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말하는 CEO - 세계 최고의 리더들에게 배우는 성공의 비밀
제프리 J. 폭스 & 로버트 라이스 지음, 김정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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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영자란 무엇인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 어떤 것을 골라 타고, 어떤 것을 스쳐 지나가게 해야 하는지 파도타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힘 있는 정의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CEO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며 혁신의 아이디어를 장려하되, 무모한 결단에 자신과 조직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말 역시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었습니다. 기존의 경영학 서적에도 CEO의 덕목을 가르치고 정리한 책은 많았습니다만,분량도 그리 많지 않은 이 책에서 독자가 큰 공감과 교훈을 받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저자 두 분이 미국 비즈니스계에서 다양한 경력으로 경영의 잔뼈가 굵은 분들이고, 이 두 분이 인터뷰를 한 대상이 자기 영역에서 뚜렷한 성공을 거둔, 기라성 같은 CEO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CEO가 말하는 CEO>라고 되어 있지만, 책의 장점을 제대료 표현하려면 "CEO를 말하는 CEO들을 CEO들이 만나 듣고 정리하다"쯤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현장을 발로 뛰고 몸으로 누빈 소중한 경험담은, 겉으로 보아 비슷한 단어와 표현을 쓴다 해도, 오직 같은 영역에서 결단과 선택의 기로에 선 입장만이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실감이 나지 않을 대목입니다.


1장은 "조직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입니다. (이 제목이 맞는 제목이고, 차례에 실린 "조직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는 착오인 것 같습니다. 조직을 "살린"다는 말은, 이 책의 pp26~42에 나오는, 변화를 모색할 때 활용하는 5가지 기술"에 제한된 주제 같아서요) CEO는 일단 조직의 수장입니다. 아무리 도덕적이거나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해도, 조직를 질적, 양적으로 성장시키지 못하면 쓸모가 없죠. CEO의 어려운 점은, 일단 주주와 이사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수치상으로 분명한 실적을 제시하여, 자신이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파산 직전에 놓여 있는 회사에 취임한 CEO라면 그 책임은 더욱 큽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만, 이때 CEO가 명심해야 할 원칙은 1) 비전을 확실히 정하라, 2) 조직의 문화가 무엇인지를 인식하라. 3) 적절한 인재를 확보하라. 4) 언제나 고객을 잊지 말라 5) 실천 계획은 한 페이지 분량을 넘겨서는 안 된다. 이 다섯 가지입니다. 단기의 목적에 급급해서는 회사가 결국 회생할 수 없고, 여러 사람이 결함한 조직이라고 하나 머리와 팔다리가 따로 놀아서는 효율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업에는 "영혼"이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조직 문화라는 의미입니다. 인재는 결국 기업의 활력 근원이자 구체적인 실천 단위입니다. 인재를 중시하지 않는 기업은 어디에서도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죠. 또, 고객은 기업에 있어 혈액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짐 스키너의 유명한 말이 떠오르네요. "고객이 아니면, 누가 우리의 수천 수만개의 햄버거를 사 주겟는가?" 리처드 오길비의 말처럼, "고객은 멍청이가 아니고, 바로 당신의 와이프다!"가 진리인 법이네요. 마지막으로 실천 계획은 짧고 분명해야 직원들이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습니다. 아무리 상세하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다 포하하는 계획안이라도, 복잡해서 부하 직원들이 이를 실행하기에 애로를 느낀다면 그 가치는 반감될 수밖에 없죠.


이 책은 정말 많은 CEO들이 나와 한 마디, 때로는 여러 마디씩을 하고 들어갑니다. pp226~239에 잘 정리되어 있지만, 부록에서 다루지 않은 CEO들도 꽤 있었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표로 다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자들이 생각하기에 더 의미심장한 말을 많이 한 CEO는, 여러 챕터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사람별이 아닌 주제별로 재편집한 책이라서, 사람별로 다시 정리하고 싶을 때 이 표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네요.

CEO

회사

등장 챕터

필 그리핀 Phil Griffin


MSNBC

1-1

아카디 쿨만 Arkadi Kuhlmann


ING DIRECT

1-2, 2-8,

데이빗 슈타이너

David Sreiner


Waste Management inc.

(이후 뉴욕 주 교육감 역임)

1-2, 2-8

래리 컬프

Lawrence Culp, Jr


Danaher

1-2, 3-19

Patrick Joseph McGovern, Jr


International Data Group (IDG)

1-2, 2-9, 4-25

Robert Louis Johnson


Black Entertainment(BET),

RLJ

1-2, 1-6, (2-8)

Arunas Chesonis


Sweetwater Energy

1-2, 4-23, 4-24,

Anne Mulcahy


Xerox Corporation,

Save The Chidren

1-2, 2-9, 5-28

Daniel Lamarr


Cirque du Soleil

(태양의 서커스)

1-2, 2-10, 4-26,

Mark Dixon


Regus plc(리저스 퍼블릭)

1-2, 2-11, 2-13,

James F. McCann


1800 Flowers

1-2, 1-5, 4-26, 5-27

George Halverson


Kaiser Permanente

1-2, 5-30

Jack Bogle


Vanguard Group

1-2

Maxine Clarke


Build-A-Bear

1-2, 1-6, 2-13, 에필로그

Bill Roedy


MTV

Network International

1-2, 2-10, 2-11, 2-13,

Peter Cuneo


Marvel Entertainmen

1-3

Jim Skinner


McDonald

1-3

Lynn Tilton


Patriarch Partners

1-3

Douglas Conant


Campbell Soup Company

1-3

John Paul

DeJoria


Paul Mitchell line of hair products ,

The Patron Spirits Company

1-3, 1-6, 2-8, 2-9, 2-12, 3-16

 

Tony Hsieh

 (본명:謝家華사가화)

Zappos.com

1-4, 1-5, 1-6, 2-8, 4-22,

 

Bernie Marcus


Home Depot

1-5

Ayn S. LaPlant


Beekley Corporation.

1-5, 4-24, 5-33

Patrick E. Connolly


Sodexo Health Care

1-6, 3-16, 5-27(2회)

Rochelle "Shelly" Lazarus


Ogilvy & Mather.

1-6, 2-9, 3-15, 4-26

D. Scott Davis


United Parcel Service of America, Inc.

1-7

Seth Goldman


Honest Tea

2-8, 2-12, 4-26,

Frances Hesselbein


Leader to Leader Institute

2-9

Daniel P. Amos


Aflac Incorporated. Amos

2-9, 2-11, 4-26

Ken Powell


General Mills

2-9

Jim Gillespie


Coldwell Banker

2-9

Joseph M. Taylor


Panasonic Corporation of North America, Inc

2-9, 4-25,

Richard Fain


Royal Caribbean Cruises Ltd.,

2-10

Willy Walker


Walker & Dunlop

2-11

Ralph de la Vega


AT&T Mobility

2-12

Patrick A. Charmel


Griffin Health Services Corporation

2-13,

Charlie Lanktree


Eggland's Best

2-14, 3-15, 4-24,

Kip Tindell


the Container Store

3-16, 3-18, 3-21(2회),

Kathy Cloninger


Girl Scouts of the USA

3-16, 5-32

Daniel Warmenhoven


NetApp

3-16, 4-23

John Paul Jones


naval fighter

CEO는 아니고 미 독립전쟁 당시의 해군 제독.

3-17

George Steinbrenner


principal owner of

New York Yankees

3-17

Chris Skomorowski

(인물 사진을 찾을 수 없어 기업 로고로 대신함)

Bicron Electronics Company


3-20

Christopher A. Jones


MicroCare Corporation.

4-23, 4-25

Aj Khubani


Telebrands

4-25

Joseph J. Grano, Jr.


UBS PaineWebber,

Centurion Holdings LLC,

producer of the Broadway hit musical Jersey Boys

4-26

Simon Cooper


The Ritz-Carlton Hotel

5-27

Calin Rovinescu


Air Canada

5-28, 5-29

Richard S. Pechter

Pershing LLC


5-29

2 장은 무엇을 위해 일할까? 입니다. 기업은 더 이상 맹목적인 신뢰의 대상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이 기업은 믿을 수 있다. 이 기업의 제품은 신뢰를 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CEO는, 앞의 1장에서 본 것처럼 자신의 조직을 성장시키는 일에 그쳐서는 안 되며, 그 성장이 무얷을 위한 일이었는지, 다시 말해 존재이유(프랑스어로 raizon d'etre)를 직원에게,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분명히 각인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불신과 불확싨성이 팽배한 현대의 CEO들이 잊지 말고 경영의 방침으로 새겨야 할 원칙입니다.


3 장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입니다. 이는 호율적인 경영 방침에 의해 잘 성장하고(책의 제 1장), 여기에 CSR까지 확실한 이념으로 정착하여 친사회적 영혼으로 거듭난 회사가(2장), 앞으로 조직 내부를 잘 추스리고 이끌어야 할지, 그 CEO의 자세를 구체적으로 논한 장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CEO는 인기관리를 하는 리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 눈에 크게 들어왔습니다. 이는 한국의 공기업이 안고 있는 부실 문제와도 연관됩니다. 오너가 직접 다스리는 기업은, 비자금 등 부정부패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경영이 투명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무사안일주의, 적당주의, 최소 위험주의가 지배하는 일은 없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미국의 기업에서, CEO는 회사가 극적으로 성장, 이윤 창출에 성공한다 해도 명예가 남을 뿐이지 자신에게 직접 이익이 크게 형성되지는 않습니다(성과급이나 스톡옵션도 한계가 있고, 여기에서 대리인 문제가 비롯하는 거죠). 사후에 결과가 나빴을 때, 사람들에게 경영상 배임으로 추궁당하지 않으려면, 그저 무난한 선택만을 하는 게 낫습니다. CEO의 창의성, 모험적 결단능력은 바로 여기서 절실히 요구됩니다. 무사안일 CEO는 99명이 예스, 1명이 노를 말할때, 노에 마음에 흔들려 전략을 포기합니다. 그러나 바람직한 CEO는, 99명이 노를 말하고 1명이 예스라고 해도 그 1명에 고무되어 혁신 전략을 추진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대목이었어요.


4 장은 고객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의 문제를 다룹니다. 기업은 고객에 이끌려 다녀서는 안 됩니다. 고객에 이끌려다니는 건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안 될 수 있으나, 결국 다른 경쟁사에게까지 이끌려 다닐 수 있다는 게 문제죠.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과 시장을 선도할 것인가. 저자들은 첫째 CEO는 최종의 결정권자로서 무한 책임을 지고, 일단 결정한 바에 대하여는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충언합니다. 다음으로, 품질이건 기술력이건 이것이 고객에게 평가를 받아 이익으로 회수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자사 제품의 가치를 고객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제품의 수월성을 "가격화"하라는 게 저자들의 지침입니다. "강력한 브랜드는 경영진보다 수명이 길다." 여기서 "브랜드"는, "기업"이라는 말로 대체해도 유효합니다. 경영진은 떠나고 교체되어도, 영혼이 있는 기업은 영원히 남아 소비자를 상대합니다.


CEO는 조직의 선량한 관리, 고객과의 원만한 관계에만 치중해선 안 됩니다. 과거 한 때에는 그런 방식으로도 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지적한 대로 "파괴적 혁신자"만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이 책의 부제처럼, transformative CEO가 아니고서는, 바로 내일의 생존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창의적이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익 추구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시장과 고객이 두려운 줄 아는 전인적(全人的) CEO야말로 오늘날 파고 높은 바다 한 복판에서 조직의 구세주로 기능할 인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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