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속살
김가이 지음 / 냥이의야옹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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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적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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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동아일보>에 연재하고 43년 단행본으로 간행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아니 부동산 투기는 식민지 때와 지금이 다를 바가 없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대사회와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하긴 식민주의, 제국주의 자체가 땅투기랑 뭐가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차가 없던 마을에 기차가 들어오게 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역의 유지들은 기차가 들어오는 부지 부근의 땅을 산다. 물론, 역이 생기면서 그 땅들은 값이 몇 배나 뛴다. 기차가 들어온다는 소식과 지역 유지들의 움직임이 너무나 리얼해서 어이구 리얼리즘의 대가 이기영 선생님!!! 하고 부르게 될 정도였다. 기차 정거장이 들어오면서 앞서 말한 것처럼 일단 정거장 주변의 땅 값이 뛰고, 철도 건설과 이권 다툼을 위해 지역 유지들은 권력자들에게 접대를 해야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생기는 것이 바로 '요리점'이었다. 이 기차 정거장 주변의 상권변화와 지역유지들의 움직임이 구체적이어서 식민지 초기의 지역의 분위기를 상상하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주인공 윤수는 논에 물대는 것 때문에 물쌈을 하다가 사람을 죽이게 되어서 감옥에서 복역을 하고 나온다. 이기영의 복역 경험이 담길만도 하건만, 감옥에서의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결혼을 하려고 했던 순남은 집에서 시집 독촉을 받다가 한밭 제사공장 여직공으로 팔려간다. 처음에 제사 공장 여공으로 가는 데 왜 팔려가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기영의 다른 작품들을 계속 읽으니까 여공으로 가게 되는 것도 여성이 거래되는 방식으로 가게 되는 게 많고 공장 안에서도 감옥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식민지 시기 제사공장 여공들의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다. 다음에 이런 부분도 공부해 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이 제사공장에 갔던 순남은 다시 유곽으로 팔려서 '금향'이라는 이름으로 지낸다. 순남은 '유곽'보다 '술집'이 좋을 것 같다면서 요리점 같은데로 가거나 기생 출세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이런 여성의 인식 같은 것이 이 작품에 잘 드러나 있다. 물론, 순남이 유곽을 나와 요리점에 가서 행복했느냐? 당연히 아니고 빚만 더 늘어나고 조선 안, 고향 안에서 자신이 사람으로서 대접 받으며 살 수 없음을 계속 느낄 뿐이다. 그래도 순남은 새로운 삶을 어떻게 꾸려야 할 지도 알 수 없고 어디로 가야할 지 알 수 없어서 또 빚을 떠안고 '만주'로 떠난다. ㅠㅠ ("앞길을 생각하니 아득하다마는 그러나 만주는 돈벌이가 좋다니 자기도 한밑천을 잡아가지고 다시 한번 새 사람이 되어 살고 싶었다."(438))


이 작품 속에서 순남이 윤수에게 쓴 편지들이 나오는 데 그런 부분이 좋은 것 같다. 순남의 이동가 단편적인 대화뿐 아니라 곤경에 처한 여성의 마음 같은 것들이 이어지는 편지 속에서 어렴풋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그치만 이기영도 이런 여성들의 마음을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어떤 한계 같은 것도 보인다. '장흥관', '월강관', '소복관' 같은 요리점 이름도 나오는데 역사 선생님들께 여쭤보니 당시 흔한 요리점 이름인 것 같다고 하셨다. 


여성적인 관점으로 이기영을 다시 읽으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연구하고 계시는 분이 있으신가 모르겠다. 없으면 내가 해야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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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에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되었다가 41년에 단행본으로 간행된 책. 35년 12월에 이기영이 출감하고 1월부터 곧바로 연재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식민지 현실을 혼자서 바꿀 수 없다는 실감을 한 인간의 몸부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철학자인 현호가 기행을 하는 모습이 예전에 읽은 30년대 말 박태원 단편 소설 속에 나왔던 지식인이 한여름에 코트를 입고 거리에 서 있던 기행을 생각 나게 한다.  


식민지기 지식인이 감각했던 상황을 이미지 같은 걸로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백골의 행진'과 같은 이미지는 식민주의와 '좀비' 이미지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상물림 철학자 현호가 '노동'을 하며 '손의 철학'을 역설한다. 식민지 상황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을 다 원하는 사람에게 주어버린다. 


"내 자신의 책임이 더 큽니다. 진리가 명령하는 양심의 가책이 더 괴롭습니다.(345)"

"그렇다면 자기는 아무리 참된 진리를 말하고 천만언의 웅변을 그들에게 들려 준댔자 그들은 모두 미친소리로만 듣고 말 것 아닌가"(57)

같은 의미심장한 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답답한 상황 속에서 노동을 통해 막막한 길을 찾아보려고 하는 사람의 힘듦 같은게 전해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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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 불꽃으로 피어나다 - 제1차 위대한 시민의 역사 33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프로젝트
이필 지음, 유대수 그림 / 광복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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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의 스토리는 이태준을 네이버 지식백과에 찾으면 나오는 반병률 교수의 글의 내용과 아주 유사하다. 만화 중에 나오는 실제 인물인 몽양 여운형을 '몽향'이라고 계속 하고 있다. 처음엔 오타인가 했는데, 계속 몽향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오타가 아닌 것 같아서 이 만화 시리즈에 대한 신뢰도가 확 떨어진다. 


반병률 교수의 글을 찾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검색해보니 러시아 한인 독립운동과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하신 역사학자시다. 이번에 홍범도 장군 유해 모셔 오는 데에도 관계하고, 홍범도 장군 생전 영상도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공개되면 독립기념관 오랜만에 구경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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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 동토의 별 - 제1차 위대한 시민의 역사 33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프로젝트
김연승 지음 / 광복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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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위인전처럼 생애가 그려질 줄 알았는데, 독립운동을 중심으로 만화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 뭔가 배경지식을 계속 찾으면서? 읽지 않으면 만화 내용을 따라가기가 조금 힘들다. 의병들과의 관계도 만화를 읽고나면 어렴풋이 추측하게 될 뿐이라서 만화를 다 읽었는데도 최재형의 어떤 인상적인 캐릭터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알라딘에 최재형을 검색하면, 이름이 똑같은 현재의 보수정당 인물 외에 독립운동가 최재형에 대한 책이 의외로 몇권이나 있다. 이 만화를 계기로 다른 책으로 최재형의 생애를 보충해볼 생각을 갖게 한 것이 의외의 소득. 최재형의 아들과 딸이 쓴 <나의 아버지 최재형>이라는 책이 번역되어 있다. 그것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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