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교토조선학교 습격사건 - 헤이트크라임에 저항하며
나카무라 일성 지음, 정미영 옮김 / 품(도서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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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추리소설 같은 제목을 가진 이 르포는 2009년에 일본의 넷우익이 조선학교에서 증오발화/범죄를 일으켰을 때부터 시작합니다. 해방 후 일본의 동포들이 다음 세대들의 민족교육을 위해 만들고 운영해 온 '우리학교'는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와 법에 의해 차별을 받고 탄압받고 있습니다. 일본 전국의 학교가 고교무상화 되어 있는데, 조선학교만 고교 무상화에서 제외되어 있어요. 


동포 초등학생들과 유치부 아이들이 53년부터 다니고 있었던 이 학교에 2009년 12월 4일 넷 우익이 와서 동영상에서처럼 스피커로 욕을 해댑니다. 저 일본에 갔을 때 이런 인간들과 한번 맞닥뜨린 적이 있는데요, 뭐라고 하는지 확실히 잘 들리지 않지만 그 나쁜 기운들이 스피커를 통해 다 전해집니다. 그냥 쌍욕 하는 거예요. 스피커 들고, 재일동포들을 향해서 말이예요. 그런데 그걸 초등학생들이랑 유치원 애들에게 하겠다고 나선게 이 사건이었습니다. 꼬마들이 '스파이 키우는 학교', '일본인을 강간하고 죽이고 뻇은 땅에 세운 학교', '죽어라 조센징', '죽이겠다', '죽여줄게' 이런 쌍욕과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던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7u3Nr8xyfkk

피해를 당했던 학교, 선생님, 학부모들을 인터뷰 하고, 이 사건 이후 재일동포들이 소송을 결정하는 과정(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이 일상화 되어있어서, 판결이 잘못 나서 넷우익의 이런 증오범죄를 법적으로 인정해주는 일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 두려움이 있었대요.), 재판을 지원하는 변호사들과의 연대(100명 정도의 변호사단이 꾸려졌대요), 아이들의 후유증과 부모님들의 결의와 걱정 등등등이 너무 가슴아프게 전해져서 읽으면서 계속 울컥 울컥 했어요. 


글을 쓰신 나카무라 선생님은 저 습격 당시에 교토 조선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무방비 상태로 증오범죄에 노출되게 했던 것에 책임감을 느껴 기록을 시작했다고 해요. 

'당신은 그때,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라는 물음이 늘 나카무라 선생님을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증언을 기록하는 일이, 이 사건에 그 장소에 있지 않았던 자신이 '그 순간을 다시 사는' 작업이었다고 해요. 


번역하신 선생님도 그냥 번역만 하신게 아니라 조선학교고교무상화 재판에도 다녀오시고 재일동포와의 관계와 운동에도 계속 연대해 오신 것 같아요. 


좋은 책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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