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 2 - 피장편, 개정판 홍명희의 임꺽정 2
홍명희 지음, 박재동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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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정말 홍명희 선생님은 이야기꾼이시다. 1편 봉단편에서는 연산군시대의 사화를 피해 달아났던 이장곤 교리와 그의 아내 봉단,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리드믹컬하게 전개 되어 있었다. 임돌이라는 임꺽정이의 아버지가 봉단의 사촌으로 나오고, 중종반정이 되어 이교리가 복권이 되어 갖바치의 주변 세력들을 경제적으로 돕는데서 끝이 난다.

 

2편 피장편에서는 봉단의 삼촌인 양주팔 , 즉 갖바치(피장) 선생을 중심으로 임꺽정 주변 인물들에게 정신적지주로 부각되는 상황들을 그리고 있다. 임돌이가 양주의 피선이라는 백정의 딸 애기와 결혼하여 섭섭이 누이와 임꺽정을 낳게 되는 과정을 나온다. 2편 중반부가 되어서야 임꺽정의 탄생이 보이고 그 주변의 동무이면서 두목이 되는 이봉학, 박유복 동무들의 이야기도 같이 나온다.

 

선견지명이 있는 갖바치의 조광조의 사화를 겪을 일에 대해서 예견하는 장면도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고, 임껑정이 무예를 배우고 그의 세력들을 키워 나가는데 정신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꺽정을 데리고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견문을 읽히게 하는 사람도 갖바치이다.

 

기묘사화의 중심인물이었던 남곤, 심정, 홍경주 등이 주축이 되어 조광조, 김식 등을 물리쳐 내는 과정을 이야깃꾼처럼 흥겹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중종시대의 정치세력의 이야기와 임꺽정의 민중 생활들이 맞물려 일어나는 일들을 세밀하게 확장해서 전개 시켜 나가고 있다.

 

토정 이지암 선생을 제주 여행때 만나고, 박연폭포를 구경하러 갔을때 서경덕과 황진이를 보는 등 조선 중기 역사적 인물로 한 획을 긋는 걸출한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백두산을 찾아 가는 길에 임꺽정의 아내가 되는 운총이와 의형제를 맺고 두목이 되는 황천왕동이와도 인연을 맺는다.

 

1928년부터 10년동안 조선일보에 연재되었으며, 홍명희 선생이 북한에서 부주석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임꺽정은 남한에서 금서로 지정되었다가 1985년이 되어서야 재간이 되어 현재의 우리들이 즐겨 읽는 베스트셀러가 될수 있었다. 1920년후반 당시 좌,우 파 세력의 팽팽한 대립속에서 임꺽정은 프로문학과 민족주의 문학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인정받기도 했다.

충북 괴산 출생인 홍명희 선생은 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 선생과 함께 조선 3재로 불렸으며, 일본 근대문학과 러시아 문학에 몰입하여 광대한 독서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임꺽정이라는 대작을 집필할수 있었던 것이다.

 

p. 233 검술하는 사람은 죄없는 목숨을 해치는 법이 없다.

p. 234 악한 것을 미워함음 곧 착한 일이라, 그 미움은 금하는 것이 아니로되 까닭없는 미움으로 인명을 살해함은 천벌을 면치 못할 일이다.

 

임꺽정의 무예선생이었던 노선생의 말이 꺽정의 화적 두목 인생의 좌우명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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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1 - 봉단편, 개정판 홍명희의 임꺽정 1
홍명희 지음, 박재동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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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짧은 장편소설이나 에세이 위주로 읽다가 계속 맘에 두었던 임꺽정 10권을 읽기 시작하였다. 21권에 달하는 <토지>에 비할수는 없지만 조선 시대 왕실의 역사 뿐만 아니라 그 역사에 따라 휩슬려 갈수 밖에 없는 민중의 삶이 묻어 있는 작품이라 재미를 더 해주는 <임꺽정>이라는 대하 소설이다. 아직 1권을 끝낸 상태이지만 , 고전강의를 하고 있는 고미숙 선생의 추천도 있었던 지라 끝까지 읽어 조선시대 중반부를 풍미했던 대적 임꺽정의 일생과 그들 주변인물들의 삶을 알아가보고 싶어진다. 벽초 홍명희 신생은 충청북도에서 중요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홍명희 선생의 모든 업적을 이 소설로 표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계철 출판사 대표 강맑실씨는  임꺽정의 저작권 사용료 지불건으로 홍명희 선생의 손자 홍석중 작가를 만나기 위해 북한 까지 갔다 온 이야기로 임꺽정이 사계절에서 다시 출판되기까지의 역정을 시작하고 있다. 1928년에 조선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한 임꺽정은 10년에 걸쳐 홍명희 선생의 명성을 만들어 준 수작품일것이다. 홍명희 선생의 좌파적인 성향때문에 한동안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던 임꺽정의 비밀을 한권 한권 읽어 나가는 재미로 쏠쏠 할 것 같다.

 

1권은 <봉단편>으로 연산군시대 장곤이라는 이교리가 항흥 백정집으로 도망을 가서 백정의 딸 봉단과 인연을 맺는 부분에서 시작한다. 반정으로 다시 찾은 이교리는 자신의 백정 아내를 잊지 않고 숙부인으로 자신의 곁에 두면서 백정의 집안을 돌보게 된다. 의리를 잃지 않은 이교리와 봉단, 또 큰 획을 그을 것 같은 양 주팔이라는 백정학자인 갖바치의 역할이 기대된다. 임꺽정의 탄생이 있기 전 토대가 되는 주변인물들의 인생행로를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p. 153  백정의 집에 기걸한 인물이 난다면 대적 노릇을 할 밖에 수 없을 것이오. -이급제의 말

~~그렇지만 큰 쥐가 괴를 잡는데도 있답니다. 사람도 쥐에게 몰리는 일이 있지 않소?

 
이교리가 반정이 있고 난후 함흥 지역의 원님과 만나 이야기 하는 중에 위의 말을 한 것은 장차 임꺽정이라는 인물이 탄생할것이라는 복선을 전해 주고 있어 흥미롭다.
백성들은 그 시대 임금의 선정이나 악정에 따라 그 생활상이 엄청나게 달라지는데 그들의 진솔한 삶의 역로를 앞으로 지켜 보기로 해보자. 신바람나는 홍명희 선생의 스토리 텔링을 듣는 것은 정말 신명을 더해주고 있으니 다음의 이야기를 기대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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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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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역으로 말하면 미쳐야 미친다.
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의 저자인 정민선생님의 또다른 이야기이다. 한문과 한시를 연구하시는 정민선생은 고서를 공부하다가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열정을 한데 끌어 모아 이책을 내셨다. 한시대를 열광케 한 지적, 예술적 성취 속에 있는 광기와 열정을 읽어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김영 등 그 시대의 메이저리거들이 아니라 마이너들의 열정이 오히려 후대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간파하고 그들의 내면 읽기를 시작해보았다.

 

벽(癖)이란 편집증, 한곳에 대한 몰입이 지나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어찌 보면 정신병적인 면으로 보일지 모르나 다른 이면으로 본다면 한 분야의 정통을 이루어 나가는 집념에 해당되고, 열정을 뜻한다. 

요즘 시대에 이런 벽에 들리어 학문과 예술에 미쳐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기 어려움에 한쓰러워 하고 있다. 아니 게임이나 도박에 미쳐 사회적인 병폐를 만들어 내는 가벼운 벽질을 가진 사람들이야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진정 학문의 긍지와 지적 열망, 예술혼의 성취에 대해 몰입하는 이가 있긴 하지만 많지 않음을 한탄하고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김득신>이란 사람이다. 그는 정말 노력하는 둔재로 이름나 있는 시인으로, 머리가 너무 나빠 글을 깨우치는데에도 글을 암기하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려야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독수기를 지었는데, 만 번을 읽지 않은 책은 그 독서록에 올리지 않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는 것이다.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그렇게 많이 읽고도 잊어 버린것을 주워 들은 문장을 하인이 외우고 있을 정도로 그는 둔재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 하지 않았다. 많은 천재들이 그 당시에도 있었지만 쉽게 기억하고 제것으로 만들지 못해 그들은 한 점의 문장도 남기지 못했지만 김득신은 뒤늦게서야 시인의 반열에 올라 서는 쾌거를 이뤄낸다.

 

p. 65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부족한 재능은 없다고 했다. 부족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길이 열린다.

 

p. 67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싫은 소리는 죽어도 듣기 싫어하고 칭찬만 원한다.....지금도 세상을 놀래키는 천재는 많다. 하지만 기웃대지 않고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성실한 둔재는 찾아 볼수가 없다.

 

정민 선생님은 진정 똑똑해서 겸손하지 못한 천재들 보다 부족하지만 노력하하는 성실한 둔재들이 많아 지기를 바라고 있다.

하기야 이런 이야기는 둔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노력하면 , 성실하다면 언젠가는 길이 열린다니, 포기하지 않는 일만 남아 있으니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

편벽됨이 질병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이 남들이 보기에는 미친짓으로 보이지만 자신은 좋아서 행복해서 그일을 해내는 그들이 진정 벽에 걸린 자들일 것이다. 현재에도 그런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을 많이 본다. 자신이 좋아서 한 일이 묵묵히 몰입하는 그들이 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어 타의 모범이 된다.

뛰어난 천문학자로 태어났지만 그의 재능을 시기하는 세상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하고 굶어 죽은 천재 김영을 아는지...

간서치로 알고 있는 이덕무가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고, 알아 줄 기약도 없는 막막함 속에서도 제 가는 길을 의심치 않았던 그 믿음이 정민선생은 두렵다>고 말했다.

 

83 그 처참한 가난과 신분의 질곡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았던 맹목적인 자기 확신, 독서가 지적 편식이나 편집적 욕망에 머물지 않고 천하를 읽는 경륜으로 이어지던 지적 토대, 추호의 의심없이 제 생의 전 질량을 바쳐 주인되는 삶을 살았던 옛 사람들의 내면 풍경이 나는 그립다.

 

요즘은 조금만 노력해 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너무나 쉽게 포기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처참한 가난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고 맹목적인 자기 확신속에서 살았던 이덕무의 미련함이 오히려 그리워 하는 세태가 되어 버렸다.

천재적으로 태어나 충분히 과거 급제를 할수 있는 노긍이었지만 오히려 과거시험답안지를 남에게 주어 급제 시켜주는 , 즉 남 좋은 일만 했던 노긍의 그런 행동은 무엇을 뜻했는지 ,, 모두들 그의 행동을 비웃었지만 이가환만이 그가 죽어 조선은 한 사람을 잃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자신의 천재적인 능력이 세상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는 고뇌를 자기 머리를 도끼로 치고, 귀를 송곳으로 찔렀다는 <서문장>은 꼭 자신의 귀를 짜른 <반고흐>를 연상하게 한다. 노력과 성실이 세상이 알아주지 않았지만 그의 그들은 남아 후세에 전하고 있고, 뒤늦게 라도 그들의 행적을 글로 표현해 그들을 기리게 되는 것은 세상의 지표로 그들을 세움에 부끄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서 인연이 녹록하게 작용하지 않을 터인데,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만남을 맛나게 이루어낸 사람들이 있다. 허균과 기생계량과의 만남이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우정으로 승화될수 있었고, 권필과 제자로 만난 송화섭의 스승에 대한 사랑은 사제간의 사랑이 사라진 지금 표본으로 삼을만 하다. 가족에게 노을치마에 글을 써 보냈던 정약용의 편지속에서 애틋한 사랑을 느낄수 있고, 현실을 바꿔 보기를 갈망해 역모를 꿰했던 허균은 신선의 깨달음을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임을 말해주고 있다.

 

한문으로 이루어진 짧은 산문들이지만 그 속에서 조선의 지식인들의 위트와 풍자, 해학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그런 멋스러움과 교훈을 혼자만 알고 잇을 수 없었던 정민선생은 이 책을 통해 절망속에서도 성실과 노력으로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우뚝 선 노력가들에게 경외감을 같이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

사물과 풍경의 아름다움을, 소소한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적어낸 문장속에서 조선 지식인의 내면은 공허하지 않고 풍성하게 오늘날의 우리 내면 세계도 채워 줄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풍성한 내면세계를 내속으로 끌어 오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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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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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년전에 읽은 <상도>가 최인호의 소설중에 읽은 첫 작품이었다. 우리 남편이 최인호씨의 장편을 좋아 하는 관계로

집에는 <유림><길없는 길> 등이 있지만 쉽게 근접할수 없는 역사와 종교의식을 가진 작가라 손을 뻗기 힘든 작품이었다.

그래서 쉽게 최인호라는 작가에게 근접할 기회를 맞보기 위해 최근작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선택하게 되었다.

요즘 이슈화 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최인호 선생의 작품 세계에 빠져 들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하면 적절할 소설이었다.

낯익음과 타인 이라는 말이 상대적인 말인데 왜이리 잘 어울리는 지 이 소설을 읽다보면 실감이 날것이다.

낯익음과 낯설음이 이음 동의어로 쓰일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될것이고, 현대인의 소외감과 외로움에 대해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날 문득 옆의 아내나 남편이 낯설게 느껴지면서 얼굴은 낯익지만 다른 습관이나 행동들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것인가? 현대인이 갖는 일종의 강박관념이라고도 생각할수 있겠지만 영화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듯이

내가 누구에겐가 조종 받고 있다는 느낌, 나는 누군가에 의해 연출되어 지고 있는 배우라는 기분....

영화 <트로먼쇼>를 재미나게 봣던 관람자라면 누구나 상상해볼수 있는 기분을 우리 현대인은 은연중에 상상해볼수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 모든 사상과 생활을 빅브라더라는 사람에 의해 텔레스크린으로 조종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중적인 사고를 하며, 그것을 자랑스럽게 피해나간다고 자부심을 갖던 윈스턴조차도

결국은 그들의 잔인하고 집요한 추적으로 덜미를 잡히고 세뇌당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는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세상은 우리가 은연중에 세어나가는 신상정보를 통해, 좀비 피씨를 통해, CCTV를 통해

내가 전혀 모르는 사이에 사생활이 침범당하고 있는 현대인의 대표적인 군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최인호 선생은 빅브라더의 감시만으로 끝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선과 악의 극명한 대비를 위해 결국 주인공 K는 악의 화신인 K인 레인저와 선의 화신인 K2의 나뉨을 통해

인간의 성선과 성악에 대한 기본적인 견해를 표현해 내려고 했다.

자신이 평소에 익숙한 분위기에서 낯설음을 느낀 주인공은 잃은 버린 1시간 30분 동안의 기억을 찾기 위해 추적해 나가는 동안

추적하고 있는 그 자신마저 누군가의 분신임을 캐치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간 근본적인 주제를 놓고 보았을때 내가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으면

내 주위는 하나의 섀도 박스이며 매트릭스이자, 뫼비우스의 띠처럼 소외감과 혼돈가운데 자리잡게 되는 현상을

이 주인공도 깨닫게 된다.텔레비젼이나 잡지책을 보면 비슷비슷 해보이는 모델들로 난무하는 세상은

대부분 타인들이지만 낯익은 느낌으로 다가 오게 만드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성형미인들로 판치는 세상에서 복제인간을 배우로 내세워 주위를 둘러 본 모든 여자들은 낯익은 그 복제여성으로

보일수 밖에 없기 때문에 주인공은 노출증 여인도, 날씨를 전하는 텔레비젼의 아나운서도 같은 인물로 간주하게 된다.

 

 

p.295  이 모든 것은 '메아 쿨파(내탓이요)'에서 비롯되었다. K는 지금껏 어제 아침부터 시작된 불가사의한 현상들이 아내를 비롯한 딸, 강아지, 휴대폰, 성냥갑, 처제와 죽음에서 부활한 장인, 넓적다리를 보인 노출증 여인, 휴대폰을 습득하고 그 대가로 보험을 강요한 '을', 대리운전 기사, H, H의 아내, H의 간호사, 한때 매형이었던 P의 교수, 친누이 JS, 텔레비젼 화면에서 나오는 노출증의 여인의 복제 인간, 세일러 문 등 k를 제외한 모든 존제가 시뮬레이션의 가상현실속에서 K를 속이고 통제하고 조종하고 세뇌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종교적인 영향으로 항상 선의 의지속에 살아 왔던 주인공 K는 거짓말 한번 해보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낸

선의 표상으로 등장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고민하게 되고

자신의 다른 측면인 악의 분신인 즉 본래의 주인공일지 모르는 악의 대변인 레인저를 찾게 되고,

그를 통해 자신의 마음속에 눌린 성적인 억압과 친누이에게 은연중에 품게 되었던 정욕을 두고 괴로워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내탓이요 내탓이로소이다'라는 성경 구절을 두고

자신의 탓이긴 하지만 결국 가상 현실속에서 통제되고 조종되는 자신의 나약함을 대변하고 있기도 했다.

가장 나약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자신과 성인방에서 키스를 나누었던 세일러문을 구해야 되는 영웅적인 힘이 필요한 순간에

그는 강한 힘을 가진 레인저 즉 ,K1와의 결합을 이루면서 완전한 하나의 K가 된다.

 

인간의 정체성을 두고 성경의 예수를 근본을 따지지 위해 아버지의 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따지고 들어 결국

예수는 다윗의 자손이며 또한 근원의 하나님의 자손임을 내세우게 위해 나열의 방법을 들고 있다.

 

결국 인간은 카오스이나 오메가이자 우주인 것을 밝혀 나가기 위한 힘든 여정을 마치는 순간이

이 소설을 끝내기 위한 근원적인 여정으로 나타내어 보이고 있다.

 

낯설음에서 시작한 여행은 가장 낯익은 우주에서 기원한다는 사실로 귀결되어 가는 과정은

동서양의 철학적인 면을 염두해 두더라도 , 또한 최인호 선생이 지향하고자 했던 정신적인 종교세계에도

합일되는 면이 많을 것이다. 동양 사상의 근본인 음양의 세계에서 , 광대하게 펼쳐진 종교와 철학적인 사고의 길에서

길없는 길을 찾아 헤매인 작가의 고단한 여정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는 체험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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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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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의 동화작가 백희나 씨의 또 다른 동화책입니다.

백희나 씨는 자기 스스로를 인형장난 전문가라고 소개합니다.

인형을 만들기를 좋아하고 꾸며서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을 어릴적 부터 좋아하셨나 봐요.

우리 딸도 이런 행동들을 좋아 하는데,

이분의 그림책을 우리 딸한테 보여주면 많이 신기해 하고

본받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답니다.

아직 어려서 세밀한 것들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하루종일 종이 오리고 붙이고 그리고 ,,,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 어린아이지만 자기 스스로의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봐도 한눈에 알겠지만 저 그림들이 그냥 그린게 아니거든요.

일일이 입체적으로 그리고 만들어서 오리고 붙인 작품이랍니다.

자신의 스토리 창작은 <구름빵><달샤베트> 등이 있지만

옛날 동화들을 백희나씨의 시각으로 다시 구성한 동화인

<팔죽할멈과 호랑이><북풍을 찾아간 소년> 등을 보면 입체적인 그림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다분히 보입니다.

거튼이나 가구들을 보세요. 하나하나 입체적으로 세밀하게 구성한 것이 사실감이 더해지고 있어요.

작가는 달샤베트를 통해 <환경>이라는 부분에서 접근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이 아파트는 분명 우리가 사는 아파트와 흡사합니다.

아주아주 무더운 여름날

너무 더우니 잠이 오나요.

이런날 전력 소모율이 무척 높아지지요.

 

모든 집들이 창문을 닫아 걸고 열심히 전력을 소모하고 있네요.

 

"에어콘이 쌩쌩,

선풍기가 씽씽

냉장고가 윙윙"

 

물론 아이들에게 극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의성어 , 의태어 사용하는 것은 필수이겠지요.

 
다들 문을 걸어 잠그고 있어 인식을 못하지만

부지런한 반장할머니만이 창문을 열고 바깥 바람을 쐬려고

부채질을 하면서 하늘을 구경하고 있었겠지요.

 

달에서 물이 떨어지다니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입니까?

 

구름에서 떨어나온 조각들로 빵을 만든다는

같은 계열의 상상이긴 하지만 ,

이런 상상력으로 어린아이들과 어른들까지도

머리를 한방 얻어 맞게 하는 센스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머리가 시원해 지는 느낌이랄까요.

달물로 만든 <달샤베트>라

맛보지 못한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시원함으로 이들은 편안하게 잠이 들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달은 왜 녹아 내린 걸까요?

북극에서 빙하가 녹아 내리듯이 달까지 녹아 내리다니....

이건 분명 <지구온난화>문제를 건드려 볼려는 작가의 의도가 다분하지요.

덥다고 에어콘과 선풍기를 그리 틀어대니

지구의 화석연료가 닳을데로 닳아 버리고,

오존층을 파괴하게 있으니 ...

 

이번 여름의 우기도 그런 현상의 연장이라고 하니

자연재앙이 무섭기도 합니다.

아끼고 아껴야 하는 세상인데

터무니 없이 편리함에 익숙한 지구인들에게

불편함을 고수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달이 녹아 내리니 달속에 있는 토끼들이 살수가 어디 있겟어요.

반장할머니에게 도움을 구하러 온것입니다.

다크서클이 늘어져 있는 토끼들..

고생을 깨나 한모양입니다.

방아와 절구도 같이 가지고 온 걸 보니  대 이주를 시작한 모양입니다.

여기서 또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

반장 할머니는 남은 달물을 버리지 않고 있다가 화분에다 붓기 시작하니

달맞이 꽃이 노랗고 환하게 피어나네요.

 

요즘 들에 나가면 달맞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것을 흔히 보게 됩니다.

달맞이 꽃이 피니 달이 마중 나오듯이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어요.

 

전기 절약, 환경보호 등의 표어가 나올 것 같은 동화리뷰가 되어 버리네요.

여기서 한가지 더 반장할머니의 희생, 나눔 정신을 또한

이 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지요.

달샤베트를 혼자 먹지 않고 동네 아파트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나누는 삶~

항상 사람들은 거창한 기부를 해야 명분이 쓴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

길거리에 떨어진 동전을 주워 그돈을 저축하여 기부를 하는 분들,

재활용품을 기부받아 자신의 가게에서 천원, 이천원에 팔아

불우이웃을 돕는 분들

이들은 이런일들을 하찮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가진것이 없는 분들일수록

남들의 어려움을 알고 더 나누려고 하나봅니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제자신도 부끄러워 지네요.

 

이제 가을이 한발짝 성큼다가왔으니

에어콘 틀일도 적어 지고,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맘껏 감상해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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