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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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란 불가능하다.

12p

제목에도 알 수 있듯이 매출액 1000억에 가까운 기업을 이끄는 CEO가 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나는 그가 '이렇고 저런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를 말하기보다는 '이것도 저것도 해봐!'를 말하는 것 같았다. 칠판 앞에서 복잡한 문제를 설명하고 답을 알려주는 선생님보다는 옆에서 독려하고 같이 걸어가는 단짝 친구의 모습을 봤다.

성공으로 향하는 길이 도대체 어디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했다고 불리는 사람들의 발자취를 그대로 밟으면 자기도 마치 성공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한다. 천만에. 그 사람은 자신의 인생의 수많은 사건들을 통해 우리들이 느낄 수 없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걸 발판으로 삼아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가령 우리가 스티브 잡스가 겪었던 사건을 똑같이 겪는다고 생각해 보자. 스티브 잡스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행동을 하는 사람을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잡스였기에, 잡스의 생애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테라오 겐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는 결코 누구의 발자취를 따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의 도전은 성공했지만, 무리하다시피 자신의 고집을 관철하고 결국엔 본인만의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런 그의 추진력은 부모님에게서 받은 교육, 부모님의 모습, 10년간의 음악 생활 실패, 1년간의 해외여행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해 비로소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테라오 겐을 만들어낸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80p

꿈이란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성공도 실패도,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 그리고 실패는 사람이 더욱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

179p

끝없이 가능성을 언급하는 테라오 겐. 우린 모두 가능성이 있다. 언젠간 기회가 온다. 열심히 살든 빈둥거리며 살든 기회는 온다. 하지만 그 갑자기 닥쳐온 기회를 잡기 위해선 평소에 열심히, 성실히 살아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경험해야 한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것은 반드시 우리를 성장하게 할 것이다. 인생에서 우리가 겪는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사건들은 모두 기회다. 그것들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든, 좌절감을 느끼든 다 의미 있는 경험들일 것이다. 테라오 겐도 10년의 밴드 인생이 실패했지만, 관객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의 경험이 신제품 시연회를 완벽하게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사람은 대부분 슬프고 재앙이라고 여겨지는 것에서 많이 깨닫고 배운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가족의 죽음일 것이다. 테라오 겐도 마찬가지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님의 죽음이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됐다. 기업의 CEO라는 테라오 겐의 입장에서 보면 명백히 그의 어머니의 죽음은 성장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나는 아직 무엇을 이뤘다고 할 수 없는 학생이다. 40살쯤 내가 아버지의 죽음을 다시 돌이켰을 때, 과연 그 사건이 내 성장에 발판이 됐다고 생각할까? 그 후 나는 많이 깨닫고 변했지만, 이게 내 인생의 중대한 변화를 야기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누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가 가진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건 틀린 생각이다. 아무리 내게 불리한 상황이라 해도 역전할 기회는 늘 있다. 할 수 없을 때도 있지만, 할 수 있을 때도 있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 전부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역전할 수 있었다.

287p

인생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우리를 흠씬 성장시켜줄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다가오는 이 기회를 놓치면 억울하지 않은가. 우리는 이것들을 꼭 붙잡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오직 스스로만의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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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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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소중한 건 언제나 잃고 나서야 알아차린다는 걸.

라이트노벨인데 주제나 에피소드들이 다루는 것들은 왜 무겁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가족과 사랑, 그리고 행복. 책은 아마 이 세 가지를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것들을 라이트노벨스럽게 풀어냈고, 그 감성으로 감동적인 마무리까지 완성했다.

라이트노벨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작품의 초중반의 재기발랄하고 오그라드는 주인공들의 행태에 몸 둘 바를 몰랐으나 읽다 보니 점차 적응이 되었고, 다 읽고 생각해 보니 그들의 코믹한 언행 및 행동들이 차별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보통 가정 폭력과 같은 사회 문제를 다루는 소설들은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반면에, 이 책은 정말 그런 사회 문제를 품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쾌활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런 긍정적 분위기 속에 어찌어찌 잘 마무리되는 게 참 좋았던 거 같다. 이 주인공들을 데리고 핏빛 엔딩을 선사했다면 나는 작가에게 분노했을지도 모른다.

해준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5천만 명의 사람이 있다면 행복은 5천만 개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행복의 정의가 있다. 바로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인지하고 있는 게 행복의 바탕이며 앞으로 마주할 행복의 시작점일 것이다.

행복은 뭘까. 먼 기억 속 누군가가 물었다.

이제는 안다. 지금이 행복함을 아는 게 행복임을.

 

그래서 나는 행복하고 앞으로도 행복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던 거 같다. 주변 사람들의 신뢰로 가득한 응원 덕분일까? 아니면 노력을 바탕으로 한 성취감 덕분일까? 아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상황이 합쳐져 결국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거겠지. 내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그 미래가 행복할 것이라고는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서 행복해질 수 없다. 주인공들이 그랬듯, 행복에는 항상 주변인들의 영향 및 도움이 수반된다. 나도 옆에 가족이나 소원이가 없었다면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것도 행복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나를 일깨워준 고마운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은 지금 행복한지 자문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행복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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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나와 세상을 마주하기 위한 365개의 물음
다나카 미치 지음, 배윤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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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365개의 질문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Question만 있을 뿐 Answer는 없다. 그래서 나는 책의 취지와 맞게 몇 개의 질문에 대한 답들도 서평을 대신하려 한다.

답변에 들어가기 앞서, 365페이지부터 시작해서 종국엔 1페이지로 끝나는 구성이 참 맘에 들었다. 뭔가 1로 돌아가는 게 온전히 나로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수많은 질문 끝에 결국 남은 것은 내가 질문할 차례.

12. 만약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누가 되고 싶나요?

> 저는 특정한 인물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막연한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엄청난 재벌의 자식으로 태어나는 것이죠. 과연 모든 게 풍부한 삶 속에서 지금의 제가 나올 수 있었을지 예전부터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재벌가의 자식이 되어 보고 싶습니다.

13. 쓸쓸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 쓸쓸함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일까요. 외롭다는 의미인가요? 씁쓸하다는 의미인가요? 무슨 의미이던지 쓸쓸함은 결국 '있음'으로부터 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있었기'때문에 없는 것으로부터 쓸쓸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는 한 명도 빠짐없이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어느 방면으로 쓸쓸함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요.

50. 마음도 나이를 먹을까요?

> 마음이 나이를 먹는다고 표현하는 거랑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마음이 나이를 먹는 것을 '성숙'이라는 단어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동심이라는 단어의 존재로 알 수 있듯 당연히 마음은 나이를 먹고 변해간다고 생각합니다. 신체가 나이를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가피한 절대적 순리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79. 상상할 수 없는 것도 역사에 포함될까요?

> 당연하죠. 어쩌면 우리가 배운 역사조차 한 인물의 상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는 모두 기록인데, 그 기록이 모두 진실이라는 증거도 없고 오로지 서기만의 손에 의지한 게 역사니까요. 상상할 수 없는 것도 역사고 상상할 수 있는 것도 역사입니다. 사실 모든 게 역사죠. 제가 지금 서평을 쓰는 이 순간도요.

133. 100%의 자유를 손에 넣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절대요. 이 세상에 100% 자유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생각하는 100%의 자유도 분명 어딘가에 구속된 상태일 거예요. 인간은 절대 혼자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그렇게 느낄 뿐이지. 하지만 스스로가 100% 자유라고 느낀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게 중요하니까요.

358. 질문과 대답 중 어느 쪽이 더 생산적일까요?

> 당연히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질문은 무한정이지만 대답은 질문에 옭아매인 한정적인 개념이니까요. 또한 모든 생각의 원천이 바로 질문에서 오는 게 아닐까요? 제가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 질문이 반가웠어요. 저는 항상 근본을 궁금해하거든요. 이것은 왜 이것인가?로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게 일이에요. 무한정과 한정 중에 생산성을 따지자면 당연히 무한정이겠지요?

360. 질문의 수와 대답의 수는 같을까요?

> 358번의 대답을 그대로 쓸 수 있겠네요. 질문은 무한정으로 나올 수 있지만 대답은 아닙니다. 무한대라는 말에 가장 적합한 개념이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질문에 답하지 못한 것들도 많다. 그리고 내가 서평에 쓰기 위해 표시해 둔 질문들조차 아까랑 답이 바뀐 것도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뇌한다. 질문. 세상의 진리에 다가가는 가장 재밌고 쉬운 방법이 질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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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의 말
켄 로런스 지음, 이승열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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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in the end, the love you take is equal to the love you make.

결국 당신이 받은 사랑은 당신이 베푼 사랑과 같아요.

23p

후대에도 길이 남을 레전드 오브 레전드 비틀스. 그 레전드 비틀스의 레전드 존 레논. 그의 말, 그를 향한 말들을 보니 역시 성공한 괴짜는 뭔가 다르구나 하면서도 뛰어난 화술에 놀랐다. 그리고 씁쓸했다. 슈퍼스타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얼마나 힘든지가 그의 능청스러운 인터뷰들에 녹아 있었다. 물론 존 레논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았지만 '비틀스의 존 레논'이 아닌 '존 레논'으로 지낸 시간은 기가 막히게 짧았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위해 공격적이며 유쾌한 화법을 구사했고, 그 때문에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고자 하면, 챔프먼에게 총을 맞아 죽은 그의 최후조차도 작품처럼 느껴진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왠지 모르게 평범한 죽음은 존 레논에게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다. 대사건으로 그의 삶이 종지부 찍어지는 것이 화려한 슈퍼스타의 삶을 살았고 세계의 평화를 꿈꾸던 혁명가의 삶을 더 퀄리티 있게 만들어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의 죽음은 너무나도 안타깝다. 그가 그때 죽지 않았다면, 세상의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한다.

I don`t want people taking things from me that aren`t really me. They make you something that they want to make you, that isn`t really you. They come and talk to fine answers, but they`re their answers, not us. We`re not Beatles to each other, you konw. It`s joke to us. If we`re going out the door of the hotel, we say, "Right! Beatle John! Beatle George now! Come on, let`s go!" We don`t put on a false front or anything. But we just know that leaving the door, we turn into Beatles because everybody looking at us sees the Beatles. We`re not the Beatles at all. We`re just us.

사람들이 생각하는 존 레논은 내 안에 없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허상을 만들고 그것을 진짜라고 착각한다. 우리에게 와서 비틀스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비틀스의 허상에 대한 답이지, 진짜 우리에 대한 답은 아니다. 우리 네 사람이 일상적으로 서로를 대할 때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비틀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가끔 호텔 문을 나설 때면 이렇게 장난친다. "난 비틀스 1호 존! 그래! 비틀스 3호 조지! 자! 가자!" 밖엔 비틀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그냥 장난삼아 그들이 원하는 비틀스로 변신해주는 거다. 코스프레를 하거나 가식을 떨 필요는 없다. 우린 그냥 우리인데, 사람들의 눈엔 비틀스만 보일 뿐이다.

 

40p

마치 비틀스라서 할 수 있는 말처럼 보이지만, 레논의 이 말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 말에서 '존 레논'과 '비틀스'를 자신의 이름으로 대체해서 문장을 읽어 보면, 그냥 우리의 삶이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의 내면에는 자신의 주변 인물 수만큼의 가면이 있고, 그 사람을 대할 때에 알맞은 가면을 꺼내 쓰는 것뿐이다. 자식의 아버지일 때, 직장 상사일 때, 직장 후배일 때, 부모님의 자식일 때, 상대방의 친한 친구일 때, 상대방의 그저 그런 친구일 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가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진정한 '나'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그런 가면을 가지고 있는 내가 진정한 나라고 생각한다. 그 가면이 '진정한 나'의 일부분이 아닐까? 그 일부분들이 합쳐서 나를 이루는 것이고, 그 일부분에 대한 평판이 합쳐져 '주변인들이 보는 나'가 생기는 게 아닐까. 레논의 이 말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됐다. 나는 실제로 가면을 쓰고 산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산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고 하는 사람은 아마 거짓말이 아닐까. 그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까?

He has too many of the wrong ambitions, and his energy is too often misplaced.

이 학생은 엇나간 목표가 너무 많아서 엉뚱한 데 기력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249p

 

학창시절 선생님의 한 마디로 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데이터가 한정돼 있기에 감히 판단해 본다. 역시 레논은 평범한 소년이 아니었나 보다. 궁금하다. 과연 그가 어릴 적 꿈꾸던 wrong ambitions가 뭘까? 후에 그의 일생을 생각해 본다면, 지구 평화 같은 게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지구 평화를 잘못된 야망이라 생각한 건가? 지구 정복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사실 비틀스는 내 세대의 인물들이 아니라 잘 모르고 있었다. 세계가 기억하고 주목했던 슈퍼스타들이라는 것과 존 레논이 마크 챔프먼에게 살해당한 정도, 딱 그 정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몇십 년 간 레논이 해 왔던 말, 그에 대한 평판들을 접하니 그 당시 비틀스 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비틀스는 지금 나와도 엄청나게 유니크한 그룹일 것이다 필시.

비틀스는 전설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뮤지션들 중에서는 전설이라는 말에 가장 적합한 뮤지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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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의 밤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박솔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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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컸는데도 그런 영향이 있는 거예요 사람에게는.

사람은 다 커도 그렇게 영향을 받고 잊어버리고 변하고 그러는 거예요.

105p

지극히 평범한 부산에서 일어나는 두 여자의 이야기이지만, 그녀들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닌 채로 존재하고 있었다. 내가 이들을 평범하지 않다고 말하면, 이 책이 전하는 의도를 어긋나는 것이겠지만, 감히 그들은 '현대 사회의 관점'에서 본다면 확실히 보통 사람으로 보이기는 힘들 것이다.

성 전환자와 사이비교에 몸담은 사람. 당신이 이 두 개 중에 하나에 속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 워드를 보고 아무런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건 가식이다. 단언할 수 있다. 성 전환자라서, 사이비교 신자라서 우리가 그것을 의식하고 배려하는 행위조차도 '보통이 아니라는 인식' 속에서 온 것이란 걸 그 누가 부정할 수 있으랴. 당신이 '아, 나는 그 사람이 그렇다고 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난 편견이 없는 사람이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소리다. 좋게 생각하든, 나쁘게 생각하든 이미 편견이 한차례 사고 회로를 거쳐간 결과다.

이러한 행위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배려는 숭고하며 희생적인 행위다.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과연 성 전환자와 사이비교 신자였던 사람이 보통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도의적으로, 인간적으로 우리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그걸 누가 모를까. 편견에 사로잡힌 몇몇의 사람들만이 그들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비난할 뿐이다. 이러한 잘못된 행위들은 그들이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하는 '소수'이자 '이상'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들을 특별하게 인식하고 배려하는 행위도 '소수'이자 '이상'이기 때문이 틀림이 없다.

단언컨대 절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다. 성 전환자 혹은 사이비교 신자들이 사회의 다수가 되지 않는 이상 그들이 보통이 아닌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확률은 지극히 적다. 냉정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사탕 발린 말 따위는 하기 싫다. 무책임하게 그들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도 못하고, 긍정적이라고 말해줄 수도 없다. 당연히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성 전환자나 사이비교 출신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회의 주류에서 벗어난 무엇이 되고자 한다면, 특히 한국에서, 자신이 보통이 아닌 사람으로 보일 거라는 각오는 필수적이다. 아무리 하소연하고 호소해도 '사회의 비주류'인 이상 고정관념이 바뀌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추상적 관념 중 하나가 바로 '보통'이라고 생각한다.

이놈의 보통.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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