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책임에 관하여
아이리스 M. 영 지음, 허라금 외 옮김 / 이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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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절판된 책이라 살 수 없었어요. 도서관에서 좀 길게 빌려서 필기하며 읽었어요.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이 책 전체의 논지를 비판하는 누스바움의 글이 책 제일 앞에 실려 있는 거였어요. 누스바움 덕분에 이 책 전체가 주장하는 바를 더 쉽게 알 수 있었죠.


아이리스는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들이 어떤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사회적 부정의가 생기는 데에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들 전체의 책임이기도 하며, 그것이 바로 '정치적 책임'이라고 한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당대적이고 사회구조적인 부정의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같이 책임감을 가져야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습니다만, 일본군'위안부' 문제처럼 피해자가 살아있는 일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 또한 묻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요. 다행히 아이리스 영도 피해자가 살아있을 경우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지만, 역시 이 논의는 구조적이고 당대적 부정의에 대한 책임에 관한 논의 같아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간단히 적용해 버리면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페미니스트들이 아이리스 영의 이 책을 인용하며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논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서 도대체 어떤 내용이지? 하며 읽고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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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노동 찾기 - 당신이 매일 만나는 야간 노동자 이야기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8
신정임.정윤영.최규화 지음, 윤성희 사진, 김영선 / 오월의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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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신간 코너에서 알게되어 읽은 책입니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야간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당대표의 추천사가 달려 있어요. 인용합니다.


"제목이 주는 분위기와 달리 책에 수록된 야간 노동에는 낭만이 없다. 야간 노동은 기업에겐 높은 이윤을 제공하고 시민들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그것은 노동자의 건강과 맞바꾼 것이다. 실제 게임업계에서 일하던 20대 한 청년 노동자는 1주 89시간, 새벽 퇴근, 밤샘 근무를 밥 먹듯 하다가 결국 휴일 낮 집에서 사망했다. 슬프게도 그는 그날도 출근할 예정이었다. 이렇게 야간 노동은 노동자를 조금씩 갉아 먹는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남용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1일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가 없고, 정부는 주 52시간 상한제 연착륙을 이유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노동법의 경계를 흔들수록 노동자의 생명도 위태로워진다. 부디 정부 관계자들도 이 책을 정독하길 바란다.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면 장시간 노동을 줄여서, 더 이상 이런 책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정미 (국회의원·정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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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교토조선학교 습격사건 - 헤이트크라임에 저항하며
나카무라 일성 지음, 정미영 옮김 / 품(도서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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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추리소설 같은 제목을 가진 이 르포는 2009년에 일본의 넷우익이 조선학교에서 증오발화/범죄를 일으켰을 때부터 시작합니다. 해방 후 일본의 동포들이 다음 세대들의 민족교육을 위해 만들고 운영해 온 '우리학교'는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와 법에 의해 차별을 받고 탄압받고 있습니다. 일본 전국의 학교가 고교무상화 되어 있는데, 조선학교만 고교 무상화에서 제외되어 있어요. 


동포 초등학생들과 유치부 아이들이 53년부터 다니고 있었던 이 학교에 2009년 12월 4일 넷 우익이 와서 동영상에서처럼 스피커로 욕을 해댑니다. 저 일본에 갔을 때 이런 인간들과 한번 맞닥뜨린 적이 있는데요, 뭐라고 하는지 확실히 잘 들리지 않지만 그 나쁜 기운들이 스피커를 통해 다 전해집니다. 그냥 쌍욕 하는 거예요. 스피커 들고, 재일동포들을 향해서 말이예요. 그런데 그걸 초등학생들이랑 유치원 애들에게 하겠다고 나선게 이 사건이었습니다. 꼬마들이 '스파이 키우는 학교', '일본인을 강간하고 죽이고 뻇은 땅에 세운 학교', '죽어라 조센징', '죽이겠다', '죽여줄게' 이런 쌍욕과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던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7u3Nr8xyfkk

피해를 당했던 학교, 선생님, 학부모들을 인터뷰 하고, 이 사건 이후 재일동포들이 소송을 결정하는 과정(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이 일상화 되어있어서, 판결이 잘못 나서 넷우익의 이런 증오범죄를 법적으로 인정해주는 일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 두려움이 있었대요.), 재판을 지원하는 변호사들과의 연대(100명 정도의 변호사단이 꾸려졌대요), 아이들의 후유증과 부모님들의 결의와 걱정 등등등이 너무 가슴아프게 전해져서 읽으면서 계속 울컥 울컥 했어요. 


글을 쓰신 나카무라 선생님은 저 습격 당시에 교토 조선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무방비 상태로 증오범죄에 노출되게 했던 것에 책임감을 느껴 기록을 시작했다고 해요. 

'당신은 그때,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라는 물음이 늘 나카무라 선생님을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증언을 기록하는 일이, 이 사건에 그 장소에 있지 않았던 자신이 '그 순간을 다시 사는' 작업이었다고 해요. 


번역하신 선생님도 그냥 번역만 하신게 아니라 조선학교고교무상화 재판에도 다녀오시고 재일동포와의 관계와 운동에도 계속 연대해 오신 것 같아요. 


좋은 책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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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 - 정밀화로 그려낸 우리 시대 노동자의 삶, 노동orz
노현웅 외 지음, 이재임 그림 / 철수와영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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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신간 코너에서 득템한 책입니다. 한겨레 기자들이 각자 한달동안 여러 노동현장에 위장취업해서 현장의 열악함과 노동법의 구멍들 등등을 취재한 책이예요. 중간중간 만화도 조금씩 들어있어서 쉬어갈 수 있어서 좋아요.


제조업 노동자, 콜센터 상담원, 초단시간 알바노동자, 배달기사로 취직한 기자들이 노동자들의 현장이라는 것이 어떠한지, 그걸 직접 겪으며 느낀점도 서술되어 있어요.


워라벨, 저녁이 있는 삶처럼 아름다운 얘기를 하지만, 저녁이 있는 삶보다 저녁을 살 수 있는 돈이 있는 삶이 더 절실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보장되어 있어야 하잖아요. 퓨휴휴(갑자기 한숨) 


고등학교 졸업한 아이들이 직면하게 되는 초단시간 알바노동이라는 것이 주휴수당 산재 등 아무런 보장도 없는 공백의 강도높은 노동이라는 것을 아무도 아이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근로계약서를 꼭 써야한다는 것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알바 노동자들이 "알바생"이라 불리며 제대로 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걸까요.


다 읽고나서 내가 일상적으로 대면하게 되는 분들 알바노동자 배달노동자 등등께 좀더 정중하게 대해야겠다 생각하고 반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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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사라졌다 - 폐업·해고에 맞선 여성노동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또록 지음 / 파시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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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민주화 운동사에 등장하는 YH무역 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 사건을 봤을 때, 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하며 시위 했다는 사실은 알아들었으나, 사측의 폐업이 뭐가 문제인지 못 알아먹었다. 이 농성이 정말로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머리로, 글자로는 알겠는데, 뭘까? 회사 주인이 폐업했는데 뭐가 문제일까? 공부를 많이 많이 해야 알 수 있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고, 누군가에게 민주화운동사 설명할 때, 이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잘 설명을 못했던 것 같다.

 

<회사가 사라졌다>는 내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회사의 폐업과 해고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사장을 흔히 오너라고 부르고, 회사를 사적 재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이런 용어들에 현혹되어서 기업에 들어가는 공적 자금을 백안시 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립 기업’/ 사립 대학에 국가의 공적 자금이 들어가고 있고 이러한 공적 자금은 온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사립 기업대학이 사적 개인의 소유일 수 없다는 것은 왜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일까. 기업이 사장 것이니까, ‘오너’(소유자)라는 용어에 문제 제기 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 속에서 나도 그런 시스템에 암묵적으로 기여해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이 왜 재단의 것이 아니고, 기업이 왜 사장 개인의 것이 아닌가? 이 질문을 하게 해준 책이 <회사가 사라졌다>였다.

 

기업의 성공 스토리나, 출세자의 입신출세 스토리는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너무나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폐업한 스토리 싸움의 스토리, 해고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어디에서 기록되고 남겨지고 있는지를 질문한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또록의 그 수고스러움에 감사드리고 싶다.

여러 가지 기록들을 기승전결로 완결된 형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형식으로, 여러 이야기들이 만나고, 이어지는 형식으로 쓰인 것도 고민하고 토론하고 서로를 북돋우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뒷부분에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된 내용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PK에 사니까, H의 만행은 대충 알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읽으니까 너무나 빡이 쳤다...“권한이 없는 자의 부당한 폐업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났지만, 이미 진주의료원은 와해된 상태이니, 너무나 황당하고 H의 뻔뻔스러움에 기가 막혔다.(쌍욕 나옴) 아오 국회의원놈들이랑 폐업하기 직전에 공적자금 받았던 놈들 돈 다 뺐어서 공공의료원 확충해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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