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디자인 북 - 잘나가는 인생 : 남부럽지 않은 인생 : 개념 있는 인생
박정효 지음 / 알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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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 직 대학생인 시절까지만 해도, 남다른 인생을 꿈꾸고 뭔가 참신하며 새로운 일, 남들보다 더 행복할 수 있는 수단이 없을지 여러 모로 궁리를 합니다. 남들보다 안정되고 수입이 더 높은 직장에 취직하는 데까지 성공합니다. 대기업이라는 곳은 물론 모두가 선망하는 직장이나, 반면 제한된 과업만 수행하다 보니 창의력과 활력이 점점 고갈되어 가는 면이 있습니다. 제아무리 열심히 업무에 매진한다 해도 임원이 될 수 있는 길은 좁고도 좁습니다. 인생의 어느 기로에 서서, "왜 남들보다 더 현명하게, 행복을 추구할 수 없단 말인가?"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의문을 품고 이 책의 저자는 걸어온 삶의 전면적 리빌딩을 꾀합니다. 그 결과물이 이 산뜻하고 유익한 정보로 가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장은 행복을 디자인하다
둘째 장은 "행복나무 프로젝트"
셋째 장은 "하하 프로젝트"
넷째 장은 행복 꽃 피우기


이렇게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행 복이란 주관적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물질적 이해관계에 의해 철저히 조절되는 구조이다 보니, 주관적 느낌만으로 행복을 달성하기란 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행복의 토대가 되는 재산적 토대, 혹은 객관적 지표라고 부를 수 있는 요소를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합니다. "행복 디자인"의 대전제는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특수한 체험, 즉 노천탕에서의 돌연한 깨달음, "유레카"를 통해서, 행복을 정의하는 네 가지 문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첫째는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는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으면 좋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에 따라 다 다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쇼핑몰, 어떤 사람은 자신의 과제를 설계하고 그에 몰입할 수 있는 작업실, ... 중요한 것은, "이곳과 이 시각이면 나는 행복해지며, 정신의 활력이 최고조로 높아진다"고 여길 만한 모멘텀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둘째는, 행복과 불행의 요소를 잘 조절하는 균형감각이 중요하 다는 말입니다. 이를 저자는, 뜨거운 수도꼭지와 찬 수도꼭지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물만 고집하는 사람은 화상을 입을 것이며, 반대로 냉수만 몸에 끼얹다가는 건강에 해로운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아무리 행복한 사람도, 가끔한 절제와 고행을 치르어야 정신의 건강성이 유지된다는 말로 풀이됩니다. 저는 최근에 세원그룹 김문기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읽었는데, 이분은 어려서 천석꾼 집안에 태어나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인생이었고, 주유소 하나를 증여받아 평생 편하게 먹고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찾아온 깨달음은, "이렇게 살다가는 인간쓰레기로 생을 망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유소 경영이 만만한 일이라는 게 아니라, 생계가 주유소 경영의 성황에 달려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간판만 걸었을 뿐 정작 자신은 향락 위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는 거죠. 넉넉한 사람도 마른 자리만 골라 찾다 보면,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생으로 전락하기 쉽고, 바로 이것이 "행복의 수도꼭지" 이론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셋째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머리 끝까지 온수에 담글 수는 없다." 아무리 안온한 느낌을 주는 온수라도, 마냥 잠수를 하고 있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것이나 같은 이치죠. 좋은 것이라고 절제 없이 탐닉하면, 안 하느니만도 못합니다. 위의 둘째 원칙과 결국은 같은 맥락입니다.

넷째는 "집에서도 따뜻한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다."입니다. 일상에서 의외로 작은 것에서 큰 기쁨을 맛볼 수 있고, 이 책 저자를 예로 들면 반드시 노천탕에 가야먄 안락한 목욕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 행복을 실천하고 중폭함에 있어 중요한 건 언제나 마음가짐입니다.

저자는 논의 과정에서 재미있는 예를 듭니다.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다단계 판매구조위험성과 허황됨에, 왜 그토록 많은 젊은이들이 현혹되어 소중한 인생을 망치기까지 하는가? 답은 간단합니다. 분위기에 휩쓸리고 성공한 예만 눈 앞에 보여주며, 대체로 소외되어 있던 이들에게 공동체 생활과 소속감을 불러 넣어 주면, 건전한 판단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거죠. 행복을 디자인함에 있어 구체적 내용 형성 못지 않게 중요한 건, 불행을 가져다 주는 요인을 극력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 p79에, 그 실천 요령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어 느 사업가는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업이란 결국 약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강자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치사하게 약자를 착취하는 식으로 살지는 말자고 생각하곤 합니다만, 세상 돌아가는 일이 이처럼이나 비정한가 봅니다. 부모님들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소속 집단의 결정에서 절대 을(乙)의 위치에 놓이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복을 디자인할 것인가?


저 자는 "행복나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불룸컴퍼니가 주관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 과정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입니다. "자신의 긍정 정체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색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언어로 표현"하게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 과정이라고 하는군요.

역시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사 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는 부정적인 것도 있고 긍정적인 것도 있습니다만, 행복의 탐색을 시작할 때에는 긍정 요소로부터의 시작이 원칙입니다. 그 이유에 대한 저자의 설명도 명쾌합니다. 행복이라는 게 본디 주관적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자신의 긍정 요소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 행복의 진정한 단계에까지 올라설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개념은 크게 "토양-나무-씨앗"으로 구성됩니다.

1단계: 토양 다지기
시 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무슨 일이든 일단 기분 좋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기분이 좋아지기만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자는 이를 위해 체크리스트를 주고 자신의 환경을 점검할 것을 권합니다. 별 일 아닌 것처럼 보여도, 토양이 부실하면 나무가 자랄 수 없음은 매우 당연한 이치입니다.
2단계: 씨앗 나누기 (긍정 관점 열기)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나를 둘러싼 주변인들과의 관계의 건강성을 점검하는 일입니다. 행복이 아무리 주관적이라 한들, 고립된 개인으로서의 철저한 주관 한계 안에서라면 큰 의미가 없고, 우리는 누구나 사회 속에서의 소통을 통해서만 의미를 지니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3단계: 씨앗 모으기
나 자신 안에 놓여 있는 긍정적 요소를 모두 관찰하는 단계입니다. 어떤 것이 건전한 열매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인지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모색하는 순서로 보면 되겠습니다. 막연하게 시도할 게 아니라 이 체크리스트에 빈칸을 채워나가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4단계: 나무세우기
이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다 안고 과업을 진행하면, 제아무리 유능한 인재라도 과업 수행에 무리가 오는 게 당연합니다. 버릴 건 버리고, 가장 좋은 것만 골라서 효율적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일단 저자가 권하는 모범적인 샘플 리스트에서는 8개의 긍정 요소만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개인 혹은 모임의 성격에 따라 증감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5단계: 나무 키우기
아 무리 긍정적 가능성이 많았다 해도, 성장 과정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마커스와 누리우스의 언급을 빌려, 보다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전 단계에서 취해진 8가지 선택 방안을 다듬고 키워 나가는 것입니다.


이 책은 프로젝트 진행과 참여를 위한 교재입니다. 따라서 혼자서 해보는 것도 물론 의미있는 작업이지만, 비슷한 동기를 지니고 유사한 상황에 처한 이들끼리 동아리를 엮어 실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행복하고 싶고,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대한 기쁨을 찾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행복 역시 노력과 성과가 일정 함수 관계를 지니는 인간의 일인 이상, 그 성취를 위해서는 분명한 이정표와 스케줄,  패러다임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이 책은, "행복에도 그를 많이, 빨리 얻기 위한 공식과 지름길이 있다"는 명제를 확인시켜 주는 귀중한 "실천 매뉴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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