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제목만으로도 끌리는 책이다.

스피치의 힘이 강해지는 요즘, 학원의 강사부터 시작해 

회사의 직원까지 자신을 위한 스피치를 제대로 할 줄 알아야 

능력을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취직을 위해 면접을 볼 때 조차 스피치는 중요한 문제이고 

이제는 그래서 스피치를 위한 학원까지 이곳 저곳에 생겨나는 추세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피치, 사람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상대와의 일상적 대화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요구사항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오더를 파악해 작업을 해야 하는 나의 경우는

종종 정확하게 오더를 내리지 못하고 원하는 바를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업무적 마찰과 어려움을 자주 경험하고는 한다.


만약 서점에 한 손님이 들어와서 " 책을 살테니 한권 주세요" 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원하는 책의 제목을 알고 있으신지 묻겠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온다면 또 다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생긴다. 

원하는 장르, 원하는 가격대 등 추천해줄 수 있을 만한 자신의 

관심사를 전달해야만 서점 직원이 그 손님이 원하는 책을 

말해 줄 수 있다. 그럼에도 그런 정보들에 대한 대화는

 '잘 모른다'라는 말에 뭉뚱그려 던져놓고 무작정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한다.

책 한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서점에

내가 원하는 책이 있는지를 알아야 하듯이

대화에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상대에게

전달해야만 상대가 이해할 수 있다.


함께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라 상대방의 입을 다물게 만들고 

듣기만 강요하는 대화를 우리는 흔히 통보라고 부른다.

대화와 통보가 사전적 의미로도 다르듯이 통보식의 대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대인관계에 있어 자신의 생각보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사람은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느낄 때 자신이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존재라고 인식한다.

보통 상대에게 감사와 칭찬의 말만 전해도 이러한 심리적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다.


타인에게 좋은 긍정의 말들을 들어본 사람들은 똑같이 다른 타인에게 

좋은 긍정의 말들을 하는게 자연스럽다.

누군가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을 칭찬하며 높게 평가해주면 

나역시 다른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좋은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와 멋지다고 칭찬해주기가 쉬워진다.

대화에서 상대에 대한 긍정적 대화를 이어가는게 얼마나 중요한가는 

바로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명이 두명에게 두명이 네명에게 서로 좋은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점점 좋은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겐 요구사항이 많다.

그들은 늘 미성숙한 태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이해해달라고 강요하면서 잘못은 고치지 않는다. 

이는 매우 무책임한 태도다.


누군가를 칭찬하며 감사해하는 대화만큼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대화라고 생각한다.

이곳 저곳에서 마찰음이 들리는 곳을 살펴보면 보통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우기며 사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진심어린 사과에 사람들은 어느정도 누그러질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과는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나 마찬가지다. 

때론 사회에서는 그런 사과의 타이밍에 구구절절 자신의 사연을 덧붙이며

무조건적인 이해를 바라고 더 나아가서는 불씨에 기름이 아닌 

핵폭탄을 던지는 경우도 종종있다. 

허례허식처럼 예를 과장대게 했던 시절도 있었다지만 지금은 반대로 허례허식이 어느정도 필요한게 아닐까 싶을 만큼 예의가 사라진 대화들이 많다.


타고난 나의 사투리 억양은 고칠 수가 없겠지만 '말투'와 '대화의 예' 

에서는 분명 충분히 변화의 자리가 남아있다.

남에게 잘보이기 위한 끌리는 말투가 아니라 

내가 만족스럽고 내가 행복한 대화를 위한 '끌리는 말투'는 대화에서 

꼭 필요하지 않을까. 

여러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대화의 흐름이나 분위기 선택에 있어 

도움이 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전 읽기 독서법 -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임성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어렵다."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처럼 아직까지 이어져 오는 고정관념이자 

한편에서는 진실이기도 하다.

공자왈 맹자왈하며 어릴적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고서들은, 

문학을 깊이 이해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그러다보니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필독서이자

머리가 좋은 사람들만의 주제였다.


고전을 타고 문학이란 장르 자체가 나의 부모 세대까지만 해도

어렵고 유식한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였더랬다.

그러던것이 젊은 작가들의 영향으로 좀 더 읽히기 쉬운 젊은 문학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문학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었다.

문학이란 장르도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고전도 그 대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자녀들에게 고전의 깊은 뜻과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저자가 많은 노력을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1부에서는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힐 때 부모가 가져야 할 노하우 방법 

등에 대해 다루고 2부에서는 자신이 아는 고전들을 정리해두었다.


책을 읽으며 설민석 강사의 "요즘책방 : 책을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우리가 어렵거나 고리타분하다고 느낄만한 책들까지 패널들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그 책의 이야기을 들려주며 쉽게 다가오도록

 흥미를 만들어 주었다.

요즘 책방에 뜨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역주행을 하며 다시금 인쇄되어

 재판매되는 경우도 상당했다.

그곳에 나온 책들이 여기에서도 조금씩 거론되기도 한다.


"차이나는 클래스"라는 프로그램에서 불교의 본래 성지였던,

 지금은 군사지역이 되어버려 가는 길마저 사라진 어느 외국의 나라를 

어느 학자가 설명해주는 것을 최근 보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반야심경, 산스크리스트어로 만들어진 불경을

 최초로 중국어(한자)로 번역한 승려는 고심하고 또 고심을 하며 반야심경을

 한자로 번역했다고 한다. 

직역을 하면 뜻이 모호해지고 그렇다고 번역을 따르자니 산스크리스트 불경

 특유의 운율이 사라지기에 불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번역하길 바랬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그 승려의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불교 한자가 바로 열반이라고 한다. 

본래 열반이라는 중국어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산스크리스트어 불경이

 중국어로 번역되면서 '니르바나라'는 산스크리스트어를 한자로 표현하려 

뜻을 내포하는 글자로 만들었다고한다. 

그 글자가 현재까지도 이렇게 오래도록 유지되며 사용되다니

 멋지고도 신비로운 일이다.

후세에 내려오면서 변질되는 것 없이 유지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그런 의미에서 고전은 여전히 후세에 내려오면서 변질되지 않는 또 하나의 

신비와 같다.


고전은 어렵지만 어려운 고전을, 자녀와 아이들 그리고 다른이에게 어떻게

 쉽고도 참 뜻은 흡수할수 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보인 책이 고전 읽기 독서법인것 같다. 

몰론 읽으면서 이게 실현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들도 뜨문뜨문 보인다. 

쉽지 않아보이는 이런 설명을 아이들이 과연 좋아하며 이해할까?라는 부분도 

있지만 아마 작가가 본인 자녀와 해본 방법이니 분명 누군가에게는 맞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세이렌의 설명을 위해 유명 카페점 로고로 먼저 아이에게 세이렌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주었다니 그런 점만 보아도 작가가 평소 아이들에게 

고전을 어떻게든 접하게 하기 위해 들인 노력들이 엿보인다.


어렵게만 느끼던 문학을 '요즘책방 프로그램'에서 가깝게 느끼며 읽고 

생각하게 된 것 처럼 고전 역시 이렇게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방법을 찾아내면 좋을 것 같다. 

몰론 고전은 어른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아이들을 위해 만들되

 어른도 함께 볼수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낼 것 같다.


고전을 읽으면서 나는 느끼는게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해주고픈 말이 있다.

느끼는게 없고 재미가 없어도 된다. 고전은 그럴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언젠가 살다보면 그 고전의 어떤 부분이 번뜩 떠오르거나

 다시 찾아본 고전에서 예전에 몰랐던 무언가를 느끼는 순간이 올수 있다. 

그것이 바로 고전이 당신에게 주고 싶었던 '성장'이다.


어른이 되어 읽었던 데미안과 어린왕자가 어릴적과 달랐던 것 처럼, 

그 어떤 고전도 언젠가 찾아줄 그 성장을 기다리며 여전히 

후세로 후세로 되물림 되어 오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937479958_2.jpg


각인처럼 무언가가 머릿속에 박혀 있으면 선입견이 생기는것이 참 쉬운 것 같다.

'보건교사 안은영'. 제목만 생각해보고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소설류인가보다 생각했고,

요즘은 그런 소재의 책에 관심이 조금 덜해서 도서순위에 올라온 이 책을

다음으로 넘기며 가볍게 넘어갔었다.뭔가 읽을 책이 없나 살피면서도 말이다.


그러다 넷플릭스에 거론되는 것을 알게되면서 이 책의 장르가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 페이지부터 드라마를 보듯 영화를 보듯 술술 넘어가는 것이 최근

읽고 싶어하던 류의 소설이란 직감이 들었다.

이미 주인공들이 낙점된 상태에서 누가 여주이고 누가 남주인지를 

알아서인지 읽으면서 내가 알던 여배우의 모습으로 상황 하나 하나가 그려졌다. 

꼭 여주인공이 아는 배우가 아니더라도 아마 판타지나 조금은 판타지가 가미된 드라마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쉽게 상상하며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비비탄과 장난감 칼을 든 다소 특이한 보건교사.

내 학창시절에는 '양호선생님'에 관한 다소 특이한 괴소문들이 나돌았던 

기억이 나서인지 몰입하기에 좋았다.

가령 비오는날 인형을 안고 운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해도 머리에 빨간약을, 

배가 아프다고 해도 배에 빨간약을 발라준다거나.... 

어른으로서 생각하는 모습과는 동떨어진 소문들이 난무했다. 

다른 학교에서도 그럴까?


이 학교의 보건교사 안은영은 학생들 사이에서 내 어릴적 양호 선생님과 

조금은 비슷한 괴소문의 소유자다.

그리고 학교를 세운 할아버지의 유언으로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남주인공 

인표도 어쩌면 우리내 학교에 한분쯤은 있음직한 선생님이 아닐까. 

그런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소소한듯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폭력성과 경쟁심의 덩어리들, 묵은 반목과 불명예와 수치의 잔여물들이 

어두운 곳에 누워 있었다.


학교라는 공간을 음침하고 슬픔이 가득찬 공간으로 표현한다면

딱 이 말이 맞는 말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아이들이 여러가지 감정을 품고 한데 엮여 서로 밀고 당기는 아비규환의 공간.

사랑받는 학생이 있으면 핀잔받는 학생이 있고, 얌전한 학생이 있으면 엇나가서 

들끓은 황소처럼 부딪히는 학생들도 있다. 시험이라는 등급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그럼에도 한 곳에선 서로가 끈끈한 심장을 나누기도 한다. 

어린 아이들이 내뿜는 그 감정들 속에서 어른들의 사랑도 있고 무관심도 있다.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어떠한 형태를, 나쁜 영향을 끼치는 어떠한 젤리들을 

퇴치하는 것이 바로 은영의 일이다.

뭐, 인표의 말을 들으면 그다지 영웅처럼 멋있는 자태는 아닌 모양이지만 말이다.

어쩌면 그 편이 더 은영스러운게 아닐까.


우리는 은영과는 조금 다르지만 은영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내 안에 그 젤리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이기심, 질투심, 외로움, 괴로움, 슬픔..

그것들은 따뜻하기보다 차갑고 날카로운 것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때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기심이 있기에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선을 그을 용기가 생기고 

질투가 있기에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외로움을 알아야 사람간의 온기를 느낄수 있다. 

모든 것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닌 것이다.


내 안의 젤리를 말랑 말랑 나를 감싸는 보호막으로 만들지, 

나를 숨막히게 할 흉기로 만들지는 우리에게 달렸고 우리가 선택해야만 한다. 

은영이 해결해 줄수 없는 유일한 젤리는 바로 우리의 마음이니 말이다.


'도깨비'처럼 뭔가 현대적 배경에서 현실과는 조금 떨어진 판타지가 풍기는 

소설, 드라마를 원한다면 딱 맞을만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 - 함께여서 행복했던 내 아이의 어린 시절
조혜연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쏠로다.

나는 기혼도 아니고 하물며 아이의 엄마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끌린 이유는 제목에서부터 따뜻함이 풍겨왔기 때문이다.

와세다라는 이름처럼 작가가 말하고 있는 유치원은 한국의 유치원이 아닌 

일본의 유치원이며 실제 작가의 가족이 일본에서 유학으로 거주하던 

일년 반 동안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어린 아이들의 유치원 생활이 뭐가 특별해서 책이 다 나왔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지 모른다.

하지만 읽는 내내 지금의 한국(을 포함한 다수 나라의 아이들)과 과거 나의 어릴적 

한국을 떠올리며 무엇이 진정 유치원 존재의 필요성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나는 잔잔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좋아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잔잔한 일본의 드라마식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듯 하면서도 

좋아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더 장면들을 잘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라는 

영화들 덕분이었다. 그리고 사실 국내에서도 꽤나 유명한 만화 '짱구는 못말려' 도 

한 몫 한것 같다. 

유치원의 모래에서 삽을 들고 모래장난을 치는 아이들, 함께 곤충채집을 하는 아이들,

한 곳에 모여 아이들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에 관해 혹은 다른 주제를 위해 수다를 떠는 엄마들.


한국어밖에 모르는 상태에서 부모의 사정으로 인해 일본 도쿄에 갑작스레 살게된 쌍둥이들.

그런 아이들을 위해 관공서에서는 부모님들이 읽기 쉽도록 그 가정만을 위해 한국어로 된 

안내서나 공지를 별도로 준비해서 보내준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비단 이 가정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에서 온 가족,호주에서 온 가족 등 다른 나라에서 온 가족들을 위해 그들은 

당연한 업무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정에서 읽을 수 있도록 안내서를 별도로 만들어 보낸다고 한다.

그리고 외국인 학부모를 위해 부모가 학교에 가는 날에는 그 나라의 통역사가 함께 학교에 

온다고 하니 무엇하나 등한시 하는 것 없이 일본에 적응할수 있도록 돕는 듯하다.

가깝지만 먼 일본, 서로 싸움도 많은 이웃나라였고 좋은 점 만큼 나쁜 점도 많이 생각나는 

기준에서는 그렇게 외국인 가정을 위해 노력을 한다는 점이 신기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관동 대지진 등 일본이 자국민 이외의 외국인에게 얼마나 잔인한지를 

알고 있는 부분이 있으니 한 겹의 선입견이 있어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방학숙제로 곤충채집 통을 직접 만들고 개학 후 다 함께 근처 공원에 곤충을 잡으러 간다니, 

친구들과 함께 왁자와글 어울려 잡는 시간들이 얼마나 더 행복할까. 

지금의 우리는 친구들과 그런 곳을 가는 것보다 학원을 한두군데 더 다니는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장수벌레 등 곤충들의 유충을 그저 돈으로 사와서 

그럴듯한 용품들과 사육장을 사 키운다. 곤충이 먹는건 당연하게도 제조되어 나온 

젤리일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일본의 아이들이 보는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쪽은 그쪽대로 우리나라를 신기해 하지 않을까.

(집에서 사육하는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전부로만 알려지는 것이 안타깝다.)


아이들 키우는 지인과 통화하던 중 강아지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웃의 강아지가 짖는데 너무 무서워서 아이가 다칠까봐 강아지는 물기에 가까이 가면 

안된다고 했다고 한다. 아이가 고양이는? 이라고 질문하자 고양이는 먼저 뭔가 하지 않으면

물지 않는데 강아지는 와서 물 수 있다. 그리고 그냥 무는게 아니고 물어 뜯는다고 

표현 했다고 한다. 요즘 맹견 사건이 많아서 어느정도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그건 너무 

차별적인 설명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강아지에 관해 미리 아이에게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같아서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엄마는 강아지가 너무 무섭다" 라는 설명과 함께 강아지가 흥분하면 다가와서 물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을 하되 너무 강아지에게만 편파적인 공포심을 심어주지 말라고 설득을 했었다.

나는 어릴적 지나치게 공포심을 주는 바람에 아직도 여치와 사마귀를 무서워한다. 

(사마귀야 뭐... 생긴것도 무섭긴 하지만...)

개구리, 물고기, 도룡뇽, 땅강아지, 잠자리, 메뚜기 등을 무서워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와세다 유치원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에서 작은 소동물들을 

직접 키워보고 그 동물들에 대한 정보와 책임감을 배운다니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 

곤충학자가 되고 싶을 만큼 와세다에서 친구들과 곤충채집을 했던 즐거운 기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쌍둥이들이 꼭 훌륭한 어른이 되어보길 바래본다.


아이들의 숙제가 어느새 부모들의 숙제가 된 지가 오래다.

인쇄쪽 일을 하고 있는데 간혹 아이들 숙제라며 무언가를 만들어달라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유치원인데 아이들이 여행다녀온 것을 발표하는 

시간에 쓰기위해 이런 곳에서 완제품을 디자이너의 손을 빌려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일을 하는 직원인 상황에서 돈이 들어오는 일종의 업무이니 안할수는 없지만 학부모가 아닌 

나 조차 마음이 그런 경우가 많다. 이런건 직접 사진을 오려 붙이고 만들어보면서 아이가 

추억을 다시 떠올리고 만드는 과정 조차도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텐데...

이런 것조차 이제는 전문 업체에 맡길만큼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그리고 지인들이 가끔 이런 숙제가 있는데 라며 알림장을 보여줄때 이게 과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숙제이긴 한건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숙제들도 있다. 

그런것에 반해 와세다의 숙제는 정말 아이다운 숙제다. 

우리도 아이들에게 맞는 아이다운 숙제에 좀더 촛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그저 유치원을 다닌 기억만 있는 세대를 만들게 아니라 유치원에서 

이런 것들을 하고 즐겁게 배웠다는 기억이 남는 세대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곤충채집으로 곤충박사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듯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꿀수 있도록 말이다.


사실 학부모들이 읽어야 할 책일텐데 이 책을 읽다 조금 눈물이 났다.

내 어릴적의 기억들이 생각나서다. 와세다에서 뛰놀았던 쌍둥이가 내 어릴적 모습처럼 느껴졌다.

2010년대를 살아가는 쌍둥이와 1990년대를 살았던 내가 이렇게 맞닿은 기억이라니..

그리 먼 과거도 아닌데 벌써 이렇게 '눈물이 날 정도의 옛날'이 되어버린 시대의 흐름이란..

이렇게 바뀐 시대에도 여전히 울어주는 매미가 고맙고 귀뚜라미가 고맙다.

바뀌어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들이 유년시절이라는 공감대를 여전히 후대에 맺어주고 있다.

내년에도 십년 뒤, 이십년 뒤에도 여전히 매미들이 울어주는 곳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웃는 한국이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로하이츠의 신 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믿고 보는 츠지무라의 신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