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하는 진짜 리더십 공부 - 사람도 성과도 놓치지 않는 스마트한 팀장 리더십
박봉수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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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단계를 넘어 관리직 초입에 이르면, 나의 능력을 계발하고 다듬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바로 아랫사람들 도닥여 주는 스킬과 요령입니다. 책임이라는 게 그래서 무서운 거고, 사람의 자질을 평가함에 있어서 지식이나 능력보다 더 높은 비중을 두어야 하는 영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현장에서 다양한 체험과 인사관리를 맡아 오신, 업무와 조직 경영의 달인이라 할 박봉수 원장님의 저서입니다. 보기 참 편하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일을 해 본 적 없는 분들에게는 "아 역시 다 좋은 말씀이구나"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실제 사람들을 독려하고 윗분 비위 챙겨가면서, 납기와 품질은 그것대로 다 준수, 달성해야 하는 피를 말리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겪어 본 분들한테는, 요즘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지난 시절 유행어처럼 "피가되고 살이되는" 교훈으로 가슴에 와 팍팍 꽂힙니다.




사실 이 책은 내용 중 버릴 게 없는 책입니다. 260여쪽 분량의 얇은 책인데, 이 책에 나온 내용도 도그마, 지짐으로 삼고 소화하지 못한다면 사실 팀장급 이상 관리직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개별 근무 환경에 맞춰 이에 더해 몇 가지 현장에 특화된 요령을 더 알아야 최고위직까지, 아니면 임원에까지 승진할 수 있을 테고요. 이 책에 나온 내용은 기본적으로 몸에 배게 하고, 하루에 두 챕터씩 읽고 외우고 마음에 가슴에 새겨야 할 줄 압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박봉수 원장님께서 다양한 기업을 두루 거치고 현재 본인의 컨설팅사 대표까지 지내시는 분이라, 한국 도처에서 각개 약진 중인 그 무수한 기업 환경의 최대공약수라 할 만한 것들만 잘도 추려 주신 것 같습니다.

저의 눈에 일단 먼저 들어 온 가르침은, "일 못하는 사람에게라도 일단 일을 맡기라"는 것입니다. 하긴 대한민국의 노동관계기본법이 무분별한 해고를 허용하고 있지 않으니 그런 의미에서도 실용적인 조언이긴 합니다만(게다가 중간 관리자에 불과한 팀장이, 행여 더 고참 사원에게 모질게라도 하면 좋은 평판이 퍼질 리가 없기도 하고요), 박 원장님은 (제 추측으로) 아마 인적 자원(HR)의 효율적인 관리, 운용 차원에서 이 원칙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회사가 그를 적정하게 평가해서 입사시킨 사원인데, 이를 홀대하면 결국 스스로의 안목과 가치 지향을 부정하는 결과도 되니 말입니다.



박 원장님은 여기서 노자의 가르침도 인용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란 물 흐르는 것과 같아서 무리와 압박 등의 수단이 끼어들면 반드시 그 전체가 어그러지게 되어 있다." 자계서의 요즘 첨단 흐름으로서, 중국 고전에의 전거 의존이 이 책에서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이 말 참 공허하게 들리시죠? 제가 중학교 때 기술가정 선생님(담임 선생님이시기도 합니다. 타지에서 오신 분인데 아주 근성과 카리스마가 강한 분이었습니다. 신입생 전체 조회 때 갑자기 제 뺨을 꼬집으며 "너 공부 잘혀?" 라고 물으셔서 깜짝 놀랐죠. 이런 분들은 서류 이런 걸 안 봐도 역시 동물적 육감이 남다르신... )이 해 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촌X들은 낡은 차가 부왕! 하는 소리를 내며 뒤에 먼지를 자욱히 일게 하고 달리면, 우와 힘 좋다고 감탄하는데, 그거 다 차 배기통이 낡은 X차서 그런 거여!"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웃겨서 혼났는데, 이 책에도 그런 말씀이 있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이 그 주행 시 소음이 지독해서 소비자들에게 평판이 일시적으로 나빠졌는데, 이를 해당 제조사는 오히려 홍보의 기회로 삼았다는 거죠. "남성적 주력과 외관을 느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역으로 이게 크게 어필해서, 젊은이들에게 그 이상과 활력의 영원한 우상, 상징으로 남았다는 게 업계의 전설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이래서는 큰일나겠구요. 대림씨티 시리즈가 안정성과 저소음, 내구성으로 시장을 꽉 잡고 있습니다.



태도가 좋아야 한다고 어디서나 강조합니다. 박주영도 아스날 구단주에게 "의외로 태도가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재능보다 때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바로 태도라는 자질입니다. 의지, 열정, 성품, 도전의 4요소를 이 책에서는 "태도"의 자질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로는 "성품= 태도"로 알기 쉬운데요. 사실 성격만 좋았지 매사에 무사안일인 직원도 회사 입장에서는 참으로 달갑지 않은 존재입니다. 의지, 열정도 다 갖추었는데 새 분야에 도전을 안 하는 사람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태도란 이처럼 4요소가 복합적으로 갖춰진 후에야 인재의 자질로 바르게 기능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직설적인 말보다, 은근 돌려 말하는 우회어법이 널리 쓰입니다. 일류 조직 아니라 최근에는 사적인 동창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고위직이나 CEO들은 본인 위신도 있기 때문에 바로 본심이 드러나는 언급을 삼가는 편입니다. 이때 이분들이 쓰는 은유, 메타포어를 잘 알아들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조언입니다. 은유로 말하는 단계에서 진의를 빨리 캐치해야 하며, 이 단계를 넘어 버리면 사태 수습이 곤란하다는 겁니다. 대개 듣는 이에게 유리한 언사는 은유를 굳이 통하지 않습니다. 상급자가 은유를 말할 때에는 반드시 긴장해야 하더라는 게 제 경험입니다.



훈계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랫사람도 모이고 모이면 세력이 되고, 그 이전에 이미 마음을 다친 하급자는 결국 나에게 부담의 부메랑이 어떤 모습으로건 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하급자가 열의를 잃거나 상심하고, 혹은 적의나 원한을 가지면 나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죠. 당장 쫓아낼 사람이 아닌 이상, 그런 사람도 기를 살려 자원으로 활용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게 올바른 경영이고, 직장 생활의 준칙이라는 점을, 이 깔끔한 책을 통해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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