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사라졌다 - 폐업·해고에 맞선 여성노동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또록 지음 / 파시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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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민주화 운동사에 등장하는 YH무역 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 사건을 봤을 때, 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하며 시위 했다는 사실은 알아들었으나, 사측의 폐업이 뭐가 문제인지 못 알아먹었다. 이 농성이 정말로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머리로, 글자로는 알겠는데, 뭘까? 회사 주인이 폐업했는데 뭐가 문제일까? 공부를 많이 많이 해야 알 수 있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고, 누군가에게 민주화운동사 설명할 때, 이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잘 설명을 못했던 것 같다.

 

<회사가 사라졌다>는 내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회사의 폐업과 해고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사장을 흔히 오너라고 부르고, 회사를 사적 재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이런 용어들에 현혹되어서 기업에 들어가는 공적 자금을 백안시 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립 기업’/ 사립 대학에 국가의 공적 자금이 들어가고 있고 이러한 공적 자금은 온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사립 기업대학이 사적 개인의 소유일 수 없다는 것은 왜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일까. 기업이 사장 것이니까, ‘오너’(소유자)라는 용어에 문제 제기 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 속에서 나도 그런 시스템에 암묵적으로 기여해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이 왜 재단의 것이 아니고, 기업이 왜 사장 개인의 것이 아닌가? 이 질문을 하게 해준 책이 <회사가 사라졌다>였다.

 

기업의 성공 스토리나, 출세자의 입신출세 스토리는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너무나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폐업한 스토리 싸움의 스토리, 해고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어디에서 기록되고 남겨지고 있는지를 질문한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또록의 그 수고스러움에 감사드리고 싶다.

여러 가지 기록들을 기승전결로 완결된 형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형식으로, 여러 이야기들이 만나고, 이어지는 형식으로 쓰인 것도 고민하고 토론하고 서로를 북돋우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뒷부분에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된 내용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PK에 사니까, H의 만행은 대충 알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읽으니까 너무나 빡이 쳤다...“권한이 없는 자의 부당한 폐업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났지만, 이미 진주의료원은 와해된 상태이니, 너무나 황당하고 H의 뻔뻔스러움에 기가 막혔다.(쌍욕 나옴) 아오 국회의원놈들이랑 폐업하기 직전에 공적자금 받았던 놈들 돈 다 뺐어서 공공의료원 확충해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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