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컨피덴셜 - 전략전술의 귀재들이 전하는 비즈니스 성공술
피터 어니스트 & 메리앤 커린치 지음, 박웅희 옮김 / 들녘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비즈니스 컨피덴셜>로 되어 있어서, 요즘 흔히 나오는 자기계발서류로 오인했습니다. 사실 그런 용도로 이 책을 골라 집어 드신 분이라면, 그런 방향으로 독해하셔도 얻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러나 이 책은 그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006년도에 로버트 데 니로가 감독을 한 영화 <굿 셰퍼드>가 있었는데요, 이 영화는 스파이 세계의 비정함을 냉소적인 필치로 그려 낸 대단한 수작이었습니다. 전직 CIA 요원이 어떤 과정으로 정보기관에 입문하여, 자신의 청춘과 정력, 영혼까지 다 바쳐 봉사한 기관으로부터 어떤 배신을 당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영화였습니다.

이 책은 물론 조직으로부터 배신을 당하는 줄거리는 아닙니다. 배신은커녕, 가장 성공적인 요원이 어떻게 해서 그간 조직에서 터득한 원칙과 행동원리의 비결을, 민간 영리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가득 담긴 컨텐츠였습니다. 읽는 이는 당연히 깊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요.


먼저 이 책은, 12부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를 간단히 인용해 보겠습니다.

권하는 글 - 경영 혁신을 이끈 피터의 출간을 축하하며 │ 전 CIA, FBI 국장 윌리엄 H. 웹스터
서문-어디까지가 비즈니스고 어디까지가 정보활동인가? │ 메리앤 커린치
한국어판 서문-한국 경영인들의 비즈니스 성공 전략을 위하여 │ 피터 어니스트
SECTION 1 목적이 있는 사람들: 성공의 핵심
CHAPTER ONE 정보활동과 비즈니스의 조우


CHAPTER TWO 적합한 자질은 무엇인가?

CHAPTER THREE 사명을 실현하기 위한 채용

CHAPTER FOUR 헌신적인 핵심인력의 구축

SECTION 2 정보 사이클
CHAPTER FIVE 수집 - 여러 장애요소와 수집 기법

CHAPTER SIX 수집 - 인간관계 기술

CHAPTER SEVEN 분석

CHAPTER EIGHT 전파

SECTION 3 조직 개선
CHAPTER NINE 공적 이미지


CHAPTER TEN 성공 추정

CHAPTER ELEVEN 정보로 변화에 대처하기

CHAPTER TWELVE 피해 사정



이 분야 관련 자기계발서깨나 읽은 분은 아시겠지만, 목차를 이런 식으로 구성하는 책은 별로 없습니다. 대개 비슷비슷한 항목을 나열하고 항상 옳은 것으로 이미 검증된 세부 설명을 자세히 푸는 패턴이죠. 그런데 이 책은 전혀 다른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7,8,9과를 보면, 수집-전파- 분석의 순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독자들을 배려하느라, 저자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미국과 대치하던 중 정보전의 사례를 아주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한 것은 정보전에서 패착을 둔 요인이 크다며, 그 단순한 마인드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곤 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반에 널리 퍼진 신화와는 달리, 이 책을 보면 일본군 역시 만만찮은 첩보, 역첩보 공작을 펼치곤 했다는 사실이 증거로 뒷받침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얻는 결론은, 그런 치밀한 대응과 선제 공세를 펼쳤던 일본에게 완승을 거둔 미국은, 얼마나 치밀한 준비를 했겠냐는 것입니다.


그 이후로 6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차치하고라도, 지구촌 곳곳에서 살인적인 경쟁, 아니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사정은 어떠할까요? 2차 대전 당시 생사를 걸고 싸운 국가들의 긴장과 두뇌 회전 따위보다, 몇 십 배는 진화된 무기와 전술로 임하는 실정입니다. 전쟁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비유가 아니라, 사실 묘사의 키워드가 되어 버렸습니다.



정 보기관의 첩보 수집 활동과 비즈니스가 무슨 관계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으시면 생각이 많이 달라질 듯도 합니다. 단 한 마디로 요약하겠습니다. 지금 경영은 바로 전쟁입니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전쟁을 이기기 위한 핵심 부서였던 정보기관의 <컨피덴셜>을 참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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