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만에 프리토킹 - 시원스쿨 NEW 왕초보탈출
송연수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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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엘바 선생님은 원래 be 동사가 B동사인 줄 알았다고 스스로 말씀하실 만큼 영어 초보자에 가까웠던 분입니다. 일타 강사 중에는 이처럼 본인도 처음에 힘들었다가 이를 멋지게 극복하고 정상에 서신 분이 있으며 아마 우리 수강생들도 그런 좋은 본을 보고 배우기 위한 의도도 있지 싶습니다. 이 책은 그저 회화에 쓰기 좋은 표현만 모아 놓는 책이 아니라, 왜 영어는 같은 뜻도 이런 식으로 표현할까, 회화는 발음인데 어떻게 하면 발음이 원어민 비슷하게 좀 나게 할까 같은 소박한 고민에 대해, 어느 정도 답을 내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영어는 그저 기술이 아니라, 영어에 능통해지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저자 엘바쌤이 프롤로그에서 하는 말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일을 하다가 모르는 게 생겨서 챗GPT에 물어봤는데, 제가 알고 있던 상식과 너무도 다른 답을 내놔 한동안 정신이 멍했습니다. 분명 틀린 답인 줄은 알겠는데, 하도 그럴싸하게, 화려한 형식에 담아 엉터리 근거를 잔뜩 대어가며 말하는 통에 바로 무시할 수도 없고, 겉모습과 내실이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나 하는 충격에 잠시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실시간 번역기를 내놓아도 말이란 건 내 정신 내 가치관을 담아서 해야지, 기계에 의탁해서 내 의사를 전달하면 그게 제대로 되고 있는 건지 뭔지를 알 수 없습니다. 정보를 얻어도 CNBC, CNN 등에서 앵커나 전문가가 직접 하는 말을 듣고, 저 사람은 이럴 때 이런 어휘를 쓰는 걸 보니 성향이 이런 사람이겠다 추측해 가며 정보를 내 감각으로 직접 챙기는 그 쾌감은 번역기가 대신 안겨 줄 수가 없습니다. 또 여행을 가도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걸, 번역기가 어떻게 대행하겠습니까? 만국공용어인 영어를 배우는 보람은 바로 이런 데에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눈덩이 학습법이란 걸 중심으로 가르칩니다. 쌤 말씀은, 영어는 청자(聽者) 중심의 언어라서 핵심 정보를 먼저 전달하고 주변 정보로 점차 살을 붙여 나가는 방식인데, 한국어는 자기 느낌을 먼저 말하며 핵심은 나중에 나오니, 듣는 사람은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차차 재구성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저는 이해했네요. 아무튼 자잘한 문법은 (처음에는) 신경쓰지 말고 키워드 중심으로 과감하게 말응 구성하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자기 감각으로 하지만, 영어 초보자한테 뭘 가르치려면 이런 구체적인 방법론이 꼭 있어야 할 듯합니다. 일단은 키워드 중심으로 말을 만들고! 그 눈덩이를 굴려 나중에 더 풍성한 표현으로 바꾼다! 초보자들이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가정법 과거라고 학교에서 배운 사항도, 엘바쌤은 눈덩이 학습법을 통해 다르게 가르칩니다. 접속사 if, 시제의 후퇴 등이 알고 보면 다 액세서리에 불과하고, 일단은 "내가 너라면"이라는 핵심 정보가 먼저 딱 제시된다는 것입니다. 왜 시제를 한 단계 후퇴시키는가? 제3자가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느낌을 싣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 책은 snowball speaking training이라고 해서 모든 챕터마다, 그 말하는 느낌이 어떤 건지 구체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QR 코드도 붙어 있어서 음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해 보니 어떤 젊은 원어민 여성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들리는데, 역시 엘바쌤의 눈덩이 학습법에 따라 원어민이 어딜 끊어읽고, 어딜 강조해 가면서 의식적으로 발음하는 게 느껴집니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의 회화 레슨은 그저 무작정 따라하고 많이 읽고 큰 소리로 말하게 시키는 게 고작이었는데, 물론 다 맞는 방법이긴 하지만 수강생 입장에서는 약간 지겹고 힘들어하는 면이 분명 있었습니다. 이 엘바쌤의 방식은 뭔가 원리에 바탕하고, 왜 이런 표현이 나오는 건지 그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해 주는 게 확실한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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