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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한국의 문학과는 거리가 먼 독자라고 생각했다.
막연히 한국문학은 어렵다고만 생각했다.
습관처럼 판타지, 로맨스, 추리소설에만 손이 갔다.
젊은 작가들을 위해 과감히 가격을 낮춘 이 수상작품집을
무슨생각으로, 어떤 계기로 집어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치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책을 구매해서 손에 쥐었을때는 스스로도 의아했다.
내가 이런 어려운 책을?....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집.
씻는것도 귀찮을 정도로 머리가 아픈 늦은저녁.
그래도 양치를 끝내고, 씻고, 한알의 두통약을 삼키고서야 잡은 책은,
읽기보다 잠들기 위한 마음에서였는지 모른다.
어느새 습관처럼 하루에 한페이지라도 책을 읽는 것.
그래서 늘과 같이 책을 집어들고 읽어야 할 페이지를 눈으로 내려가다
어느순간 한 단편에 깊게 빠져 피곤함도 잊은채 책에 매달렸다.
선릉 산책.... 너무나 가슴에 남았다.
젊은 작가들의 소설이라서, 그래서 담백한듯 덤덤한듯 부드럽게 다가온 것 같았고
대상작도 나쁘지 않았지만 하지만 어째서인지 개인적으로 선릉 산책에서만은
시간을 멈춘듯 그렇게 정지한채 읽어내려갔다.
눈을 번쩍이며 좀더 팔을 당겨 한참을 읽어내리고 끝을 맞았을때.
어째서일까...눈물이날것같았다.
아랫속눈썹에 젖어든것이 눈물이 맞다면 아마도 나는 울었던 모양이다
선릉에 가면 한두운씨가 있을것만 같다.
어쩐지 그를 한껏 안아주게 된다면 눈물이 터지는건 그가 아니라 나 자신이 되지 않을까..
자폐증을 가진 어른아이.
작은것에도 행복할 수 있지만 작은것 특히 타인에 있어선 한없이 두려워지는 어른아이.
우리 모두 두운씨처럼 분명히 속에 들어찬 능력은 있을테지만,
현실자폐증처럼 많은것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보호할때만 피어나고 자신이 진정 행복할때만 솟는 잠재능력이..
때론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작은 실수로 얻어터져 가슴에 피멍이 들고 상처받고
위축되지만 그래도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
한두운씨에게 내가 있고 나에게 한두운씨가 있다.
그래서 눈물이 나는가보다.
결국 터진 눈물을 스스로도 모르겠다.
모르기에 설명할수가 없다.
단지 가슴이 찌르르하며 머리가 핑글하더니 관자놀이부터 쓰라리듯
얼굴이 구겨지곤 눈물이 났다.
미안해요 두운씨.
그와 같은 사람들에게 무관심했던 모든 것들이.
그리고 미안해 어쩌면 사회적 자폐증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를
현실의 나...
정용준이란 작가를 좀더 알아가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