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사코리아 수학 퍼즐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멘사코리아 퍼즐위원회 지음 / 보누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지능지수와 퍼즐 푸는 능력이 반드시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고는 못 하지만, 지능지수(대체로 IQ로 정의되는) 높은 이들이 퍼즐 풀이를 즐기는 건 사실입니다. <문제적 남자>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분들은 알겠지만, 퍼즐은 일단 그것을 만들어 풀어 보라고 제출하는 과정도 (만드는 이들에게는) 남의 문제 푸는 것 못지 않게 큰 기쁨이고 오락입니다. 또, 일단 출제한 문제를 어떻게 하면 다양하게 해석하여, 출제자의 의도와는 또다른 답을 여럿 창의적으로 도출할지도 쏠쏠한 재미를 줍니다. <문제적...>을 시청한 분들은 패널들이 그런 "창의적 풀이"를 두고 "아름답다"고 평하는 것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입체파 등 추상화풍이 등장한 이래 수집가들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들 작품을 놓고 새로운 취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명작은 이처럼 취향이 고상한 이들이 앞다퉈 선호를 형성하고 높은 호가를 경쟁하지 않으면 탄생하기 어렵습니다. 퍼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퍼즐의 고수들이 이처럼 산뜻하고 기발하며, 마치 두뇌의 오랜 유휴 파트까지 살뜰히 자극하여 두루 피가 통하는 듯 상쾌한 정신 체조를 유도하듯, 뒤에 제시된 해답과 나의 풀이가 과연 일치하는지, 문제 하나당 10분 정도 바짝 정신을 집중한 후, 무릎을 치며 환호하든, 아니면 조금만 더 생각해 볼 걸(혹은 눈을 크게 떠 볼 걸) 같은 아쉬움을 토로하든, 출제자 못지 않게 이런 책은 열성적으로 풀이에 임하는(그를 즐기는) 독자들이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터를 크리에이트하는 몫은 안몫 높은 감정가와 수집가들의 것이듯 말입니다.  


아래는 제가 제 나름대로 이 책에 수록된 문제들에 대해 시도한 유형화입니다.

(언급이 따로 없는 문항들은 패턴 파악 - IQ 테스트의 가장 기초 포맷) 


1번(p28)과 9번(p36), 16번(p43), 34번(p61), 44번(p72), 61번(p89), 93번(p123), 96번(p126), 110번(p130), 135번(p166), 141번(p173), 144번(p176) 같은 경우, 한국에서는 중등 교육 과정 수학(중에서도 중학교 2학년)만 정확히 이수해도 이원일차 연립 방정식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해결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출제자의 의도는, 연필과 종이를 쓰지 말고 직관(에 가까운 방법)을 통해 해결해 보라는 쪽이겠습니다.

20번(p47), 117번(p147) 같은 경우, 수학보다는 논리적 추론을 통해 경우의 수를 차차 줄여나가며 유일한 해(상황)를 구하는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도 종이에 일일이 순서도를 그려 가며 모순 선택지를 소거하면 답은 금방 나옵니다. 그러나 출제자의 의도는, 어디까지나 두뇌 훈련(시냅스 활성화)과 풀이 자체의 기쁨을 시행하거나 느끼라는 것이므로, 정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해도 가능하면 머리 속에서만 메모해 가며 문제를 풀어 보십시오. 입시도 아니고 입사 필기 시험도 아니니 말입니다. 


7번(p34)를 보시면, 책 뒤에는 답이 한 가지 경우만 제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직관과 몇 번 안 되는 시행착오를 통해 경로를 발견할 수 있죠.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아래 이미지를 보십시오.





이상이 제가 찾아낸, 책에서 제시한 것 말고 문제의 조건을 충족하는 모든 답들입니다. 모두 다섯 개죠.

일단 맨마지막 배열이 (뒤, 뒤, 뒤)가 되어야 하므로, 끝에서 둘째줄에는 (뒤, 뒤, 앞), (앞, 뒤, 뒤), (뒤, 앞, 뒤)가 반드시 와야 합니다.

그런데, 세 칸 중 하나는 반드시, 아래의 네 줄에서 "뒤"로만 채워져야 합니다. (물론, 위의 네 줄은 "앞"으로만 채워지겠고요)

이 경우, 만약 (뒤, 뒤, 앞)이라면 셋째 칸에는, 마지막 네 줄이 "뒤뒤뒤뒤"가 될 수 없습니다. 첫째 칸과 둘째 칸에만 "뒤뒤뒤뒤"가 와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앞, 뒤, 뒤)라면, 둘째 칸과 셋째 칸에만 "뒤뒤뒤뒤"가 올 수 있습니다. (앞, 뒤, 앞)이라면, 첫째 칸과 셋째 칸만 "뒤뒤뒤뒤" 배열이 가능하죠.

그러므로 답은 2x3 해서 모두 6개가 나옵니다. 이 외에는 답이 있을 수 없음도, 이상에서 증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한 번에 한 개씩만 동전을 뒤집을 수 있고, 중복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으므로, 각 단계(6단계. 처음과 끝이 정해져 있으므로)에서 일일이 가지치기 식의 경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을 다시 보십시오. 빨강색과 녹색은, 절대 같은 열에서 만나지 않는다는 패턴이 발견됩니다.

"하노이의 탑" 문제의 구조와 대조해 봐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이 책 서문에 나온 교훈을 다시 읽어 봅시다.


"은밀한 규칙을 찾아라."

"전략을 갖고 문제 풀이에 임하라."


즉, 우연과 직관에 의존해서 문제를 푸는 것도 (재미를 위해서는) 좋겠으나, 문제 풀이를 넘어 나의 뇌를 보다 활성화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풀이과정에서 보다 일반화한 절차를 의식적으로 추출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현상의 배후에 숨겨진 원리를 지긋이 응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우리의 크리에이티브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절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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