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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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자연스러운 세상에 태어나서 기계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은 확실히 좀 어려운 것 같다. 이후의 세대들에겐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처음 에스컬레이터가 국내에 도입되었을 때, 그 에스컬레이터에 한 발을 올리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적잖이 웃음이 났었는데 지금은 점점 할머니의 심정을 이해해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시대가 자고 나면 바뀔 만큼 기계발달의 속도가 빠르다.

흑인 노예제도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목화 수확 기계가 만들어지면서 필요가 없어진 흑인들이 너도나도 백인 주인들에게 버려졌다는 역사의 이야기는 처음 들어서 충격이 있었다.

그렇게 길을 전전하다 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노예가 아닌 흑인들의 삶이 미국에서 정착되어 갔다. 그런 비슷한 현상들이 여전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창작을 필요로 하고 있는 예술계통은 기계 문명화에서 살아남는 직업이 될 거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최근 그 예상도 깨져가고 있다.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이 태어난 것이다. 몰론 아직은 특정 플랫을 사람이 지정해줘야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기계의 발전은 곧 그 벽도 허물 것이다.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하지만, 사실 기계의 발전만큼 새로운 종류의 인간 직업이 늘어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는 디자인 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디자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디자인을 한다. 수작업이던 작업들이 이제 점점 기계작업으로 변화해갈 뿐, 여전히 그 작업 공간에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다. 예전에 설계도를 직접 자를 대고 종이에 그렸다면 지금은 캐드라는 프로그램과 3d맥스라는 프로그램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자 대신 기계로 사람이 여전히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기계 문명화에 너무 쉽게 겁을 집어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계를 만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그 기계를 수리하는 사람도 있어야만 한다. 결국 특정 직업이 사라지더라도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는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시대에 발 맞춰 사라져가는 것이 아는 새로 생겨날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미래를 대비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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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로봇이 대중화되면 인간의 일자리는 사라질까?

요즘 들어 AI나 로봇이 인간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AI 위협론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AI는 사고하지 않는다. 단지 계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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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내용처럼 여전히 인간의 필요성은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전자 E북이 만들어지면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람의 감성은 기계처럼 잠들어 있지 않고 깨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계 문명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으니, 내 뒤에 세대에서 만들어질 새로운 직업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인간이 꿈꾸는 만큼 기계는 발전해나갈 것이고,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만큼 또 다른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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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입문자를 위한 글쓰기 - 장르를 위한 장르에 의한 장르작가 5인의 장르 창작법
양시명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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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문학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장르문학을 조금 더 선호한다.

아마 인생 첫 독서가 판타지 소설이었던 것이 그런 선호도를 만들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교과서 조차 읽지 않다가 난생 처음 읽은 책이 추리소설이었다면,

나에겐 그 처음 읽은 책이 판타지소설이었다.


가즈나이트, 귀환병이야기, 비상하는 매 등을 시작으로 차츰 차츰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 추리, 미스터리, 시집 이윽고 순수문학에 까지 읽게 되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인생에서 첫 책을 읽고 그 재미에 빠진다는 것은 

그만큼 앞으로의 독서 생활에 많은 가능성을 여는 계기를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부모님이나 학교, 또는 다른 어른들이 판타지 장르나 다른 장르를 가볍게

여기고 아이들에게 이런거 읽지 마라는 지적을 무분별하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로맨스 소설 편에서 김보람 작가님도 학창시절 bl을 보며 자랐지만 

이제 어엿한 작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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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새로운 트릭은 나올 수 없다고 추리 소설 작가들의 한탄 섞인 말이 

종종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 호기심이 멈추지 않는 한 그것은 

작가들이 하소연이거나 엄살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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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편에서 나온 문장인데 확실히 '나올수 없다.'라는 믿음 속에서 어느날

불연듯 그 틀을 깨고 나온 소설들이 놀라움으로 대중을 사로잡기도 한다.

바위같은 한계 속에서도 늘 부지런히 그것을 깨부수려 노력하는 많은 작가들에게 

감사를 전해본다.

읽는 독자에겐 한순간이지만 쓰는 작가들에게는 무수히도 많은 시도와 실패와

눈물을 담은 이야기들일 것이다. 


당장 글을 어떻게 쓰는지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장르마다 이런 가장 큰 뼈대들은

알고 가라는 듯 알려주는 부분이 많은 책이라 장르 문학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을 책이다.

하지만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언제나 틀은 깨라고 있는 것, 틀에 갇히기 보다 

틀을 두고 그 주변을 깨어나가보는 것도 좋겠다.


이미 오랜 세월에 걸쳐 나온 대작들이 많고 그 벽을 넘어서는 것이 어렵다.

그러므로 점차 첫 문장의 임펙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옛 판타지 장르들을 생각해보면 인물을 서술하고 배경을 서술하느라 첫 페이지를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그 방식이 요즘은 통하지 않고 첫머리에서 부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한다.


확실히 독자의 입장에서도 그런 것 같다.

많은 책들 속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는 책을 찾는것은 불과 몇 페이지의 시작에서

판가름이 난다. 글을 읽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확실히 그 글을 읽도록 붙잡을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일임이 틀림없다. 

이 책을 읽고 글을 써보려 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고 그 중에서는 새로운 작가로 

태어나는 분들도 있으시지 않을까.

독자로서 또 다른 새로운 작가님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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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 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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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라고 생각을 해보면 느긋하게 감성을 깨우며 글을 쓰는 작가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고, 치열하게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심하는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여러 작가의 모습이 각자의 개성대로 보여지는 모습에 따뜻함과 황당함이 오고가는 책이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책 '사양'을 읽은 적이 있는데 사양의 경우 다자이 오사무가 내연녀인 오타 시즈코에게 일기쓰기를 권했었다고 한다. 일기를 토대로 영감을 얻고 일기의 자료를 빌려 만든 소설이 사양이라고 알고 있다. 작가의 마감 책 첫 스타트에서 다자이 오사무가 집사람에게 보여달라고 한 '일기'라는 것이 사양의 기초가 된 그 일기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초반부터 은밀한 비밀을 알고 있는 동료의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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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일기 쓰는 것 같던데. 좀 빌려줘." 라고 무심한 척 말을 건넸는데, 집사람은 무슨 까닭인지 한사코 응하지 않았다. "흥, 비렬주지 않아도 좋아. 그렇다면 난 술을 마셔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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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마감에 쫒겨 도망치는 마음으로 그렇게 술집으로 직행한 다자이 오사무라는 대작가의 모습을 상상하니

어딘가 웃음이 세어나왔다. 술과 여자 그리고 자살을 좋아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일대기를 알고 있어서인지 과연 그 다운 술집행인데? 싶기도 하고 늘 방탕하면서도 어딘가 외롭고 공허함을 안고 살며, 써지지 않는 글을 쓰기 위해 사력을 다했을 한 사람을 생각하니 애잔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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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야마 가타이 라는 작가의 '책상' 편에서는 마감을 코앞에 두고 글이 써지지 않아 갈팡질팡하는 작가와 그 아내의 대화가 꽤나 따뜻하면서 재미있게, 드라마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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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싫다, 싫어! 소설 따윈 쓰고 싶지 않아."

"안되면 어쩔 수 없잖아요?"

이렇게 말은 해도 아내는 결코 "대충 쓰면 되지 않나요? 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게 또 한층 고통의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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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썼어요?"

"아니."

"어, 아까 쓰고 계셨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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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사랑스러운 내조와 글작가로서의 귀여운 투정을 볼수 있는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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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나는 오늘도 아등바등 글을 써 내려간다. 그것 말고 다른 길이 없는 신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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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루'에서 하야시 후미코가 말했듯, 모든 작가들은 글 쓰는 것 말고 다른 길을 생각해볼 수 없는 작가의 신세 속에서 아등바등 매일 글을 써 내려가며 마감을 해왔을지도 모른다.



셋집에서 살며 가난뱅이로 살았지만 세간에는 막대한 부를 쌓았다느니 굉장한 저택을 지었다드니하는 소문에 시달렸다는 나쓰메 소세키도 그렇고, 그들의 삶이 타인들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것과는 달랐으리라.

그들의 고단한 창작과 집필이라는 공간속에 잠시 들어가 그들의 한숨소리, 우는소리, 즐거운 소리와 같이 개인적인 일상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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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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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범죄인이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이 되거나 보호감호소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를 종종 접하곤 한다. 이제는 대중들이 먼저 어떠한 범죄에 있어 또 심신미약으로 처분되는 거 아닐까 하는 날 선 시선을 세우기도 한다. 본래의 의도라면 심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법의 배려이건만 이토록 날 선 논쟁이 될 정도로 심신미약의 기준이 모호해 왔다.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과 의사라고 밝힌 저자는 정신질환자이면서 동시에 범죄자인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다. 사실 저자의 이름에서도 근무 환경에서도 나름의 선입견 탓인지 저자가 남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범죄자, 그것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범죄자라는 선에서 과연 여자로서 감당이 될까?라는 생각을 한 것을 보면 역시 나도 나이를 어쩔 수 없는 옛날 사람인가보다.

 

환자가 속이려고 할 때 알아내는 법에서 미친척을 하며 옷을 몽땅 벗은 남자 환자의 이야기는 꽤나 재미있으면서도 저자가 얼마나 의사로서 덤덤하게 환자를 관찰했을지가 그려졌다. 그정도 대담성과 평정심이 없고서야 이런 직업을 선택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환자들, 성범죄 환자들, 그리고 반사회성 성격장애 환자들 여러 가지 유형의 환자들에 대한 경험담을 덤덤하게 알려준다. 제목에서처럼 무서운 범죄자들이지만 어딘가 애처로워지는 부분이 있는 환자들도 있다.

 

최근 사이코패스 만큼이나 많이 언급되는 것 중에 하나가 조현병인 것 같다.

목소리를 듣거나 환각을 보기도 하는 그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망상을 현실이라고 믿는다.

예전에 어느 방송에서 이웃과 싸움이 끝나질 않는데 알고보니 조현병으로 자신에게 나쁘게 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분뇨 테러를 일삼는 일을 본적이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주변에 조현병 환자가 없지 않음에 놀라움도 크다. 조현병이란 것을 알게된 이유에서인지 깜짝 놀랍게도 주변에 조현병 환자가 있다는 것을 세삼 알게되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감기가 폐렴이 되고 심각하면 죽음에 이르듯이 우울증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더 큰 문제를 야기 한다는 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우울증으로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모는 사람들이 현저히 늘어나고 있고, 때론 타인에게 휘두르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리고 크든 작든 우울증이 감기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한다.

 

범죄는 범죄로, 질병은 질병으로 나누어 봐야 할 필요성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심신미약의 기준에 대해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법이 개정되면서 정신과 입원 환자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가족에 의해 강제 입원 된 경우가 많았다고 얼핏 예전에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지나치게 신체를 구속한다는 이유에서 개정되었다고 하는데 가족이 데려가 입원시키기 어려운 환자의 경우에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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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마와라시
온다 리쿠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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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스산한 느낌이 드는 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반전이 꽤 재미있었던 책이다.

그리고 꿀벌과 천둥이라는 책도 읽은 적이 있다.

피아노 천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밝고 피아노 선율처럼 부드러웠다가도

벼락이 치듯 빠른 템포를 자랑하는 책이다.


빛과 어둠 두가지 느낌의 이야기를 모두 잘 표현하는 온다 리쿠의 신작 스키마와라시는

빛의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그럼에도 어딘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쓸쓸함이 남는다.

산타라는 주인공은 형과 함께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골동품을 수집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들리며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어떤 것을 찾고 있다. 사물을 만지면 그것이 전해주는 이미지를 볼수 있는 능력.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던 이 능력을 형도 역시나 알고 있다.


2인 1조로 오래된 건물의 타일을 찾는 형제들이 찾고 있는 정체 불명의 소녀 

스키마와라시.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스키마와라시는 형제들에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눈에도 보이는 존재인 것 같다.


초겨울에도 밀집모자와 여름드레스를 입고서 뛰어다니는 여자아이.

산타의 의문 속에서 점차 여러가지 이야기가 풀어져 한여름 공기처럼 지나간다.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태어나 서서히 사라져가는 낡은 것들.

스키마와라시는 왜 하필 여름의 옷차림일까?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여름이기 때문일까.


다 큰 어른이 되어서 한여름에 읽는 스키마와라시는 

지난날 사라진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스키마와라시처럼 조금은 쓸쓸해진다.


돌아갈수 없는 지난 어른시절의 여름날.

온다리쿠는 스키마와라시를 통해 가장 아름다웠던 그때가

'참 찬란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다들 지나간 어린시절의 '여름방학'을 떠올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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