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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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작가의 전작 언어의 온도와 함께 참 따뜻하고 좋은 책입니다! 말의 귀중함, 소중함, 신중함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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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미디 - 유병재 농담집
유병재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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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나는 화가 많았다. 지금의 나는 눈물이 많다.

가끔은 어릴 적의 내가 부럽기도 하다. 원없이 화가 나면 화를 표출하고 심지어는 욕을 하기도 했고, 분노로 화를 내며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도 했다. 그래서였는지 어릴 적의 나는 정말 폭풍같았지만 그만큼 지나고 난 이후의 슬픔, 분노, 고통은 없었던 것 같다.

폭풍이 지나간 이후의 날씨처럼 평온해지곤 했다.


최근 회사일과 여러가지 인간관계에서 오는 마찰들로 나는 심각해져간다는 자각이 들 정도로 우울함에 빠져 있었다.

회사 업무와 상사와의 갈등, 주변인들과의 마찰 등 모든것이 힘에 겨운데 어릴 적 나처럼 어느곳에 하소연 하거나 화를 표출할 수가 없었다.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이 겪어가는 하나의 통증일 것이다.


토요일, 도저히 이대로는 위험 신호가 뇌속에 울려 안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부산행을 택했다.

가방 속에 이 책 한권을 넣은 채로 말이다.

버스 안에서 멀미도 느끼지 못한 채로 책을 읽어 나갔고 웃으면서도 어쩐지 울고 있는 나를 자각했다.

누구나 힘들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 힘든 과정이 당연히 내가 이겨내기 만해야 하는 나만의 나약함이 아니구나 라는 일종의 위로를 받았다. 사실 성인이 된 이후에 가장 힘든건 힘든 것을 어딘가에 하소연하기가 힘들어지는 현실인지도 모른다.

힘들다. 짜증난다. 아프다 이 말을 한두번이 아닌 그 이상을 표시하는 순간 인간관계는 조금씩 틀어져간다.

' 저 사람은 늘 아프다고 한다. 늘 짜증만 부린다. 늘 우울하다. 나에게도 저런 감정이 전이되서 피곤해서 싫다 '

라고 상대가 느끼는 순간 관계는 끝이 난다.

그래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아픈걸 아프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진다. 아프다고 말하는 데에도 예의와 선이 필요하다.


아파야 청춘이다 라는 말에 아프면 환자지 그게 청춘이냐는 유병언의 멘트를 언제가 듣고 굉장히 웃었던 기억이 났다.

맞아 아픈데 자꾸 청춘이라고 당연히 그 나이때는 아파봐야 세상 이치가 얻어진다는건 너무 가학적이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든 순간 나에게 찾아와 나를 한바탕 웃음과 눈물로 위로해준 이 책이 고마웠다.



쿨한 거랑 싸가지 없는 거랑 구분 못하는 새끼들이 많은데, 영단어가 쓰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면 어울리는 말이 있다.

소시오패스 



꼭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지만 해줄수는 없다. 그러니 상상만 해볼까 한다.




사람들이 당신을 겁내는 건

당신에게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당신은 그냥 쉽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받게될 나를 겁내는 것이지,

당신을 겁내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



나는 가끔 내가 상처 준 사람보다 가장 화나 있는 사람에게 사과하는 것 같다.


..


자존감이 낮아서, 그럼에도 억울해서 나는 왜 이렇게 밖에 안되나. 당당하지 못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나서 속상하기도 했는데

책을 읽어내리면서 그런 나를 꼭 안아주고 괜찮다해주는 책 같아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의 말처럼 그와 비슷한 아픔에 있을때 이 책을 읽어서가 아닐까.


책을 덮고 버스에서 내렸을 때는 좀더 마음이 가벼웠고 그 덕에 지인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책과 사람은 언제나 치유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갑작스레 나타난 나를 안아준 지인에게도 작은 버스의자에서 나를 위로해준 이 책도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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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추혜연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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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읽어본 사람도 많겠지만데미안을 읽지 않았어도 그 이름을 들은 이들은 많을 겁니다.

중학생 필독서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사실 성인이 된 지금도 데미안은 저에게 어려운 책이였고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에게 어려운 고전 중 하나 일 것입니다.

예전부터 고전이 어려운 이유를 생각해봤을 때 제가 느낀 점은 현대적 언어와는 많이 다른그 시대의 언어적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였습니다.

그래서 간혹 나이가 지긋하신 문학가들께서 현대문학은 너무 가볍다라고 평하는게 아닐까요.

우리나라의 창이나 판소리 등 고전적 문화가 현대적인 언어로 불려지면 어색한 것과 마찬가지일 겁니다난해하고 어렵고 생소한 단어들 문장들이 나열되지만 그것 하나가 멋으로 그 시대의 고풍적인 감각을 지닌 예술인 것처럼 고전문학 역시 어렵고 난해하지만 그 나름의 시대적 고풍을 가진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읽는 사람들에게 저는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려워도 괜찮습니다고전이니까그 시대를 우리 시대는 잘 모르니까 그 시대의 언어적 감각을 조금은 이해 못해도 괜찮다고 말입니다.

 


예전 데미안을 읽었을 때 유달리 어려워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성경적인 부분들이였습니다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시절이였기에 카인이 누구인지 아벨이 누구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죠그리고 친구에게 전해 들은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이해하긴 어려웠었습니다카인은 동생 아벨을 살해한 살인자인데 왜 데미안은 카인의 징표를 이야기하며 카인을 다르게 해석하는걸까라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성경책을 읽게 된 성인이 된 지금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그 부분에선 아주 쉽게 이해가 되었기에 한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카인은 과연 왜곡된 평가를 받은 사람이였나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선과 악.

그 모든 것을 가지고 기울어질수 있는 존재인 인간에게 신은 의지자이자 용서자인지도 모릅니다그래서 더더욱 용서받기 위해 사람들은 치열하게 깨끗함을 강요하며 사는지도 모르죠.

선한 것들만 찬양받는 시대에 데미안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모두 인정하는 존재로

싱클레어에겐 꽤 신비롭고 매력적이며 또한 자신 내면의 현자적인 존재같습니다.

싱클레어의 내면을 인도하는 인도자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그는 싱클레어가 인정할수 있는 유일한 친구이기도 합니다.

 


새는 힘겹게 알을 깨고 나온다알은 세계다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신의 이름은 아브락삭스다.

 


그저 단순히 멋진 문장이라다고 생각했던 이 문장이 지금은 조금 새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제가 읽어본 데미안 속에서 싱클레어가 가진 새와 알의 의미는 선과 악 그 중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아브락삭스는 선과 악 모두를 가진 신이라는 의미에서 선과 악 모두를 포용하는 신이 아닐까요그리고 싱클레어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카인의 징표이죠싱클레어는 두 세계에서 끝없이 기울어지며 아브락삭스를 향해 날아오르려 합니다.

어둠으로 아브락삭스에게 닿느냐 빛으로 아브락삭스에게 닿느냐.

그런 의미로 느껴졌습니다싱클레어의 내면은 언제나 선과 악이 공존하니까요.

그리고 악이란 것은 절대적인 악이 아니라 현실에서 과연 악이나 선이냐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예를 들면 살인은 나쁜 것이 맞지만 정당방위에서 자신이 살기위해 일어난 살인의 경우도 과연 나쁜것인가 하는 그런 미묘한 경계선에 있는 악들그렇기에 아브락삭스라는 신의 존재가 더더욱 중요한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데미안은 집중해서 생각하면 그것이 이루어지게 한다는 조금 신기한 이야기를 하는게 보이는데 그것은 다른 책들예를 들자면 [연금술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 책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어떠한 염원에 집중하면 길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싱클레어가 데미안을 간절히 바랄 때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가까운곳에서 늘 나타나죠우연의 일치겠지만 저 역시 무언가 바라던 것이 가끔 정말 기막히게 저에게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그리고 특정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으면 연락이 오거나 만나게 되기도 하죠우연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에는 차이가 있으니 전 바라는 것을 자주 염원해 볼 생각입니다.

 


나는 부주의하게 다소 무례를 범했고그것이 그에게는 심판이 되고 말았다.

 


피스토리우스에게 싱클레어가 무례를 범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그들 사이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을 때이 문장을 보며 언제나 나의 작은 행동이 상대에게는 나에 대한 심판을 내릴 수 있는 장치임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나의 무례가 상대에겐 결국 나를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가 된다는 것그렇기에 더더욱 상대에 대한 무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신분석가들이 판단한 이 책의 주인공들의 정신세계는 어떠한 진단이 내려질까라는 재밌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그만큼 그들의 세계는 독특하고 또한 신비롭습니다.

특히 카인의 징표를 가진 (사실 전 인류의 양면성을 카인과 아벨로 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싱클레어의 정신세계는 굉장히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에겐 아브락삭스가 있고알이 있습니다알 속에는 새가 있을 것이고그 새는 언제나 알을 깨고 나올 날만을 기다립니다내 안의 아브락삭스가 속삭이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알이 깨고 나올 내면의 최종 세계는 선인가요 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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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맞추다 - 딱 하나뿐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
김미나 지음 / 특별한서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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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안에 어릴 적 나 자신이, 가만히 나를 올려다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눈을 맞추다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내 속에 아직 사랑받길 바라는 나 자신과 눈을 맞추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에세이에서는 늘 자신을 사랑하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전달하는데 이 책 역시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갈 것을 조곤 조곤 친구의 음성처럼 들려줍니다.

나를 사랑하게 되는 것에는 단순한듯 복잡한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준비물이 많을까봐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 속에서 늘 준비되어 있는 것들이죠.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바라지만 사실 행복은 언제든 나에게 웃어줄 준비를 하고 주변에서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따스한 곁을 내주는 반려동물과 나를 아낌없이 사랑해주는 부모님과 친구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각 케잌 한 조각 역시 나에게 다가올 행복의 준비물들이죠.


늙어가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한해가 지나 또 한 해가 다가올 때면 이제는 두려움이 먼저 앞서기도 합니다.

다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삶이 허무하게 지나갔구나. 나이가 들어버렸구나.. 점점 나이가 드는 나는 이 세상이란 공간에서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특출나게 재능이 뛰어나지도, 외모가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부를 가진 것도 아닌 나 자신은 그저 한마리의 작은 개미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세상 속 많은 사람들 중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래도 우리는 개미가 아니기에 좋아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행복은 그리 크고 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늙어간다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질 시간이 더 주어진다는 것, 나의 삶의 행복이 더 영글어 갈 시간이 늘어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 하나 가슴에 와닿거나 내 속의 어린 내가 반응하는 글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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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아 궁정일기 1 - 정치가의 꿈, Novel Engine
정연 지음, Mintaka.Kim 외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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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화사와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로 나에게 이름을 알린 작가 정연의 책 벨로아 궁정일기.

최근 출간되어 새로 쓴 소설인가 했지만 이 책은 사실 10년전에 이미 한번 출간된 책이였다고 합니다. 
작가님의 데뷔작인 모양이에요. 유랑화사와 반월당의 인기에 힘입어 재 출간하게 된 경우인데 사실 구판의 경우 완결이 나지 않은 생태로 출판사 사정에 의해 연재가 무기한으로 연기되어 버린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완결까지 쭈욱 달릴 거라고 해서 신판을 구입한 사람으로서는 다행이 아닐수 없습니다.

동양풍 판타지이자 기담집 라노벨에 가까웠던 유랑화사와 반월당이 취향에 맞았기에 이 책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구매했습니다.
사실 한가지 책으로 그 작가에게 꽂히면 당분간은 그 작가의 책을 사는 버릇이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렇게 해서 오게 된 경우로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취향에 맞아서겠지요.

일단 배경은 동양풍이 아닌 서양풍의 판타지 배경입니다. 
용도 나오고 이상한 괴물도 나오고 마법사도 나옵니다. 에이~ 그럼 어렵겠다 혹은 내 취향엔 안 맞겠다 난 마법 용어같은거 모르니까! 라고 하는 분들..걱정 마세요. 이 책에서 나오는 마법사들은 그저 지나가는 노인 1, 노인 2 정도의 느낌으로만 나온다고 할수 있으니까요. 판타지 배경이지만 이 책은 정치를 풍자한 책으로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전임 재상이였던 아버지 덕분에 제도(수도 왕궁)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사회적 정치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는 주인공 데그는 동경하는 마음에 무작정 가출해서 수도로 옵니다. 그리고는 꿈꾸던 재상의 개인 비서로 들어가죠. 막상 수도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보니 주변의 귀족들은 다 왜이리 무능하고 답답한 사람들 뿐인지요. 게다가 사회는 늘 문제 투성이를 껴안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해결했다 싶었지만 2차적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들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저런 사람들이 있긴 하지하고 수긍하게 되는 부분도 꽤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닥친 일들을 현명하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데그를 보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였는데
막상 읽으면서 우리 사회랑 어쩜 이리 닮았나 싶기도 합니다. 10년 전에 쓰인 소설임에도 소설 속에 진보와 보수파가 대립하는 부분, 선동 신문 등이 현실과 닮아서 사실 놀랍기도 했어요. 아마 정치계는 늘 비슷한 일들로 골머리를 앓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저는 완결까지 함께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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