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텔분양 투자로 평생 월세를 받는다 - 25살, 내가 명동호텔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비결
백승우 지음 / 오투오(O2O)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나이 스물 다섯에 명동 한복판 입지의 호텔 지분권자가 되어, 월 수백대의 수익을 챙긴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청년입니다. 금액이 설사 수십만에 그친다 해도, 자신이 투자에 들인 노력을 보상하고 남는 수준이라면 그게 어디겠습니까. 이 수익은 본업도 아니고 부수입인데 말입니다. 더군다나 또래들이 9~10시간 뼈빠지게 일해서 버는 돈이 월 100이 채 안 되기도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요.

저자의 "스펙"을 보면 맨 아랫줄에 "삼성전기 입사 예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학교는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군복무는 이 책에도 상세한 설명이 나와 있지만, 학군 장교 복무로 해결한 분이네요. 저자의 장점이랄까, 자계서 집필자로서 확실한 메리트를 들자면, 무엇으로부터든, 무슨 경험으로부터든, 무엇이라도 배우고 나온다는 그 성실성이라고,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로서 정리하고 싶습니다. 그는 장교로서 사실 고달프거나 따분했을 수도 있을 복무 시간을, 그 업무로부터 배워 나올 수 있는 모든 걸 챙기면서 귀한 경험으로 채운 분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학군단 상급자들에 의한 언급이 곳곳에 나오는데, 훌륭한 분과의 만남은 결코 그 인연을 소홀히하지 않고, 이후의 인맥으로 다져 두는 꼼꼼한 습관이 몸에 밴 분입니다. 성공하려면 정말 이런 점이 체질로 스며들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다지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는 "아 이런 분이 호텔 투자로 성공했으니 나도, 우리들도 다 같이 따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그런 기회가 누구한테나 올지도 극히 의문이거니와, 어쩌면 요 사이클을 지나고 난 후 명동호텔 경기는 식을지도 모릅니다. 꼭 메르스 한파와 요즘 중국에 일고 있는 이상열기의 혐한 바람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떤 섹터가 일시 성황을 이루었다 해도, 그 활황이 금세 잦아드는 건 특히 한국처럼 성장 동력 자체가 꺼져 있는 나라에선 흔한 움직임이기 때문이죠.

이 책에서 배워야 할 내용은, "이런 투자처가 좋다"는 정보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근거 없는 소문과 이미 피크를 지난 정보에 속지 말고, 냉정히 그 실속을 따져서 판단하고, 판단이 섰으면 즉시 행동으로 옮기라는 그 교훈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아주 담담하게 말을 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말은 쉬워도 책에 적어 놓은 그 하나하나를 실제로 해 보기가, 엄청 어렵지 않았을까 짐작되었습니다.

만약 어떤 이가,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부동산 투기, 펀드 탐색에 일가견이 있어서 그 에서 보고 배운 가락이 있다면, 커서 자신도 몸에 밴 대로 따라하는 게 그리 무리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 저자는 그저 평범한 중산층 자제입니다(제가 책 곳곳에서 느끼기로는, 좁은 의미의 "중산층"이라기보다 그저 중류층 출신이 아닐까 정도). 그런 분이, 어디서 "호텔 투자"가 유망하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한들, 거기다가 (애써 구한) 목돈을 심어 둘 생각이 쉽게 들겠습니까? 내 주위에서 못 들어본 정보, 지식은, 따져 볼 것도 없이 틀렸다는 게 보통입니다. 이런 사람들도, 나중에서야 "아 그 사람 대박 쳤다더라" 같은 소문이 나면, 그제서야 이제 진리라는 듯 너도나도 묻지마로 줄을 섭니다. 투자의 핵심은, 정확한 정보로 냉철한 계산 하에 이익이라는 판단이 섰으면, 누가 주변에서 뭐라 하든 과감한 결행에 주저가 없는 태도입니다. 이 책 저자분은, 책에서 느껴지는 말투로 봐선 대단히 신중한 타입 같은데, 주위에서 아무도 안 할 것 같은 호텔 투자로 이처럼 재미를 보고 있다니 참 대단합니다.

스펙을 보면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입니다. 적당히 좋은 학벌이고, 이렇게 성실한 분이 10대 시절이라고 놀았을 리 없으니 갖출 만한 스펙이죠. 그 밑에 보면(이 서평 저 위에 적었듯) 삼성전기 입사 예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분 아버지 뻘 되는 세대 상당수와는 정반대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삼성전기 퇴사 예정. 퇴직금으로 투자처 여러 군데 물색 중. 마땅한 곳 없어 치킨집 개업 예정" 그런데 이분 말이, "진짜 스펙은 (요즘 세상이라면) 통장 스펙이다"라고 합니다. 대학을 어디 나왔든, 집안이 어디든 간에, 자기 이름으로 된 통장에 잔고가 없으면 그게 바로 하층민이라는 냉혹한 평가입니다. 이 말은 어설픈 우월의식이 아니라, 실속을 챙기며 사는 빠릿빠릿한 인생이 아니면, 남은 인생 전체가 좌절과 불만으로 물들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분이 투자처를 찾아볼 때, 처음에는 상가, 오피스텔 쪽으로 생각했답니다. 누구나 이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게 보통이고, 늦게 잡아도 6, 7년은 된 트렌드입니다. 그런데 이분 생각이, 투자 대상에 일단 공실률이 높으면 안 된다는 거였는데 뭐 당연하죠. 생돈을 박아 넣고 손가락만 빠는 그것처럼 조바심, 자괴감 느껴지는 시간이 있을까요. 주상복합 투자는 이래서 일단 대세를 이미 지난 겁니다. 그러니 투자자를 못 구해 다들 안달이죠. 오피스텔은 일단 세입자가 고소득자라는 안정감이 있으나,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5년이면 시설상 외관상 매력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라고 (그 스스로) 판단했다고 합니다(이렇게 되면 사실상 "레몬"이 되어, 괜찮은 고객이 외면합니다). 제가 책 읽으면서 감탄한 게, 이분은 이처럼 "카더라"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만의 정확한 기준을 세워서 그에 의거한 후회없는 결단을 내린다는 것. 이게 참 쉽지 않거든요.

이분은 역시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한 분이라서인지, 용어를 정확히 구분해서 쓰는 게 돋보였습니다. 자신은 명도 하고 다닐 자신이 없어서 (오피스텔 투자를) 포기했다는데, 이분 말이 "명도는 법률상 용어는 아니며, 정식으로는 인도라고 할 뿐이다."라네요. 정확합니다. 명도는 우리 착각과는 달리, 실무나 시장에서 쓰는 말에 불과하죠. 그런데, 판례를 통해 확립된 것도 있어서, 판결문에도 "가옥은 명도, 토지는 인도"라고 이미 사용례가 정해져 있습니다. 현직 판사님한테 직접 들은 이야기이므로 믿어도 됩니다. 여튼 이렇게, (순전히 투자 관점에선) 사소한 사항도, 법대 출신 아닌 경제학과 출신이 이렇게 정확히 (일단은) 가리고 드는 태도가 참 돋보였습니다. 이런 사소한 데서 이렇게 야무지게 하는 분이, 자기 큰 돈이 걸린 투자에서는 얼마나 철저하게 처리하겠습니까.

이분이 목돈 손에 쥐고 뭘 할까 고민할 때, "선배" 한 사람이 찾아와 다단계를 권하더랍니다. 다단계라고 하면 아주 바보 아닌 이상 누가 그런 걸 하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제 주위에도 (이 저자분보다 더 상위권대 출신에)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 출신이 하는 분 있었습니다. 아직 높은 순번이라면서, 이런이런 메리트가 있으니 하자는 말에, 일단 수긍이 가더랍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 보니, 이미 그 업체는 탑 랭크가 다 찼다면서(책에 이런 말은 없지만 제 해석으로) 당장 그만두라고 단칼에 자르더라네요. 여기서 이 저자가 하는 말이 걸작인데, "여튼 투자는 인맥으로 한다. 그 선배도 뭔가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걸 권했을 것이다."에요. 저 같으면 누가 다단계를 권한다. 이러면 선배고 뭐고 없습니다. 나한테 사기치려는 인간한테, 싸움이 아니라, 행위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의미에서 아주 살벌한 응징을 했을 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 이분 참 착한 분인가 보다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저자가 하는 말은, 투자는 여튼 인맥에 의존 안 할 수 없다"인데, 저는 읽으면서 좀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선 저자 본인은 객관적 정보를 참 중시하는 편이고, 이 이야기도 결국은 "좋은 인맥"이 나쁜 인맥으로부터 자신을 세이브했다는 결론으로 받아들여도 되거든요.

왜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시장이 커지는가에 대해 저자는 자기 나름대로 쉽고 시원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제가 보긴 이 대목 한정으로 선대인 소장 책보다 나은 구석도 있더군요. 하지만 여러 리스크를 각오하지 않고서야, 이곳이 퓨처라고 장담하긴 힘들 수 있습니다. 저자는 근래 화제가 되었던 <부의 추월 차선>에서 여러 대목을 인용하며, 결국 남들 잘 눈 안 돌리는 블루 오션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여유 있는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실속과 알짜 교훈으로 가득찬 멋진 책이었고, 호텔 투자에 관심 없는 분들도 읽어 볼 만한 재테크 책입니다. 이런 책까지 써서, 소의 잡뼈 하나까지 알뜰하게 이용한다는 자세로, 자신이 일단 투자처 물색에 들인 비용은 그 본전까지 뽑는다는 듯, 살뜰하게 출판 수익까지 올리니, 얼마나 이분이 야무진 분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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