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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전자공시로 끝장내기 - 공시 속에 기업의 본심이 숨어 있다!
윤킴 지음 / 아이앤유(inu)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어떻게
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후회도 남기지 않을까요? 많은 이들은 아직도 전근대적인 동기와 방식에 의해 결정하고, 큰
돈(본인에게는)의 용처를 정하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듭니다. 자료와 분석과 합리적인 전망에 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분위기에 휩쓸리고, 주위의 입소문에만 의존하고, 감정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쩌다 한 번 좋은 결과를 냈다
해도, 그것이 추세화되어 지속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는 도저히 없습니다.
투자뿐
아니라 세상사 모든 이치가 마찬가지입니다만, 공부, 연구를 한 후 신중하고 이성적인 과정을 거친 후에 결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럼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어떤 정보를 참조해야 하는가? 그 답은 "전자공시"에 다 나와 있습니다. 과거에는 열람을 위해 다소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했으나, 현재는 모두에게 오픈시켜 둔 사이트 몇 곳에만 접속하면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살필 수 있습니다.
정석의 길이 여기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관성적으로 입소문, 근거 없는 충동에 또다시 기댑니다. 저자분이 이런 책을 펴낸
것도,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서일 겁니다. 바른 방법을 젖혀 두고, 구태여 굽은 길을 택하는 생리가 딱해서일 겁니다.
전자공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소는
http://dart.fss.or.kr입니다만 책에도 나와 있듯 전자공시라는 키워드를 유명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써 넣는 편이
훨씬 빠르고, 혹 문자 일부를 미스타이핑했을 때 위조 사이트로 잘못 이동되는 위험도 막을 수 있겠습니다. DART나 "다트"는
번거로운 다른 정보가 함께 제시될 수 있으므로 "전자공시"가 가장 무난하겠고, 한번 접속하신 후 즐겨찾기를 해 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은, 마치 부동산 하시는 분들이 국토교통부나 민원24 같은 데 아예 붙박고 살듯이, 입수 가능한 것
중 가장 객관적인 정보를 옆에 끼고 살아야 그 결정에 후회가 없습니다. 비슷비슷한 수준끼리 백날 짙은 담배연기 뿜어대고 부족한
공신력 품앗이하며 미심쩍은 정보 주고받아 봐야 소용 없죠.
공시는
수시로 이뤄지므로 어떤 것이 가장 업데이트된 보고인지는 한눈에 안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께서는 검색창 우측의 "최종
보고서" 란에 체크를 하는 옵션을 소개해 줍니다. 이런 팁도, 좀 뭘 아는 그룹과 담소를 나눠도 나누는 분들은 아는데, 주식
투자를 몇 년씩을 했다면서 "그런 게 다 있었어?"라고 되묻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발전이 있으려면, 애초에 수준이
되는 무리에 끼든지, 아니면 독한 마음 품고 수준 업그레이드를 위해 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를 한다면서 정작 배당이 뭔지, 왜 특정 날짜를 넘기면 "배당락"이란 게 발생하는지 그 이유도 모르면서 무작정 남들 따라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은 본디 투자자로서, 혹은 회사의 지분권자(아무리 미미해도)로서 그 회사가 올린 실적을
공유받기 위해서죠. 배당은 그래서 주식 보유의 본체이자 본질적 목적입니다. 매도 차익은 그 다음 문제이고요. 하기는 요즘 이슈인
"딥러닝"이란 것도, 목적도 모르고 알고리즘도 형성 안 된 컴퓨터에다 입출력세트만 잔뜩 집어넣어서 패턴을 형성하게 하는 게 기본
원리입니다만, 사람은 기계처럼 연산 능력이 뛰어나지도 못할 뿐더러, 몇 번의 요행을 통해 바른 교훈을 얻기(컴퓨터는 혹 가능할 수
있습니다만)보다는 전혀 상관 없는 개인적 신념이나 근거 없는 자신감만 강화하는 버릇이 있습니다("난 타고난 주식 촉이
있나봐!"라든가, "공신력 있는 아무개 말을 따랐더니 잘 되었어!" 같은). 생각 없는 추종, 관성적 투자라면 서너 차례야 운이
좋았다손 쳐도, 언젠가는 단단히, 공부 안 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보통
교과서에는 딱딱한 설명과 정의만 나열되어 있지만, 이 책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실제로 있었던 사례를 함께 듭니다. 예를 들면
p031에 나온 "선데이토즈"의 액면 병합 결정인데, 그 다음 페이지에 "5의 배수가 못 되고 남는 단수주"의 처리 같은 건
어떻게 하는지도 설명이 친절히 나와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걸 단주(端株)라고 했죠.
주식시장을
꾸준히 관찰 안 한 이들은 현재 네이버, NHN엔터, 그리고 웹젠의 소유지분관계가 대체 어떻게 된 건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책에는 사항 설명을 하면서 든 예시 중에, 이해진 회장, 이호준 회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의 그간 사정을 설명해 주고
있어서,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부수적으로 이 스토리가 머리 속에 자동 연결, 생성될 정도입니다. 고수의 책은 이처럼, 여담이나
예시 속에서도 어떤 교훈이랄까 맥락을 배울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pp.
38~40에는 특히 2016년에 있었던 NHN 유상증자(실패한)에 대해 일종의 케이스스터디처럼 독자를 위한 설명을 베풉니다.
입소문이나 추종 투자를 하는 이들은, 이처럼 뭔가 거대한 움직임이 수면 아래서 이뤄져도 그 맥락을 못 찾습니다. 혼자 힘으로
이처럼 정확한 분석을 하려면 그래서 따로 이런 책을 보고 정석 공부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들도 남들처럼 맥락
있는 이해를 하고는 싶어서 열심히 귀동냥을 합니다만 그런 저급 정보를 아무리 모아 봐야 근본 바탕이 없는데 양질전화가
이뤄지겠습니까.
우회상장 같은
좋은(그런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슈가 대두되면 또 일부 소양 없는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선 광풍이 휩쓸고 지나갑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비상장은 펄이다, 상장은 쉘이다 같은 근거 없는 도식화가 이들 공부 안 한 분들 사이에서 이뤄지지만, 요런 심리를 정확히
꿰뚫는 기업사기꾼들의 먹잇감이나 될 뿐이죠. 저자는 그래서 이른바 먹튀 IPO, 배임, 횡령을 특히 주의하라고 권고합니다.
투자에서 어떤 스테이지만 단편적으로 주목하면 사기 당하기 딱 좋습니다. 이 책에도 잘 소개되어 있듯, 지금은 숨은 진주나
의기양양하게 공개하는 듯 기대를 모으지만, 혹 나중에 어떤 한심한 꼴로 "상폐"를 예비할지도 경우의 수 중 하나로 머리 속에
그려져야만 합니다. 이 챕터 후반에는 몇 년 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스팩" 형태의 상장도 소개됩니다. 저자의 한 마디, "스팩이
제안하는 조건은 정식 상장할 때에 비해서는 좋지 않은 게 보통이므로,... 직접 코스피, 코스닥에서 공모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일반 투자자들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용어를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스토리가 형성되고 내가 행하는 기대가 정확한 예측에
가까워집니다.
유상증자는 물론 책에
나온 대로 대개는 악재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어떤 동기, 계획에서 이 유상증자가 이뤄졌는지 투자자 입장에서도 입체적 분석을 해
봐야 후회 없는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악재, 호재, 악재,.. 처럼 메뚜기뜀을 뛰어 봐야 엉뚱한 이들 좋은 일만 시킬 수
있으니 말입니다. 기존 주주들은 꼭 청약을 해야 하느냐? 책의 표현처럼 "해 봐야 본전"이지만, 안 하면 지분율이 낮아지는 게 또
현실입니다(단, 자기주식 보유 경우 다소 예외). 행사를 안 하려면 신주 인수권은 따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적절하게
이를 두고 "콜옵션의 일종"으로 규정합니다(이에 대해서는 p102의 전환사채 파트도 참조. 또, p104 등에 나온 신주인수권부
사채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함께 읽어 두면 유익합니다).
반대로
무상증자는 대개 호재로 간주됩니다. 저자는 "꼭 좋다고만은 못할 이 이슈에 대해 왜 시장은 (대개) 호의적으로 반응할까?' 같은
의문을 제기하며, 그에 대한 분석을 독자들에게 해 줍니다. 환율과 금리 변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똑같은 조치 단행이, 어떤
때는 청신호이며 어떤 때는 경계경보가 되는지, 정보를 입소문에 의해 단편적으로 처리하는 습관이 굳은 이들은 도통 이해를 못
합니다.
20년 전 외환위기 때
지겹게 들은 것처럼, 감자 중 무상감자는 보통 회사의 결손이 심각하여 살아날 가망이 없을 때 이뤄집니다. 오늘도 80원이나 하락한
지엠피의 경우가 책에 나와 있기도 한데요. 다만 이런 한계에 몰린 기업 주식들이 가끔 단기호재(혹은 그러리라는 오인)로 상승하는
국면이 있기는 합니다. 책에서 누누이 강조되는 대로, 경솔히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배후의 동인을 주시해야 하겠습니다.
유상감자가
이뤄지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투자자금 회수, 갑작스런 벌과금 부과, 소송 패소, 상속세 납부, .... 책에 소개된 제페토의
사례는 투자금 회수의 경우로 보고 있습니다. 결론부에 나온 대로, "... 이 과정을 통해 지분 정리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같은
대목을 유심히 읽어야 하겠습니다.
출자전환은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하이닉스가 겪은 일이 그 대표라고 할 수 있죠. 당시 근로자 대표는 채권단을 향해
"출자전환을 하란 말입니다!" 같은 절규를 내뱉기도 했는데(안 그러면 당장 거리에 내몰리는 대량 실업 사태 발생), 여튼 그런
과정을 거쳐 현재는 워크아웃 규정도 많이 정비되고, 상법 관련 규정도 개정되고, 통합 도산법도 만들어져 시행되는 상황입니다.
리픽싱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죠. 저자께서는 "전환가액 조정 방법은 참고만 하면 된다"고 독자에게 부담을 덜어 주려 하시는데, 바로 두
페이지 뒤에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내가 돈 벌려고 하는 공부인데 이걸 날림으로 벼락치기로 하면 부모님 선생님이 속 썩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손해입니다. 공부하는 이유는 주식카페나 피씨방에서 아는 척 하는 게 아니라, 내 머리 속의 예측 모델을 덜컹거림
없이 유연하게 동작시키려는 겁니다. 공식을 잘 읽어 보면, 아 그래야만 하겠구나 하고 상식선에서 이해가 됩니다. 쓰잘데기없는
정치 가십은 잘만 외우면서 정작 필요한 공부는 최소한으로만 하려고 요령을 피워선 안 되죠.
상환전환
우선주는 "주식"인데도 이제는 그 실질을 반영하여, 전환사채나 마찬가지로 부채 계정에 분류되게 합니다. 단 상환권을 기업에서
가질 때는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점 유의해야겠죠. 이래서 (책 맨앞에도 나오지만) 주석도 꼼꼼히 읽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소한
듯 보여도 날짜 계산을 잘못해서 손해를 안 보려면, "거래일, 휴장일"의 변동에 따라 언제까지 체결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겠습니다. 마침 2018년 연말이, 책에 나온 대로, 자칫하면 착오를 일으키기 쉬운 경우이기도 합니다.
자사주
매입이 왜 이뤄지는 지도 책은 자세히 설명합니다. 이 파트 말고도, p138에 보면 공개매수는 어떤 동기에서 이뤄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처럼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어떤 시나리오의 일부"로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한 개념 파악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초두에 개념 파악을 정확히 해야, 후회 없는 투자가 가능할 뿐 아니라, 뭘 자기 힘으로 예측하고 적중시키는
쾌감이 생깁니다.
단, 좀 아쉬운 건 2016년 4월의 한미글로벌 사례가 좀 자세히 다뤄졌으면 했는데요. 이 사례에 대해 저자님의 탁견이 궁금해서였습니다.
p151의
인적 분할, 물적 분할은 많은 이들이 구별을 어려워하는 문제 중 하나인데, 저자께서 직관적으로 최대한 쉽게 설명해 줍니다. 바로
뒤에 일동제약의 2016년 사례가 소개되는데, 이 케이스가 공교롭게도 두 유형이 동시에 융합되기도 했고, 설명이 소상해서 제
주변에 있는 이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도 합니다. 이 대목만이라도 꼭 찾아서 읽어들 보셨으면 하네요.
그
뒤에 보면 메가스터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신정부뿐 아니라 직전 정부도 사교육에 대해서는 적대적이었으므로 새삼스러운 소리는
아닙니다(그 앞 MB 정부 제외). 또, 이 기업도 사업다각화(브랜칭아웃)를 통해 생존의 길을 절실히 모색하지 기존 노선만
미련하게 고집하겠습니까? 공무원 시험 응시, 편입, 자격증 대비 등 사교육 시장은 오히려 외연이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회사원(직딩)들도 공부를 해야 해요. 일일이 어떻게 정부가 너구리잡듯 이런 걸 다 손을 대겠으며, 또 그럴 유인이
뭐겠습니까?(애들 교육은 학부형들이 아우성이니 그렇다 쳐도) 그 기업 오너, CEO가 얼마나 똘똘한지, 시장에다 적정 신호나 줄
만큼 여유가 있는지, 전략적 대처를 하는지를 더 살펴야 합니다. 업종이 문제가 아니라요.
p170에는
영업양수도와 자산양수도의 구분에 대해 역시 직관적인 설명이 잘 나와 있습니다. 특히 자산양수도는 고용 승계의 부담이 적으므로
"악용"되기도 한다는 서술이 돋보입니다. 영업양수도에 대해서는 2014년 삼성 - 한화 그룹 간의 이른바 "빅딜" 사례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화는 직원들의 "신분 강등"을 고액의 성과급으로 잘 무마한 듯합니다. 하긴 성과가 잘 나오고 나서야 가능한
조치이긴 하죠. 회장님이 통이 크시니까...
지주회사
전환시 일거에 양도차익이 발생하면 납세 부담이 커집니다. 이런 부담을 줄여주고 정책적 배려가 이뤄진 게 과세이연인데, 과세이연은
이 경우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 조건에서 규정됩니다. 그래서 주식 공부하시는 분들은 세법책, 회계책도 틈틈이 보고 완벽에 가까운
소양을 쌓아야 합니다.
부록에 실린
"사업보고서 읽기"도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하겠습니다. 사실 공시사항 확인에 버릇을 잘 들이면 계속 정보가 "고프게" 되고, 해당
기업 사정이 막 궁금해지면 이런 보고서를 안 들춰 볼 수가 없는데, 처음에 습관이 안 들면 어렵죠.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땐
내가 필요한 것만 뽑아 보겠다는 생각은 좋지 않습니다. 고수의 조언을 통으로 흡수해야 합니다.
p218에
보면 "....'카카오'를 마치 남의 일처럼 써 놓았다. 왜 그럴까?" 라고 의문을 제기합니다. 보고서, 혹은 무엇을 읽을
때라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선 모든 게 다 신기하게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무덤덤하게 수용하면 그게 예전에 하던 입시 위주의 죽은
공부죠. 존속법인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이고, 소멸되는 법인이 카카오이므로 저런 주객 구분이 이뤄진 겁니다. 단, 책에도 나와 있듯,
이후에는 사명 변경이 이뤄졌다는 설명이 나오므로, "카카오가 소멸되었어?" 같은 의문은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책은
깔끔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사항만 정리되었으므로 산만하지 않게 읽을 수 있으나, 예시와 심화 팁도 많이 삽입되었으므로
맥락 있는 이해가 가능합니다. 물고기 그 자체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일러 주는 책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