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북유럽 스타일 경영을 말하다
앤더스 달빅 지음, 김은화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흔히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착한 경영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제가 최근에 읽은 필립 코틀러의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회적 책임이란 이미 선택이 아닌, 단순한 옵션이 아닌,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잘 알다시피, 이케아는 이른바 뷱유럽식 경영을 전세계에 전파하고, 특히 우리가 머리 속에 남은 대로 "불편을 파는" 경영으로 유명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케아의 성공은, 지나친 편익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역감정, 반작용을 불러일으킨다는 오랜 진리를 확인시켜 준 데서 비롯했다고 많은 경영자들은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지난 20년 간 이케아를 이끌어왔던 CEO 앤더스 달빅의 육성으로 친히, 우리에게 참된 경영과 수익 높은 성공 매니지먼트가 무엇인지 알려 주고 있습니다.


흔히 성공하는 경영자는 두 가지 점에서 신뢰와 존경을 얻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비자의 신뢰, 그리고 직원의 존경을 얻어야 한다고요.


그럼, 달빅이 이야기하는 경영은 무엇인가? 첫째 그는 훌륭한 비전, 강하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힘주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단기의 이익 창출에 급급하지 않은,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이며, 현재의 이익이 미래의 그것과 상충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기업 발전을 뜻한다는 게 달빅의 설명입니다. 보통 현재의 이익에 근시안적으로 집중하다 보면, 미래의 평판을 놓치게 됩니다. 경쟁의 장에서,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는 시장에서, 단기의 이익에 집착하다 보면, 결국 미래에는 "그 기업은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모든 다른 파트너의 이익을 경시하는 불건전하고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악성의 평가를 면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그는 품질을 어떤 경우에도 희생하지 않습니다. 보통 이케아가 성공한 이유로,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취 의식을 처음 소비자 스스로가 확인하게 해 준, "불편의 판매"에 있다고들 이야기합니다. 판매자와 제조가가 그저 일정한 가격과 정해진 품질에 공급하기만 하는 제품의 기계적인 소비에 싫증이 난 소비자를 향해, 이케아는 처음으로 공공연한 불편을 판매한 회사로 유명하죠.  그러나 단지 이것만으로 이케아가 그처럼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봐야겠습니다.


이케아가 성공한 것은 다른 데에 비결이 있습니다. 첫째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고, 다른 하나는 독창적인 모델군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이 말은 결국, 이케아는 다른 회사, 경쟁자들이 하지 않은 시도에 성공하였고, 다른 회사 경영자들이나 과거의 승리자들이 해낸 성취는 그것대로 다 이뤄냈기에 오늘의 성취가 가능했다는 뜻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 닿았던 바는 이 명제였습니다.

"기업에는 영혼이 있어야 한다."

잉바르 캄프라드(1926~현재)는 처음부터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회사를 창업했고, 현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경영의 최고 방침으로 유지했습니다.

1)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기업 경영을 도모한다.

2) 매출 순이익을 최대로 하는 행위는 이케아의 목표가 아니다. 얻은 수익은 반드시, 고객을 위한 저렴하고 가치 있는 상품 제조를 위해 재투자된다.

3) 직원 사이에는 불필요한 직급 체제를 두지 않고, 관료제를 배격한다.

4) 직원은 현장을 알아야 한다.

5) 급여는 고정급이 가장 좋고, 성과급 등 가변 요소는 최소한으로 억제되어야 한다.

6) 고객이란, 시간은 많고 돈은 적은 법이다.

7) 새로운 도전을 위해 몸을 사리지 말고 용기를 발휘하라.


이상의 7가지 명제를 잘 종합하면, 결국 올바른 영혼을 가진 기업이 되어, 개별 고객, 시민 사회로부터 사랑 받고 공생을 꾀하는 우량 기업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케아는 지금도 비상장업체이며, 이것은 경영의 불투명성을 드러낸다기보다(한국 기업이라면 그럴 수 있죠),배타적인 주주나 이해관계자들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초심을 유지하며, 고객만을 염두에 두는 경영을 펴나가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러나 1998년을 기점으로, 이케아는 원했든 그렇지 않든(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행운이든 불행이었든 간에") 국제적인 대규모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1)을 먼저 보겠습니다. 처음에 이케아는 스웨덴의 아주 작은 수공업체로 그 출발을 가진 업체였는데요. 창업주 캄프라드는, 철저히 다음의 원칙을 고집했습니다. "가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생필품이다. 화려하고 비쌀 이유가 없다." 처음에 경쟁 업체들은 이런 괴상한 저가 정책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 작은 초보자를 무시했습니다만, 소비자들의 니즈 핵심을 찌른 이런 전략은 금세 스웨덴 전역을 파고 들었습니다. 경쟁업체들은 원자재 공급자측에 압력을 가했습니다. "이케아라는 업체에 물건을 팔지 마라." 이 카르텔은 대단히 성공적이어서, 이케아는 스웨덴 국내에서 구매선을 찾을 수 없었죠. 여기서 이케아의 영혼의 특성 7)이 그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위협이나 압력에 굴하지 말고, 반드시 출구와 활로를 찾으라!" 그 들은 발트해를 건너 공산주의 국가(그 당시) 폴란드에서 자재를 사기로 결정합니다. 이는 상당히 절묘한 위기 타개책이었는데, 우선 가격이 상당히 쌌다는 점에서입니다. 폴란드는 공산권과만 교역을 행했으므로, 외화 획득을 위한 마땅한 경로가 없었습니다. 이케아가 구매선을 확보하려 하자 대단히 반색하고 나섰고, 이케아 내부적으로도 "구매부서"가 여타의 다른 섹터를 누르고 가장 중요한 비중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라고 하는군요. 현재는 이케아가 자체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는 이미 옛 시절의 사정이 되었지만요. 가격이 싸다는 점만으로 마냥 만족할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산권의 정책이라 시장 사정에 따라 융통성 있게 움직이는 게 아니고, 당국자의 변덕과 우연에 의해 공급량이 제멋대로이기가 쉬웠고, 무엇보다 품질이 열악했다고 합니다. 이 점은 향후 이케아의 평판을 "재고 부족, 품질 의문"이라는 취약 포인트에 오랜 동안 묶어 놓았습니다.


한편으로, 이케아는 이런 특이한 처지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스웨덴 국내에서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갔습니다. 안정적인 재고 창고를 확보할 수 없었기에, 그들은 우편 주문 판매 방식에 의존하고, 고객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기는 대신 가격을 엄청나게 낮추는 데에 성공했죠. 여기서 발달한 플랫 팩 방식은 지금도 가구 산업을 떠나 전 분야에 걽쳐 강한 영감을 주었습니다.


평판이란 마케팅상의 미미한 요소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넓은 의미로 지켜 보아야 합니다. CSR은 필립 코틀러나 고 피터 드러커의 명제에서만 유효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 숨쉬는 그 모든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이 연대와 공유의 리더십은 유효하죠. 우리는 지금 경영학의 새로운 지평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열띤 시선과 벅찬 가슴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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