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홀리데이 (2013~2014년판, 휴대용 맵북) 최고의 휴가를 위한 여행 파우치 홀리데이 시리즈 3
이동미 지음 / 꿈의지도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예쁘고 실용적인 여행 서적이 많이 나오죠? 수수한 외모에 불필요한 장식적 서술을 일절 배제하고 영양가 있는 정보만 잘 추려 산뜻한 책으로 꾸며 내는 데에 재능이 뛰어난 이동미씨가 쓴 책입니다. 여행서적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 책도 사이즈가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큼 작고, 무게가 가벼우며, 좋은 질의 종이로 내용을 꾸렸으나 눈이 피로하지 않은, 쓰임새 만점의 여행 서적입니다.


이동미씨는 그렇게 말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도시는 모두 B로 시작하는데, 다만 이스탄불이 예외다." 그런데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스탄불의 옛 이름은 콘스탄티노플(콘스탄티노폴리스)이고, 그 이전의 라틴 식 이름은 "비잔티움"이었는데, 이 이름이 다름 아닌 B로 시작하죠. 결핵 유병률이 세계 1위인 불명예스러운 구석도 있습니다만,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 유산을 간직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의심의 여지 없이 B로 시작하는 방콕은 어떠한가? 방콕 가이드북은 많은 종류가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만, 이 이동미씨의 책은 과연 빠질 게 없는 알짜 정보로 잘도 묶어 놨습니다. 한 번도 현지를 다녀 온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무조건 믿고 따라도 될 만큼, 이러이러한 게 필요했는데 마침 이 안에 다 있네?싶은 정보가 가득하고,  한 번이라도 다녀 온 분이라면, "그때 그랬어야 했구나.", " 맞어, 딱 내 심정을 대변하네?" 같은 생각이 들 만큼 공감을 유발합니다. 일부 몰지각한 어글리 코리언들(주로 나이 든 분들이죠) 때문에 여러 부정적인 연상이 겹쳐지기도 하지만, 방콕은 오랜 세월 동안 불교를 숭상한 왕국이 그 터전을 잡아 온 유서 깊은 도시이며, 열대의 기후가 빚은 풍광의 아름다움이 비할 바가 없으며, 일부 매춘부나 악덕 상인을 제외하곤 사람들의 심성이 착하고 순한 고장입니다, 최소한 베트남 사람들보단 순박합니다.


저는 거기에 묵어 본 적이 없지만, 모든 방문객들의 로망은 "더 시암 호텔"이죠. 여행을 가서 특유의 자연 픙광이나, 오랜 고적, 건축물, 랜드마크도 아닌 고작 럭셔리 호텔을 로망으로 삼는다고 하면, 속물 심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솔직한 마음으로, 다시 찾는 방콕이라면 (노래 가사대로) 원 나잇이라도 방콕에선 "그 시암"에 머물고 싶습니다. 영어로는"사이암"이라고 읽는 이 이름은, 한번도 독립을 잃지 않았던 고왕국의 옛 명칭이죠. 이에는 동남아인 특유의 강한 자부심도 깃들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푸드 로프트, 역시 관광객들 사이에 명성이 높은 곳이죠. 저도 한번 들어가 봤습니다만 너무 번잡한 탓이었는지 과연 명성과 비싼 가격에 맞는 서비스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자가 세심히 설명을 해 주고 있는  것처럼, 이 카드를 분실하면(정신 없어서 그런 일 벌어지기 딱 좋습니다) 최고 한도액을 다 물어야 합니다. 방콕은 또 특이한 게 방 크라차오라는 섬(정확하게 말하면 반도입니다)이 있어, 도심으로부터 배를 타고 조금 가거나, 그 협로를 통해 이동하게 됩니다. 우리로 따지면 여의도 같은 것이, 영등포나 반포에 한 꼭지가 붙어 있기라도 한  모습으로 생각하시면 되죠. 이 방 크라차오는 차오 프라야 강이 휩싸고 있습니다.


여행서는 사전 계획을 세울 때뿐 아니라, 현지에서 휴대하기에도 편해야 합니다. 여행서는 정보 취득이 우선 목적이라서 정작 급할 때 도움이 안되면 쓸모 없죠. 이 책은 차분히 즐거운 마음으로 계획을 짤 때도 유용하고, 더 알찬 여행이 되기 위해 다음번에는 휴대하고 가야지 하는 생각을 절로 갖게 하는 좋은 책입니다. 누구에게나 강추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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