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대 인도에서 명상과 수련의 한 방법으로 개발된 요가는, 오히려 현대인들이 보기에 더 많은 매력을 지니는 것 같습니다. 일단 곧고 예쁜 몸매를 갖기 위해 이 운동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고, 여기에 근래 불기 시작한 명상 수련 열풍까지 겹쳐 그 선호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요가를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분들도 많고, 학원 역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 지만 동양인, 그 중에서도 한국인에게 맞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본디 정통적인 수행 방법론이 확고히 자리잡히지가 않아서인지, 요가를 해서 건강과 셰이프-업에 효과를 ?다는 분들보다는 도로 그 자리라는 실패담이 더 많습니다.
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은 수련자 본인의 일관성과 끈기가 부조한 탓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는 강사들의 전문성, 숙련도, 학습자와의 공감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학원 수강 시간 말고 바쁜 일상 속에서 어렵고 복잡한 동작을 제대로 복습할 기회가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학원에서 여러 수강생들과 함께하는 분위기 속에, 확실히 익혀 두지 않은 동작을 집에 와서 잊어버리고, 시간이 흘러 복습 하지 않고 넘기면 결국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쉽습니다.
이 책은 요가를 수련함에 있어, 피상적인 동작 따라하기보다, 신체 특성 파악에 기반한 체계적인 자세 지도, 초급에서 고급에 이르는 단계적인 수련법 제시에 초점을 둔 이승아(나디아) 선생이 쓴 "요가 자습서"입니다. 책 아니라 비디오를 보고 따라 해도 쉽지 않은 게 다이어트 체조, 요가입니다. 만약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이 시도하려면, 진짜 아무나 다 따라할 수 있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줘야 합니다. 또, 두서 없는 동작 나열이 아니라, 왜 이 단계에서 이 동작을 해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자세, 건강, 몸매 교정 효과가 무엇인지 좀 납득을 하게 가르쳐 줘야 합니다. 무작정 선생 동작만 따라하다 보니 지겹고 힘들어서 결국 실패하는 게, 저를 비롯한 많은 중도 탈락자들의 공통된 소회였을 겁니다.

책 에는 자세를 담은 사진이 많이 실려 있었고, 이 사진들이 동작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잘 포착하고 있어서, 나디아 선생님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음성 지원이 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또, 요가의 본래 정신을 잘 지적하여, 마음가짐과 결부된 개별 동작의 요체가 잘 이해되는 설명이 각 페이지마다 부기된 것도, 독자 입장에서 만족스러웠어요.

나 자신을 잘 모르면, 그것이 바로 불행의 근원이 된다고 합니다. 자신을 잘 알아야 참다운 자기애가 생기고, 여기에서 수행 동작의 정밀성이 따라나온다는 의미 같습니다. 만족은 추구하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는 말도 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평온하고 안정된 마음가짐이라야 효과적이고 정확한 수련이 가능합니다.
pp.30~31에는 요가 도구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습니다. 학원 수강을 해도, 집에 와서는 대충 방 치우고 기억에 의존해서 복습하는 일이 많았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기초 도구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서 마음가짐이 흐트러지고, 집중도 안 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던 것 같아요. 책을 끝까지 읽으며 느낀 것은, 무슨 일에든 기초가 중요하며, 하물며 정신 수련법으로 탄생했던 요가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기본에 충실하는 게 더욱 중요했다는 반성이었습니다.
요가하다가 다치는 분들 많죠. 수행할 때 유난히 아픈 곳이 있는데, 이런 곳을 무리하게 움직이면 결국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저같이 서투른 초심자들이 언제나 이에 걸려서 중도 포기하게 되는 고비입니다. 신체의 그 부분이 특별히 아프다는 건, 평소에 잘 쓰지 않았거나, 반 대로 지나치게 뭉쳐 있어 일어나는 게 대부분이라고 저자 나디아 선생님은 말합니다. 이 책에 나온 동작을 따라하면서, 유난히 아프거나 당기는 부위는 더 신경을 쓰되, 결국 그 동작을 더 주의깊게, 자주 반복해야 성공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안 다치게 조심해야겠구요.
빈야사 요가를 별로 자세하게 안 가르쳐 주고 그냥 어려운 동작으로 넘어가는 선생님도 겪어 봤습니다. 이 책은 초보자에게 무리를 주지 않게, 빈야사 10동작을 먼저 체크해 주고 있습니다. 기초를 소홀히하지 않고 꼼꼼하게 체크하고, 아주 몸이 잘 적응될 때까지 서두르지 않고 따라하는 게 결국 몸에 무리를 안 주는 수행입니다. 책에선 군데군데 Q&A를 통해 초심자가 자주 묻는 질문이 소개되는데요, 저처럼 여러 번 실패를 한 사람이 많이 공감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메인 프로그램 15단계가 나옵니다. 시체 자세부터 시작하는 이 동작들은 마치 태권도 품새처럼, 여러 학원 전전한 이들에게 애증의 대상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자주 실패하고 잘 안 넘어가졌던 측면으로 늘인 삼각자세를 특히 주의해서 따라해 보았습니다.

혼자 하는 동작 설명도 있고, 그 뒤에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자세 설명도 있습니다. 요가란 게 완전히 독학으로는 불가능하죠. 전에 학원을 제법 다닌 분들이라 해도 이 책만 갖고 독학하는 건 불가능하며, 그게 옳은 수행 방법이 되기도 힘들 것입니다. 옆구리 지방 제거, 장 연동 운동, 정력, 활력 강화에 직접 연결된다고 합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강하고 활기찬 파워 요가"가 나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쉽게 실습할 수 있는 수준이 현재로선 아니지만, 나중에 어차피 겪어야 할 단계이므로 미리 어설프게라도 책을 봐 가며 예습해 보았습니다. 초보 단계를 떼고 나면 앞으로 학원에 가서 제대로 배울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료 요가 아사나 완성이라고 불리는 "마하 요가"가 나옵니다.

앞서서 배운 자세들의 확장 변형, 심화 응용이 대거 실려 있습니다. 자세의 이름들도 "시체" 같은 게(시체 고급 동작도 물론 따로 있지만요) 아니라 "현인의 자세" 등 품격 있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요가 철학의 개요, 다섯 겹으로 형성된 우리의 몸, 요 가의 8단계 등 본격적인 이론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이 이런 이론적 바탕이 되어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요가를 무슨 다이어트 체조처럼 가르치는 선생님들 때문에 그간 많은 실망을 했거든요, 빨주노초파남보가 차크라의 일곱 단계와 연결되어 있는 게 신기했습니다.
학원을 다니건 책이나 앱, 비디오을 보고 따라하건, 진지한 자세와 꾸준함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나다. 이 책은 신체 구조, 건강, 생리학적인 사항이 아주 간단하게나마 지적되는 게 좋았고, 책에 들어 있을 수 있는 내용은 다 들어 있는 책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소한 저는, 내가 이래서 과거에 실패했는가 보다 하는 점을 체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