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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2 - 피장편, 개정판 ㅣ 홍명희의 임꺽정 2
홍명희 지음, 박재동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평점 :
훗~ 정말 홍명희 선생님은 이야기꾼이시다. 1편 봉단편에서는 연산군시대의 사화를 피해 달아났던 이장곤 교리와 그의 아내 봉단,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리드믹컬하게 전개 되어 있었다. 임돌이라는 임꺽정이의 아버지가 봉단의 사촌으로 나오고, 중종반정이 되어 이교리가 복권이 되어 갖바치의 주변 세력들을 경제적으로 돕는데서 끝이 난다.
2편 피장편에서는 봉단의 삼촌인 양주팔 , 즉 갖바치(피장) 선생을 중심으로 임꺽정 주변 인물들에게 정신적지주로 부각되는 상황들을 그리고 있다. 임돌이가 양주의 피선이라는 백정의 딸 애기와 결혼하여 섭섭이 누이와 임꺽정을 낳게 되는 과정을 나온다. 2편 중반부가 되어서야 임꺽정의 탄생이 보이고 그 주변의 동무이면서 두목이 되는 이봉학, 박유복 동무들의 이야기도 같이 나온다.
선견지명이 있는 갖바치의 조광조의 사화를 겪을 일에 대해서 예견하는 장면도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고, 임껑정이 무예를 배우고 그의 세력들을 키워 나가는데 정신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꺽정을 데리고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견문을 읽히게 하는 사람도 갖바치이다.
기묘사화의 중심인물이었던 남곤, 심정, 홍경주 등이 주축이 되어 조광조, 김식 등을 물리쳐 내는 과정을 이야깃꾼처럼 흥겹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중종시대의 정치세력의 이야기와 임꺽정의 민중 생활들이 맞물려 일어나는 일들을 세밀하게 확장해서 전개 시켜 나가고 있다.
토정 이지암 선생을 제주 여행때 만나고, 박연폭포를 구경하러 갔을때 서경덕과 황진이를 보는 등 조선 중기 역사적 인물로 한 획을 긋는 걸출한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백두산을 찾아 가는 길에 임꺽정의 아내가 되는 운총이와 의형제를 맺고 두목이 되는 황천왕동이와도 인연을 맺는다.
1928년부터 10년동안 조선일보에 연재되었으며, 홍명희 선생이 북한에서 부주석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임꺽정은 남한에서 금서로 지정되었다가 1985년이 되어서야 재간이 되어 현재의 우리들이 즐겨 읽는 베스트셀러가 될수 있었다. 1920년후반 당시 좌,우 파 세력의 팽팽한 대립속에서 임꺽정은 프로문학과 민족주의 문학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인정받기도 했다.
충북 괴산 출생인 홍명희 선생은 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 선생과 함께 조선 3재로 불렸으며, 일본 근대문학과 러시아 문학에 몰입하여 광대한 독서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임꺽정이라는 대작을 집필할수 있었던 것이다.
p. 233 검술하는 사람은 죄없는 목숨을 해치는 법이 없다.
p. 234 악한 것을 미워함음 곧 착한 일이라, 그 미움은 금하는 것이 아니로되 까닭없는 미움으로 인명을 살해함은 천벌을 면치 못할 일이다.
임꺽정의 무예선생이었던 노선생의 말이 꺽정의 화적 두목 인생의 좌우명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