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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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집을 접하고 내가 이름을 또렷하게 세긴 작가 정용준..

짧은 분량의 그의 단편을 읽고 그의 소설을 직접 사서 읽게된 것은

정말이지 그가 나에게 있어 기억에 남는 작가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라는 제목으로는 그저 그런 형제애를 다룬 소설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시간은 그저 무의미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속에서 마치 시간의 차원속에 빠진 듯 책에 빠져들었다.

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책이란 것을 박학다식하게 읽어 준작가에 가까운 그런 독자도 아닌 나는

사실 책을 읽으며 빤히 들여다보이는 작가의 의도, 교훈을 항상 바라고 또 그런것에 열광했다.

내용이, 사상이, 교훈이 또렷이 전달되어야만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용준의 책은 또렷하지 않으면서도 무언가 가슴을 울린다.

그가 던지는 메세지를 정확하게는 받아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어쩐지 무언가 가슴에 남는다.


서민중에서도 평범한듯 평범치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이 소설의 주인공들.

작가는 어쩜 이토록 다양한 이들의 마음을 한 톨 한톨 글자를 엮어 완성시켜나갔을까..

안부에서는 읽는 내내 세월호와 군부대 사건 등 죽은이는 있는데 죽인자가 없는 

그런 억울한 사건들을 떠올리며 가슴한켠 묵직함을 견대내느라 힘들었다.

특히 피켓을 들고 조용히 침묵속에 시위를 하는 모습..

처음 사건이 터지고 나서 서서히 시들어가는 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초반에 불타오르던 다른이들의 응원이 식어감에 스스로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항상 빨리 잊혀진다...

가족들의 고통은 계속되지만 다른이들에게는 언제나 금세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그 모습이 얼마나 서러울지 

조금은 느끼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 작가는 참...예기치 못하게 덤덤하게 사람을 울리는 재주가 있다..

너무 일상적이라 생각지 못한..아니 하지 않았던 그런 일들에서 

억눌린 슬픔을 토해내게 만드는 것 같다.

문학에 무지한 나에게는 정성스레 포장하는 필력은 없지만 느낄수 있는 가슴은 있다.

충분히 작가의 소설은 나의 가슴을 때린다.

먹먹하다. 작가의 글처럼 답답한, 한켠이 막힌 먹먹함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파란하늘에 새가 날아가면

새들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있네.

나쁜 이는 누구인가. 좋은 이는 누구인가.

모두에게 좋은 일이 있길 바래요.


마디나의 노래처럼 모두에게 좋은 일이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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