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 1947년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동근 옮김 / 소와다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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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는 일본의 작가이기에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이지만,

인간실격이라는 책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건 만화 문호스트레이

독스의 영향이었다. 만화 속 인물인 오사무가 왜 그렇게 자살 

이야기를 많이 하는지, 그저 캐릭터 설정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실제 다자이 오사무라는 실존 작가가 자살을 여러차례 시도하고

끝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에 소설가를 기반으로 만든 캐릭터라

그랬던 모양이다.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에 흥청망청 망탕한 삶과, 여러 여성과 염문을 

뿌린 작가이기도 하다. 여러 관점에서 좋은 삶을 산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의 소설들이 많이 읽히며 바다 건너 이렇게

해외에서도 번역되어 나올정도이니 작가로서는 성공한 삶인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다.


사양은 오사무의 내연녀인 오타 시즈코라는 여성이 쓴 일기를 소재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시즈코가 문학에 관해

배움을 원해 오사무에게 편지를 보냈고, 오사무는 일기쓰기를

권했다고 한다. 그렇게 쓰여진 그녀의 일기가 이렇게 소재가 되어

오사무의 소설로 만들어져 나오다니..

오사무란 사람의 기이함과 천재성 기발함이 모두 느껴진다.

미래를 알았던 것일까?


오타 시즈코는 오사무와의 사이에 딸을 낳는데 그 딸이 소설가가

되었다고 한다. 부모 모두가 문학적 재능과 뜻을 두었기에 

그 잠재력을 많이 물려받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사양은 몰락한 귀족 가문의 이혼녀인 가즈코라는 여성이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즈코에게 어머니는 귀족의 아름다움과 품격을 지닌 여신같은 존재다.

그에 반해 이미 몰락해 순수성이 떨어졌다고 여기는 자신은 그저 

평범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귀족 출신이지만 변화한 시대에 맞춰 

숙일줄 알고 거칠어 질 줄 아는 가즈코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삶이 순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지만 말이다.


가즈코에게는 나오지라는 남동생이 나오는데, 

오사무 자신을 투영해 만든 인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전쟁 후 모든 것이 변해갔다.

일본도 그렇겠지만 우리나라 역시 많은 변화로 물들며 아프기도, 

빛나기도 했던 그 시절이다. 역시 나는 한국인이기에 이 소설 속, 

몰락한 귀족가문을 당시 패전한 몰락한 일본을 빗대어

그 쓸쓸함과 아쉬움을 담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치기도 한다.

모든 문학이 그렇듯 독자나 문학 비평가들이 만들어내는 많은 의미

같은 것들이고 사실 진정한 의중은 작가 본인만이 알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약간 쓸쓸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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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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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국내에선 미야베 미유키의 팬층에서 그녀를 미미여사로 부른다)의 에도시대 시리즈, 에도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줄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났다.

어린 날 아무래도 부모에게 버려진 것으로 생각되었던 키타이치는 오캇피키인 센키치에 의해 거둬져 자라게 되었으며, 센키치가문에서 생산하는 문고를 행상으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작스레 아버지이자 기둥과도 같았던 센키치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되고 이미 도착했을때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마을에서 평판이 높은 센키치 대장의 사망원인은 다름 아닌 술안주로 먹은 복어독 중독이었다. 실로 허망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대장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키타이치는 센키치의 문고를 물려받은 후임에 의해 결국 저택을 나오게 된다. 그리고 자신처럼 남편인 센키치를 잃어 저택을 나오게 된 안주인 마쓰바와 그 하녀인 오미쓰를 알게된다.

(오캇피키는 에도시대에 경찰 관직을 맡은 인원이 적어 그 관직의 사람들이 돈을 주고 자신들의 정보원을 고용했는데 그 정보원 직책을 오캇피키라고 이른다고 한다.)

후쿠와라이라는 종이로 얼굴을 맞추는 게임이라던지 쌍륙이라는 주사위 게임이라던지, 일본 특유의 정서가 신기하게 다가온 책이다. 그리고 쌍륙의 경우 가정내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생각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어느 시대건, 어느 나라건 역시 고부 갈등은 있기 마련인가보다.

이름이 비슷한 기타지라는 사내도 등장하는데 기타이치와 기타지 두사람의 앞으로 모습도 기대된다. 오랜만에 읽은 에도시리즈 여서인지 이번 주인공 이야기가 꽤 인상깊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원래 미시미야 시리즈를 상당히 좋아한다(흑백, 안주, 피리술사,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눈물점 시리즈) 미미여사가 그 미시미야 시리즈와 함께 쭉 이어가고 싶다고 했으니 다음작도 선물받는 기분으로 기대려야겠다.

에도 시리즈의 경우 순서를 알기 쉽지 않아서 출간될때마다 순서대로 읽은 독자가 아니라면 한번씩 순서를 찾아보곤 한다. 이 책에는 그 전의 시리즈들까지 주인공별로 읽을수 있게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어 독자들이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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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시크릿 - 어제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56가지 마음 훈련법
류창장 지음, 정은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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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를 만난 어느 무명작가가 "사랑하는 것들을 다 갖고 계시니 선생님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톨스토이는담담하게 " 아닙니다. 저는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다 가진 것이 아니라,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사랑하는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본문에 나온 이 문구처럼 이 책은 지금 당장 곁에 있는 행복을 눈여겨보고 허황된 행복을 찾느라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라 불리는 지금의 시대에서는 만족스러운 행복을 얻기가 어렵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그런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의 전환에는 조금 도움이 될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면 거의 대부분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yes라고 대답할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다 다양한 성격을 가지지만 그럼에도 공통되는 것이 누구나 다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으면서 늘 "욕심 내지 말고 지금의 행복에 충만함을 느끼자." 그렇게 다짐을 하건만 늘 불행이란 감정에 지고 만다. 불행의 감정은 짙은 늪같은 색이라 금방 차올라 시야를 어둡게 만들곤 한다.

반대로 행복의 감정은 밝은 색이라 짙은 불행의 색에 덮여지기 쉽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세월들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 대를 이어 계속 이어져온 인류가, 여전히 행복이라는 주제에 있어서는 늘 고심하고 공부하고 이렇게 타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책이나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적 세뱃돈을 받았을때 나란히 5천원을 받았을때는 행복했다.

하지만 어른들이 남자아이들에게만 1만원권을 주면서 5천원의 행복은 금새 1만원이라는 불행에 덮여 버리고 말았다.

어쩌면 인류의 불행한 감정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어른시절부터 뿌리깊게 내려져오는지도 모른다.


물질적인 빈곤은 언제든 해결가능하지만 정신적 빈곤은 없애기 어렵다. 더 어려운 문제는 정신적 빈곤이 가져오는 우울감. 상실감. 자괴감은 자신을 파괴시킨다. 반면 정신이 풍요로워지면 물질적 빈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질적인 빈곤이 언제든 해결가능하다는 문장이 있는데,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금전적 빈곤이 시작되어 정신적 빈곤까지 겪게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보아왔다.

몰론 물질적인 빈곤은 향후 미래에 해결이 가능할수 있다는, 불가능하진 않은 사실이지만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이들이 불행의 감정에 묶여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산업화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조금만 힘들게 일하고 노력하면 금방 금전적 번성과 명성적 번성을 누릴 수 있었다. 그렇게 행복을 쟁취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만큼의 노력을 해도 그때만큼의 행복을 누릴수 없다. 인류의 번성 레벨이 높아진 탓이다. 그래서 요즘의 사람들은 다른 방향으로 행복을 찾아간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들의 행복의 길도 달라지는 것이다. 요즘의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행복으로 삼고 있어 그와 관련된 방향이 많아지고 있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명상이나 요가, 여행, 제2의 캐릭터를 선물해줄 직업 이외의 또다른 취미 등 말이다.

그 속에서도 여전히 행복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몰론 나도 아직은 행복을 다 채우지 못해 늘 조바심을 내며 불행이란 늪에 한창 빠져들기도 한다.


인생을 언제나 매일 매일 배워가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인지 늘 어렵고 서툴다.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은 열심히 우리는 자신만의 행복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어제 지나친 건강이 오늘의 간절한 행복이 되기도 하고, 어제 지나친 누군가의 반가울 목소리가 오늘은 그리움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매일 하루에 1가지의 행복을 가지자. 한달만 지나도 30개의 행복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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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세화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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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으로 포장된 소설도 좋지만 날것 그대로의 진실에 가까운 경험의 소설도 좋은 것 같아요! 좀더 현실에 가까운 깊이를 보여줄 것 같아서 기대되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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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내리는 집 - JM 북스
기타가와 에미 지음, 이나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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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에서 장난치지마! 죽고 싶어 환장했냐!’

갑자기 들린 듯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한 소년이 전철 승강장에서 몸을 빼고 있어 안전하게 물러나도록 했다. 성난 목소리지만 그리운 목소리이기도 한 음성이 마치 지금 바로 들리는 듯한 기시감을 가지며, 코우스케는 그림을 사려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전철에 몸을 실었다. 그림을 그린 화가는 로렌이란 이름으로 본명은 알 수 없지만 코우스케의 어린 시절 많은 기억을 안겨준 그래서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다. 갑자기 사라진 로렌에게서 어느날 불연듯 도착한 편지에는 그림을 팔아달라는 부탁이 적혀있었고 코우스케는 그렇게 로렌 개인전을 열게 된다. 그림을 파는 목적보다는 사실 로렌을 다시 찾고 싶었던 코우스케는 로렌의 그림을 보며 눈물 흘린 한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림 속 모델인 소녀A인 안나를 찾고 싶은 유키코와 로렌을 찾고 싶은 코우스케는 그렇게 함께 두 사람을 찾기 위해 단서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로렌의 숨겨진 과거는 어쩌면 아이를 살해한 살인범일지도 모른다. 코우스케가 알던 로렌은 과연 로렌이 맞았던 걸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소설을 좋아한다. 따뜻한 추리소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나미야 잡화점처럼 따뜻한 소설이라 한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이 될 것 같다.

어렵지 않게 읽히는 내용들과 캐릭터에 집중하게 되는 몰입도가 있는 책이다.

등장 인물 하나 하나가 별처럼 빛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가장 가운데에 밤하늘처럼 든든하게 로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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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눈을 떠봐도 할머니가 없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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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세계를 지나 어른이 되었음에도 때때로 외로움이 사무친다.

외로움을 몸으로 알지 않아도 될 아이들이 외로움에 노출되고 그것을 알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어른인 지금 내가 감당해야 할 외로움도 이렇게 몸서리치게 추운데.. 이 소설에 나오는 아이들이 가진 외로움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그런 아픔 속에 손을 마주 잡아준 유일한 어른이었을 로렌이 너무 고맙다. 우리는 아이의 시간을 지나 자라는데 어째서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어버리는 걸까. 아이들의 외로움과 슬픔에 손을 맞잡아주는 어른이 되지 못하는 걸까. 우리는 왜 한 사람의 로렌이 되어주지 못하는 걸까.

야마구치 코우자부로의 추천문과 역자 후기에서도 그렇지만 누군가의 인생에 로렌이라는 인물이 한명 쯤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로렌이 있었다. 고등학교 당시 담임이었던 선생님이다. 내 학창 시절 유일하게 따뜻함을 준 교사였다. 관심을 주고 내가 상처 받을까 걱정을 한다고 느낀 유일한 어른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만 특별히 사랑을 준다는 느낌이 아니었음에도 깊게 박혀있는 사랑이다.

이젠 내가 누군가에게 로렌이 되어 줄 수 있는 나이가 되었건만, 여전히 내 안에는 아직도 코우스케가 있고 안나가 있다. 그건 우리가 완벽한 한명의 사람이 아니라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타인에게만 전달받을 수 있는 따스한 체온이 있는 것 같다.

코로나 시기라서 더더욱 그런 맞잡은 손의 따스함이 그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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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은 칠십 남짓한 인생에서, 다 품에 안지 못할 정도로 많은 빛을 모았다.

나는 내 나름대로의 빛을, 앞으로도 계속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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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깊은 밤, 어둠의 두려움이 아니라, 그 어둠 속 빛나는 별을 바라보게 해준 사람.

내가 나에게, 내가 누군가에게 로렌이 되어 그 별을 알게 해주는 밤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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