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 가난, 질병, 환경, 인권 등 위기를 이겨낸 평범한 10대 33명의 놀라운 이야기
정학경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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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모든 촛점이 질병에 집중된 2020.

자유롭지 못한 2020년 이전인 2019년에 한국에서도 전세계에서도 

가장 유명한 환경운동가가 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느 십대들과는 다른 수수한 얼굴에 다소 강한 인상을 풍기며 당차게 

어른들을 야단치던 그레타 툰베리.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어리다고 자신들의 발언을 듣지 않는 어른들에게 

미래는 지금 자신과 같은 어린 세대의 직접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며 

당차게 변화를 촉구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수업 대신 금요일마다 피켓을 들고 환경운동을 하는 일.

분명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이 대다수일것이다.

 

툰베리의 나라 역시 그러했지만 그녀는 당차게

"우리의 미래가 지금 더 중요하다"를 외쳤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앞장서야 할 어른들이 가장 

움직이지 않는다는데에 통감한다.

 

그리고 툰베리의 발언처럼 지금의 어린 학생들에게 돌아올 

미래의 지구가 지금과는 다를 것을 분명히 생각하지 않는 어른들이 많다.

그렇다면 "가장 들어야 할 사람은 누굴까"

 결국은 기성세대인 우리가, 어른들이 가장 듣고 변화해야 하는 것이 맞다.

 


아름다운 자연유산, 후대에 깨끗하게 물려줘야 합니다. 

라는 문구가 한동안 많이 나오던 시기가 있었다

자연보호에 열을 올리던 시기였다.

 조금은 개선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여전히 갈길이 멀다.

 

이 책에는 이처럼 세상을 향해 당당히 자신의 생각을 외치고 

맞서 싸우기도 하는 어린 십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툰베리 뿐 아니라 이토록 많은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싸우고 있다니 놀랍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충격적인 이야기는 메모리 반다의 이야기다.

말라위에서 오랜 시간 내려온 전통이란 것에 구역질이 일어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아이들을 캠프라는 곳에 모아놓고 노파가 성교 

방법들을 계속해서교육하고, 그날이 되면 지역사회에서 고용된 하이에나라는

남성과 억지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소녀들은 임신과

에이즈 등 성병에 노출되고 임신을 하면 억지로 결혼까지도 해야 한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것은 경제적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정에서는 열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들까지 이 캠프에 보낸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이 좋아 조혼풍습이지 지역사회가 인정한 성폭행이 아닌가.

 

반다의 동생은 11살이란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해 16살에는

세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고 한다. 

끔찍한 일들이 여전히 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잠깐동안 해외 아동을 후원한 적이 있었다

조혼풍습이 있는 지역이기에 후원을 해서 아이가 교육을 받고 억지로 

조혼을 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는 대목에 후원을 하게 되었는데

어느날 아동이 이사를 가서 후원단체의 지역을 벗어나 더이상 

후원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들었다. 그저 그 아이가 조혼을 강요

당하지 않고 잘 성인이 되었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던 조혼풍습이 말라위와 또 다른 나라에서도

모두 없어져가길 바란다.

  

청소년이 읽을수 있도록 누군가가 잘 알려주는 방식의 문장들이지만

어른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전혀 반성의 마음이 들지 않는 어른이 있다면

그건 정말 이 책에 나온 아이들처럼 많은 변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훌륭한 어른이거나 아니면 전혀 미래와 지구에 대해 마음이 없는

무의미한 지금을 사는 부끄러운 어른일 것이다.

 

하루 하루 우리가 늙어가는 만큼, 지구도 늙어간다.

우리가 내놓은 많은 환경적 오염과 전쟁 등으로 인해.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하지만 여전히 이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다.

그것은 여전히 지구상에서 인류가 미래를 행해 걷고 있다는 뜻이다.

계속 이어질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지구의 미래는 함께 회복되어야 하고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지킬수 있는 인류를 위한 교육은 필수적이다.

 

이 책의 아이들처럼 당장 뭔가를 이뤄내기 위해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일상에서 우리가 해나갈수 있는 작은것부터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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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은 선하다고 믿는다 - 안네 프랑크, 희망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
마조리 아고신.프란시스카 야녜즈 지음, 우혜림 옮김 / 홍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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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강사가 진행하는 [ 벌거벗은 세계사] 라는 교육 예능 프로그램,

그 첫번째 이야기가 독일의 제2차세계대전 홀로코스트 역사였다.

일본의 지배하에 많은 아픔과 투쟁, 그리고 결국 일궈낸 독립 역사의 우리나라.


그래서 더욱 우리나라는 독일의 유럽 점령, 홀로코스트 유대인 학살 역사에

관심이 많은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안네 프랑크 이야기는 예전에 학창시절 중학생 시절쯤 들었던 기억이 난다.

주변 친구들은 안네프랑크라는 책 자체를 접하고 읽었던 것 같은데 당시의 나는

그런 책을 사서 볼 여유가 없었고 학교 도서관이란 시스템도 지금과는 달랐기에

쉽게 찾아 볼수는 없었던 것 같다. 잠깐 들은 이야기였음에도 나는 안네한테 많은

감정을 품었던 것 같다. 당시 십대의 소녀들은 다 비슷하지 않았을까.

세월이 한참이나 흘러 우연히 이 책을 알게되고 읽게 되었다.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와 먼저 알게된 책인데 안네 프랑크 이야기와

연결된 책이라기에 고민하지 않고 구입했다.

이 책의 제목인 문장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 중에서 나온 문장이다.

암울한 배경에서 하루 하루 가슴 졸이며 살아가는 소녀가 지닌 마음의 문장이

이토록 따뜻할수가 있다니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어쩌면 그런 배경 속에서 더욱 희망을 바랬기에 생긴 마음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서로를 핍박하지 않고 사랑하는,

선함 마음이 가득한 그런 세상을 꿈꾸었을 것이다.


자연과 햇빛, 자유,

당신 안에는 항상 아름다운 것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모든것들이 당신을 도와줄 거라고 믿어야 한다.

(안네의 일기 중)


독일에 의해 강제적으로 많은 것들을 빼았긴 안네.

우리는 우리 안에 담긴 많은 좌절과 슬픔으로 많은 것들을 빼앗기고 있다.

타인에게 강제로 빼앗김을 당한 안네가,

우리 자신에게서 우리가 강제로 빼앗은 마음들을 다독이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가두어 우리가 어둠 속에 있다고 해도

우리 안에는 항상 아름다운 것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내가 최근 사랑한 책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에는 안네가 우리에게 해주는 말과

의미가 같은 문구가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메디이아 무엇이 남았느냐? 모든게 무너지고 모든게 사라졌다."

"무엇이 남았느냐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가 남아 있으니까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중 ----


내가 남아 있는 이상 내 안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이 나를 도와줄 것이다.

안네가 좋아했던 반딧불처럼, 우리 안에는 우리만의 반딧불이 반짝인다.


생일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삶이라는 선물을 해마다 다시 받는 것이니 말이다.


그저 매해 찾아오는 생일, 하룻동안 행복했다가 케이크를 베어물거나

미역국을 먹음으로 잠깐의 행복을 느끼는날이라 생각했는데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문장이었다.

생일이란 것은 한 해라는 삶을 잘 살았으니 다시금 새롭게 살아가자는

또 하나의 선물이라는 것을 왜 쉬이 잊고 살까.

삶이라는 선물을 받고 좀더 행복해지는 것. 작년보다 올해 더 행복할 것.

그것이 삶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인 것을 잊고 살았다.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매해 새로 주어지는 것임을 잊지 말자.


삶에는 중고가 없다.

누군가가 쓰다가 싫어져서 버린 삶을 다른이가 쓸수 없다.

내 삶은 나만이 쓸 수 있는 나의 맞춤 선물인 것이다.

그러니 반복되는 것이 아닌, 늘 새것을 새로 받는 것이었다.


다윗의 별은 독일이 유대인을 구별하기 위해 겉옷에 달도록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본래의 의미대로 유대인들의 신의 방패가 되어

그들의 역사이자 의미가 되었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빛나는 그들의 마음의 별이다.


우리 안에, 우리의 어둠으로 묻힌 행복이라는 별하나

오늘은 빛날수 있도록 마음의 촛불을 밝히자.


I still belive people are really good at heart.

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은 선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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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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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문화를 대변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장르가 아닐까.

우리의 문학에 주로 등장하는 우리만의 문화코드에 일제강점기, 남북의 대립이 있다면 미국의 문학에 등장하는 문화코드는 주로 흑인과 백인의 인종차별이다. 이런 코드는 때론 아픔과 화해 치유를 전달하면서 슬픔 또는 희망을 전달한다. 니클의 소년들이 전하는 메세지는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왜 나는 이 소설에서 익숙한 우리의 문화코드가 자꾸만 비쳐보일까.

읽는 내내 부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형제복지원 사건이 떠올랐다.

작가는 이 책이 허구이며 등장인물은 모두 자신의 상상이라고 했지만

너무나 닮은 실제 사건을 알고 있어서인지 그저 소설로만 생각되지 않았다.

마치 생존자의 증언 기록같은 생생함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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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우리의 영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의미있고 가치있는 존재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본문 중, 자이언 힐의 마틴 루서 킹 레코드 연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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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우드 너를 계속 누르려고 하는 작은 힘이 있다. 

이를 테면 주위의 다른 사람들.

이런 크고 작은 힘 앞에서 너는 꼿꼿이 일어서 너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백과사전은 안이 비어 있었다.

미소를 지으며 너를 속여 텅빈 것을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네게서 너의 자존감을 빼앗아가는 사람도 있다.

너는 자신이 누구인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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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이 사라지는 시대를 희망하는 흑인들과 좀처럼 바뀌지 않는 세상 속. 그럼에도 할머니가 일하는 가게의 저 문으로 검은 피부의 손님이 들어올 날을 꿈꾸던 어린 소년 엘우드는 착하고 품위있으며 현명한 아이였다.

하지만 피치못하게 휘말린 일에 '니클'에 가게 된 엘우드는 그곳에서 많은 끔찍한 일을 겪게된다. 그 곳에서의 일들은 착한 엘우드를 시험한다.

세상은 어떠한가를.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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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계속 그를 가르치려 들었다.

사랑하지 마라, 그들이 사라질테니.

믿지마라, 배신당할 테니.

일어서지마라, 얻어맞고 무릎 꿇게 될테니.

그래도 그의 귀에는 고결한 명령이 계속 들려왔다.

사랑하면 사랑의 보답이 있을 것이다.

올바른 길을 믿으면 그 길이 너를 해방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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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 있든, 어떤 삶을 살든, 우리 모두가 공감할 내용임은 틀림없다.

우리는 매일

사랑할것인지 미워할 것인지.

믿을 것인지 믿지 않을 것인지

일어설지, 포기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십대이든 이십대이든, 팔십이 되어서도

여전히 우리의 길은 우리에게 계속 걸어갈 것을 가르친다.

우리는 여전히 고민하며 또 걷고 넘어지고 다시 걷는다.

그럼에도 잊지 말자.

삶과 나를 사랑하며 살아있는 동안에는 분명,

삶이 주는 사랑을 우리는 받고 있을 것이다.

삶은 한줌의 햇빛과 한줌의 시간,

한줌의 행복을 주려 어쩌면 부던히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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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하이츠의 신 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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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었을 때도 나쁘지 않았다.

다마키를 기준으로 함께 모여 사는 친구들이 하나 하나 매력적이기도 했고 그들의 모습이 예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2권까지 꼭 읽어야 이 이야기의 묘미와 매력, 그리고 포근한 따스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2권의 어떤 특정 부분들에서는 눈물이 글썽여지기도 했다.

철의 여인 같은 다마키의 어여쁜 모습들도 볼수 있어 좋았고, 아무렇지 않아 보였던 고키의 깊은 상처를 볼수 있어서도 좋았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것은 그들의 앞으로 나아가는 강인한 마음들과 그 뒷면에 숨어있는 여린 인간의 모습들이 공존함이 좋았다. 이곳 인물들은 왠만해선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점이 바로 사람이 지닌 모습이기도 하다. (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넘어가자)


츠지무라 미즈키의 글들을 좋아한다. 인간을 따뜻하게 품고 있는 그녀의 글들이 좋다.

그녀가 그려낸 캐릭터들은 각자의 아픔들 속에서도 늘 아름답게 성장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들이 많다.

그런데 슬로하이츠는 내 기준에서는 역대급 캐릭터들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많은 소설들 중에서 나는 슬로하이츠 사람들이 역대급으로 사랑스러웠다. 다마키가, 고키가, 모모카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눈물이 난다.


다마키 엄마의 버려진 빨간 청소기, 자매가 먹었던 맛있었던 케이크, 고키의 아뿔사! 사건이며 2권에서 슬로하이츠의 매력이 폭발한게 아닌가 싶다.

츠지무라 미즈키는 여러가지 상황속에 갇혀 어려움을 겪는 인물들을 그려내지만 그들이 그런 상황 속에서도 결국은 따뜻하고 인간답게 피어오르는 경우가 많다. 작가가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가 아닐까.


인간은 언제나 상처로 아플 것이지만, 언제든 따뜻할 것이다. 인간의 체온은 37도이니까.

살아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37도라는 따뜻함을 가슴에 지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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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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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위치한 서울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 '뉴욕 탐정 사무소'.

탐정사무소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뒤로하고 그곳에서 아슬아슬 한 재정 속에 탐정을 하고 있는 강민규에게 어느날 먼 친척인 삼촌 원종대가 찾아온다. 남북의 새로운 화합공간이자 경쟁공간이기도 한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운영중인 원종대는 최근 자꾸 맞지 않는 재고량과 원자재 등으로 강민규에게 조사를 의뢰하게 되고 강민규는 원종대의 공장에 직원으로 위장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게된다.


군에서 서로 총구를 겨누며 서로 죽일 듯이 대치하던 북한을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로 마주하는 강민규의 마음은 복잡했다.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말 답게 공산국가임에도 이런 저런 비리들이 강민규의 눈에 들어오고 자신을 탐탁치 않아 하는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강민규는 개성공단을 그만두고 나오려 한다.

그러던 중 발생한 유순태 법인장의 사망사건, 그리고 용의자로서 억류되 조사를 받게된다.


여긴 사고가 나서는 절대로 안되는 곳이야.

여긴 대한민국이나 북한이 아닌 제3의 공단, 아니 제3의 도시라고.


사고가 나서는 안되는 제3의 도시이자 민감한 공간인 개성공단.

결국 그런 연유로 개성공단에서 추방을 당하는 것으로 끝이 나려 하지만 이대로는 살인자라는 누명 속에서 자신의 나라에서 평생을 살아야 함을 생각했을 때 강민규는 이대로 추방당하는 것만이 끝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추방당하기 전까지 자신의 무죄를 밝힐 것. 강민규에게는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북측의 오재민과 함께 수사를 진행한다.


지금은 기억으로만 남게된 개성공단, 소설 속에 존재하지만 예전에 실제로 존재했던 우리 역사의 공간이다.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소재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일한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이자 그 분단국가에서 서로 통일이 되지 않은 채 협력하며 일을 했던 개성공단.

이름만 들었던 개성공단으로 나같은 이에겐 실제로 출입을 할 수 없었던 미지의 공간이었기 때문에 이 소설을 읽으며 이 이야기들이(실제 출근을 하는 방식 등) 실제 개성공단에서의 생활과 비슷했을까 아니면 작가의 허구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아마 어느 작가든 기초작업을 위한 사전 조사를 분명 이 작가도 했을 것이기에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에서만 나올 수 있는 소재의 추리소설이란 점에서 독창적이고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연결된 후속작이 나오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구도로 끝이나서 작가의 새책을 유심히 주시하게 될 듯하다. 작가님은 다 계획이 있으시겠지!?


세상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어요. 오직 자기 입맛에 맞는 사실에만 눈길을 주거든.


그저 소설 속 한 대사일 뿐이라고 하기엔 뒷맛이 쓰다.

방대한 자료와 영상들이 쏟아지는 시대에서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에게 맞는 부분들만 선택해 취하는 것이 익숙하다. 그래서 더더욱 입맛에 맞는 사실에만 눈길을 주게된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사람사는 세상에서 전부일까.

때론 아픈 진실이더라도 입에 맞지 않는 사실이라도 듣고 보고 생각하며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추리 소설속 한 대사일 뿐이지만 많은 생각이 들게 한 대사다.

나와 아무 접전이 없는 사건이라도 진실이 파뭍혀있다면 적어도 그 사건의 당사자들이 하는 말을 들으려 노력은 해봐야겠다고, 억울한 이들을 그냥 지나치기보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만이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 내용와 연관이 있기 보다는 저 대사 속에서 불연듯 느낀 나의 생각들이다)


원종대의 말처럼 '개성공단에 모든 것을 걸었던' 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소설 속에는 여전히 개성공단이 있지만 지금 개성공단은 없는데...

소설이 아닌 현실 때문에 또한번 쓴 맛이 난다.


#제3도시 #정명섭 #스토어하우스 #한국추리소설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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