미국을, 다른 한쪽은 일방적으로 중국을 선택한다.

미국과는 군사안보를 견고히 하되,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 관리하는 전략을 놓지 말아야 한다.

124p

주제가 주제인만큼 시의성을 뚜렷하게 갖춘 책인데 분기마다 한권씩 읽고 싶을 정도로 정보가 탄탄하고 확실하다.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결책을 잘 알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통상의 과정이 어려울 뿐. 북한과 일본의 문제에서 북한식 인더스트리4.0 모델, 한일 더블 블란데 전략 등의 방법을 저자 또한 제안한다. 정말 역사적으로도 지경학적으로도 한반도, 참 바람 잘들일 별로 없는 나라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대로 지경학적 위치의 새로운 장점, 침략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역사와 문화, IT산업 강대국이라는 결과물들은 빼놓을 수 없는 산물이다.

우리는 이러한 요소들을 너무 당연하고 뻔한 것이라고 여기지만 전략적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가치임을 저자는 계속해서 강조한다. 이제는 숨통이 트일 차례도 되지 않았을까.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사실 모두가 해답의 기본원칙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현재 내 위치에서 계속 지켜봐야지.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것.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평화 통일을 달성한 독일과 비교할 때 우리는 아직 지체된 역사 속에서 살고 있다.

독일의 동방 정책을 설계한 에곤 바는 "통일은 생각하되 말하지 말라.

큰 담론보다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통일은 모스크바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이 독일 통일의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파악했다.

독일의 정치 리더들은 말로만 통일을 외치기보다 데탕트, 평화, 협력, 화해의 실천을 강조했다.

조건을 갖추면 통일이 찾아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역사의 신이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남북은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매진할 때이다.

2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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