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바뀐 비트코인 쉽게 배우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상화폐 입문서
이운희.이진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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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열풍 때문에, 평소 이런 쪽(가상화폐 관련 한정이 아니라 전체 재테크 일반)에 전혀 관심 없던 분들도 괜히 뒤숭숭해지는 요즘일 겁니다. 어떤 가능성 낮은 돌발 변수의 발생(각국이 갑자기 유통을 금지한다거나, 강력한 대체제의 등장)만 없다면, 비트코인은 결국(이라고 하면 아주 먼 미래엔) 수익을 볼 수밖에 없는 투자 자산의 매력, 자격이 충분합니다. 선입견과는 달리 보안도 든든하고(비트코인 해킹 사건은 거래소 해킹이지 비트코인 구조가 털렸다는 게 아닙니다[특히 이 책 pp. 114~119를 참조하십시오]. 보안의 안정성은 평판 문제가 아니라 수학적으로 증명이 끝났습니다), 기존의 거래 패턴이 만족 못 시키는 부문에서 대단히 요긴하게 기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분들은,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만 하기 때문에, 그 기한 안에 수익을 못 내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결국엔 오르지만 단기적으론 등락을 반복할 수 있는데, 대출을 받아 감행한 투자가 하필 저점 근방에서 감행되었다면, 해당 투자자는 자산 자체의 유망함과는 무관하게, 이건 뭐 답이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죠.

법정 화폐나 신용카드에 대해 그 깊은 동작원리를 모르더라도 아무 부담 없이 일상에서 자유로 사용하듯, 비트코인이 일상에 깊이 침투하는 미래에는 아무 위화감 없이 우리는 또 그의 편의를 누리고 있을 겁니다. 화폐나 주식이 본래 용도가 따로 있을 뿐 어떤 투기 이익을 노리고 보유하는 물건(돈도 자기 집 금고에 유독 빡빡 쟁여 두는 분은 그 역시 "무이자 but 안전" 투자 자산으로 인식하고 그러는 겁니다)이 아닌 것처럼, 비트코인도 거기다 투자하라고 만든 게 아닙니다.

다만 먼 미래에 이게 생활 필수 제도로 자리잡으리라는 기대 하에, "그냥 돈"이라든가 다른 재화들과 언젠가는 교환 비율이 정해질 거고, 그때 비트코인 자체에 높은 가치가 매겨질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미리 챙겨 두겠다는 게 작금의 현상을 낳은 겁니다. 미래 후손들은 비트코인이 뭔지 알 필요가 없을지 모르지만, 지금 투자 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그 원리를 알아야 투자를 할지 말지를 놓고 확신이 서겠고, 혹 실패를 해고 남따라, 묻지마가 아니기 때문에 후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들어가든 관심 끄든 뭘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긴 있습니다.

원리는 제대로 공부하고 들려면 꽤 어려운데, 고수들에게 실전 팁 위주로 배우면 일단 당장의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은 됩니다. 팁 위주로 쌓은 지식은 결국 체계를 못 갖추고 단편 상식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는데, 사람에 따라 팁을 모으고 모아 자기 쳬계로 만들어버리는 뛰어난 학습 종합 능력을 갖춘 사람도 있고, 자기가 절실하고 적성 맞고 하면 어느새 다 알아버린 자신을 느닷 발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확실히 아는 고수가 여러 번 나눠 들려 준 팁들은 문외한에게도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즉 "물고기 자체가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제 생각에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책 아닐까 싶습니다. "A인 경우에 B를 하라"고 한 마디만 하면, A 아닌 경우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그 한 마디를 하며 영양가 있는 다른 여담이나 원리를 구수히 곁들이면, 듣는 사람도 아주 바보가 아닌 이상 하나를 듣고 셋 넷 정도는 덩달아 감이 오거든요. 어떤 의미에선 거창한 교과서보다 이런 실용서가, 바쁜 일상인들에게는 더 유익하고 고마운 책 같기도 합니다.

책에 나온 대로, 개인간 직거래 아니라(이런 건 비트코인 아니라고 해도 위험해요) 거래소에서 매매하려면 "금융 기관에 준하는" 개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런 걸 보면, 비트코인은 제한적 의미에서 이미 제도권 안에 들어왔다고 봐도 무방하며, 이렇게나 많은 이들이 거래에 참여 혹은 관심을 갖는 사실만으로도 벌써 "엄연한 현실"입니다. "가상"이란 접두어도 조만간 떼어야 할 듯합니다. 엄밀히 말해, "법정 화폐"도 신뢰와 국가의 보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가상의 가치 표상"이지 실체가 아니죠. "오만원"이란 종이는 오만원만큼의 가치가 투여된 재화가 아닙니다.

비트코인의 창창한 장래에 대해 저자의 가장 강력한 설득력 있는 주장은 pp.12~13에 잘 나옵니다. 신용카드의 경우 카드사로부터 매출업자가 대금을 결제 받으려면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떼이고도) 며칠이 걸려야 하죠. 허나 비트코인은(그것의 통용력, 가치가 충분히 확보되었을 때), 손님에게 결제받은 즉시 내것이 됩니다. 수수료는 당연히 없습니다. 벤더와 상점들이 당연히 반기지 않겠습니까? 단, 이렇게 되려면 사회 전체에 비트코인에 대한 확신이 생겨야 합니다. 예전 남북전쟁 당시 링컨이 발행한 그린백은 legal tender였는데도 다들 꺼려했습니다. 흥선대원군이 찍은 당백전은 집정자 당사자가 누린 정치인으로서의 인기와 무관하게, 시장에서 지독한 푸대접을 받았지요. 이 이야기는 조금 뒤로 넘어가서 pp.58~61에 잘 나옵니다.

p52에는 역시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이 나옵니다. "... 그 거래에서, 다른 모든 외부의 결제 체계를 불필요한 것으로 만듭니다..." 저자가 드는 예는, G마켓에서 뭘 사면 그게 그 판매자와 우리가 직거래를 하는 게 아니죠. G마켓이 중간에 끼어 일종의 보증인 노릇을 하고, 셀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떼어가는 방식입니다.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도 마찬가지인데, 쓰는 우리는 잘 의식을 못해도(왜냐하면 이런 회사에서 지불자에게는 부담을 안 지우기 때문입니다), 판매자로서 나중에 대금을 받아야 할 처지에서는 굉장히 신경 쓰입니다. 야식 하나를 시켜도 카드 결제라고 하면 벌써 목소리에 힘이 빠지는 게 다 들리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죠.

비트코인은 화폐이기도 하지만, 그걸 주고 받는 자체가 벌써 결제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머니가 아니라 그 이상의, '페이니(pay+money)'다"라고 규정합니다. 이런 편의가 있으며, 보안 이슈도 그 자체가 이미 해결책을 마련했다면, 사람들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법정 화폐라는 것도, 그 정부가 신뢰를 잃거나 레짐 체인지 같은 위기를 겪는다면, 어차피 종이 자체에 무슨 위력이 화체된 건 아닙니다.

허나 비트코인은 어떤 정부, 공적 기관이나 단체의 endorsement 도 없고, 그 자체가 똑똑해서 쓸모를 확보하는 거라, 이제 대중의 인식만 확산되면 모든 거래 수단을 다 대신할 수 있습니다. 이게 돈이기도 하고 결제절차이자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이 장부이기도 하고, 정본 복사본이 동시에 수도 없이 뿌려지는 구조라서 누가 위조를 못 합니다. (이 책에서는 언급이 pp.89~90에 있습니다. 대중서이기 때문에 그 보안 원리까지는 설명이 필요 없을 텐데 정말 최대한으로 쉽게 풀어 주셨네요. 정확하게 알아야 남한테 쉽게 이해시켜 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잘 알아도 성격이 나쁜 사람은 자기만 알고 싶어서 쉬운 설명에 신경 안 씁니다만)

이 책의 깊이와 신뢰도는 챕터3에서 잘 증명되네요. 전자지갑을 만드는 방법이 아주 쉽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컴퓨터 켜고 해당 설치 파일을 실행하기만 하면 됩니다(.exe류는 언제나 믿을 만한 사이트에서 받으시길요). 모든 PC 프로그램이 다 그렇습니다만 깔고 환경 설정 들어가서 몇 번 조작해 보면 다 익숙해집니다. 단 이 비트코어 코인의 경우, 바로 거래에 쓸 작정이라면 기본 사항이나 설정, 작동법 등은 한번에 함께 배워야 치명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이 책 저자분들의 설명처럼) 단일 세션에서 전체를 조감할 필요가 분명 있습니다.

MS윈도10의 이상한 정책 때문에 강제 업데이트 실행으로 비트코인 관련 작업(혹은 다른 뭐라도)에까지 지장이 생기곤 하죠. 저자들이 참 세심하신 게 이런 상황까지 예상하여 유저 모르는 새 자동으로 껐다 켜지는 일이 없게 배려합니다. p177을 보면, 요즘 또 이런 쪽을 노리는 자들이 있어서, 우리가 코어 코인 전송할 때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를 통해) 가짜 주소가 대신 기입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미지 코드를 (입으로 잠시) 외운 후 눈으로 보고 (가능하면 내 키보드로 직접 써 넣어야겠죠) 주의해서 입력하라고 하십니다. p181애 보면 개인키는 절대 파일로 저장하지 말고 프린트를 따로 해 두라고 합니다. p214에 보면 여러 컷의 사진과 함께 하드웨어 지갑 설정 방법도 나옵니다.

이게 다 고수들이 자신들이 실전에서 애착을 담아 하는 방식 그대로를 실감나게 전수하는 느낌이 전해져서 좋았습니다. 이 책 한 권 갖고 수시로 따라 하며 몸에 익히다 보면 일반인들이야 현 시점에서는 뭐가 막힌다거나 별로 불편할 게 없을 듯합니다. 4부에서는 이더리움이라든가 기타 가상 화폐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어, 저자분들의 꼼꼼하고 한 발 앞서 모든 걸 체크하는 성격이 그대로 표현되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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