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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류현재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5월
평점 :
성범죄 사건을 계기로 황금엉덩이라는 별명이 붙어버린 여성 검사 정해심은 요양병원측으로 연락을 받게 된다.
치매증세가 있으셔서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 그 아버지가 한 할머니를 범하려 했다는 요양원장의 연락이었다.
끈질기게 발뺌하며 엉덩이를 만진게 아니라 옷자락을 빼려고 했었다던가 휴대폰을 찾으려다 그랬다는 가해자의 태도에 내심 분노하던 정해심이지만 막상 아버지가 한 할머니를 범하려했다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병원으로 향한 해심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하나 둘 사건을 파악해나가기 시작한다.
일제강점기의 말, 전쟁에 패한 일본이 한국을 떠나기 시작한 시기 남해의 작은 어촌에서도 한 일본인이 첫딸만 남겨두고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한다. 여지껏 (수탈로) 일구었던 어장을 두고 가기 아쉬움과 남겨둘 첫딸을 위해 그녀와 결혼할 사람에게는 어장을 주겠다고 했다. 그 일본 선주의 딸이 낳은 사람이 해심의 아버지 정만선이다.
아버지가 범하려던 것으로 추정된 사건의 피해자인 할머니 이름은 고해심이다. 딸인 정해심과 같은 이름이다.
그리고 해심의 아들은 1억이라는 거금의 합의금을 요구한다.
깊은 바다나 뻘의 진득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이야기다.
애잔하기만 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괴하기만 한것도 아닌 묘한 분위기가 있다.
표지처럼 깊은 밤의 바다같은 딱 그런 느낌이다.
첫장의 분위기와 마지막 장의 분위기가 너무나 달라서
처음 읽던 시작의 마음과 다 읽은 마지막 마음이 달라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