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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의 기술 - 한평생 호흡하는 존재를 위한 숨쉬기의 과학
제임스 네스터 지음, 승영조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2월
평점 :
가장 건강한 20대, 나는 천식이 있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았다.
의자에 앉아 덤덤하게 의사의 이야기를 듣는 tv에서나 보던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그날의 악몽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한 겨울 한껏 들이마신 겨울의 찬공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던 폐의 이상함.
점점 더 조여오는 답답함과 소진되어가던 기력으로 옷을 입는 것도,
지갑을 드는 것도 힘들었다.
병원 응급실에 누워 산소마스크를 꼈지만 여전히 숨은 먹먹하고 멀기만 했다.
이것 저것 검사를 하느라 주사를 찔러댔지만 그런 아픔보단 답답함이 더 했다.
그때 처음 '아 의식이 몽롱하다는게 이런건가?, 이러다가 죽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호흡테스트를 위해 무언가를 주며 있는 힘껏 불어보라던 의사의 지시에
답담함을 참고서 불어보았는데 곁에 있던 엄마가 더 힘껏 불어야지. 라며
애를 태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부는데 왜 그럴까?
지금은 안다. 내가 불던 그 작은 기계 안에 들어있던 3개의 공 중 한개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었다는 걸.. 그리고 여전히 나의 천식은 때때로 나를 찾아온다.
싫은데 만나야만 하는 피할수 없는 친구처럼..
부테이코가 호흡을 적게 하도록 처음으로 환자들을 훈련시키기 시작한 이후
수십년 동안, 천식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오늘날 거의 2,500만 명의
미국인이 이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이는 인구의 약 8퍼센트에 해당하는데,
1980년 이후 4배나 증가했다.
4배나 증가한 그 환자 중에 내가 있다.
사실 나의 경우는 어린시절부터 천식 증상이 있어 왔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천식인 줄 몰랐다. 잠을 자려 누울때 느껴지는 무거움은 가위에 눌린 것 쯤으로
생각했었다. 그렇게 제대로 몸을 살피지 못한 덕에 입원을 하게 되면서
내가 천식이란 것을 알았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다.
그런 이유로 책의 내용 중, 유달리 천식에 관한 부분에 집중되어 읽었던 것 같다.
비단 천식 뿐만 아니라 폐기종을 포함한 모든 폐관련 질환에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느리게, 더 적게 호흡하라.
문장만 보면 어떻게 느리게 더 적게 호흡을 하는데 폐가 건강해질수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가 최근 관심을 가지는 요가와 명상을 잘 살펴보자.
절대 빠르게 호흡하지 않는다.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호흡을 한다.
느리게, 더 적게 호흡하라는 것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호흡하라는 의미와
상통한 것 같다.
슬프지만 인정해야 할 사실은, 폐에 관련된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정상적인 사람보다
폐기능이 약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실 덕분에 우리는 때때로 더 빠르게
더 많이 호흡하려고 한다. 건강해지려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방법이 그렇다.
당연하게도 우리의 폐는 약해져있기에 그런 운동을 정상인들처럼 받아들이고
버텨낼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역효과가 난다. 그러면 약한 자신을 탓하며
건강해지기 위해 또 똑같은 방법으로 운동을 한다.
잘못된 패턴이 계속 돌고 돌아 결국은 몸만 더 축이난다.
우리는 우리의 호흡에 조바심을 내면 안된다.
책에는 호흡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주며 마지막 부록 편에
호흡법을 알려준다. 당장 호흡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그 부분을 보면서
점차 호흡의 역사에 대해 틈틈이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유투브라는 우리의 좋은 최신 기술도 함께하니 더 좋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밷는것은 아주 간단하고도 본능적이며 사소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 때문에 우리는 호흡을 잘 알지 못하는 이면이 있다.
이런 아주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진이들이 있어 이 책이 나왔을 것이고
이 책에 나온 호흡법들이 생겨났을 것이다.
사소함을 사소하게 넘어가지 않은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다.
내가 좀 더 건강해지기를, 나의 폐가 좀 더 행복 할 수 있기를.
느리게, 더 적게 호흡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