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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쉬운 주가 차트 실전 노트 : 데이 트레이딩 편
사가라 후미아키 지음, 김진수 옮김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일본에서 데이트레이딩, 단타 매매로 유명한, 학원 강사 출신의 셀럽 사가라 후미야키의 책입니다. 이분 이름은 (책 앞날개에 나오듯이) 한자로는 相良文昭(상량문소)라고 쓰며, 원서는 <世界一わかりやすい!株価チャート実践帳>입니다. 번역하면, "세계에서 가장 이해하기 쉽다! 주가차트와 실천기록" 정도 되겠습니다. 의외로 아직 이분이 유튜브 방송을 안 하고 있는데, 말솜씨도 좋아서 일단 시작하면 구독자가 꽤 생길 것 같은데 말입니다.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초보자들에게 무엇이 실 거래이며 무엇이 허수주문인지 구별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일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로 "허수 주문이 없는 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p66)" 구체적으로, 저자 자신이 매매한(또는 관찰한) 기록을 차트, 호가창 캡처를 통해 보여 주는데, 9시 48분 시점(이 책에 나오는 기록 중의 시각입니다)에서 나오는 호가가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짚어냅니다. 20만주 매수호가 중 7만 5천 주만 체결되었는데, 저자는 이걸 부자연스럽다고 본 것입니다. 물론 37.5% 이하의 체결률은 다 허수호가의 개입이라는 게 아니라, 주변 정황까지 모두 체크한 후 이런 작전에는 말려들어가지 않아야겠다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p68 이후에 현황의 변화가 그래픽으로 잘 나오니 전체적으로 잘 살피고 저자의 주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p93에서는 공개매수(take-over bid)가 설명되는데 한국에서 지금도 진행 중인 고려아연 사태에서도 이 비슷한 걸 볼 수 있습니다. 전형적으로는, 2023년에 벌어졌던 하이브와 카카오 사이의 전쟁을 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일본 저자가 쓴 이 책에 뭐 이런 말이 나오지는 않고, 사례 포섭은 독자인 저 개인의 판단입니다). 저자는 TOB에 대해 두 경우를 짚는데 첫째 M&A, 둘째 모회사가 자회사를 완전자회사화(100%에 가까운 지분 취득)할 때 쓰인다고 합니다. 두 경우 모두 한국 증시에서도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요즘 "공포에 산다"는 오랜 주식 격언이 자주 들리는데 박살났던 미장도 슬슬 원복되고 작년말에 죽을 쒔던 한국증시가 3월부터 회복세가 완연하기 때문입니다. 저점을 어느 정도 다졌다 싶으면 과감하게 대형우량주, 또는 지수성 상품에 들어가는 게 현명한데, 한 걸음 더 나아가 역추세 매매, 즉 하락 중인 주식을 매수하는 기법에 대해 p105 이하에 설명이 나옵니다. 어디에서나 통하는 진리가, "갭은 반드시 메워진다(p105)"입니다. "연일 저가 마감이 이어지는데, 주관적으로 곧 하락이 멈추겠지 짐작하여 시장가에 매수하는 건 위험합니다."라는 말이 책에 나옵니다. 그럼 언제 들어가야 하는가? 거래량을 주목하라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상승 후 계속 하락하다 그전 구간의 저항대까지 또 내려왔다면 이 역시도 반등 신호일 수 있다고도 합니다.
2단 하락까지 왔다면 조급한 투자자들은 이미 물량을 다 털어버린 후이므로 이때부터는 확실한 상승이 올 수 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 증시에서는 이런 패턴도 자주 깨지므로, 뭐 하나를 시그널이라고 지나치게 믿고 들어가기보다는 시장 전체 상황을 신중하게 더 살필 필요도 있겠습니다.
종목이 오랜 기간 횡보하면 사람들이 지치고 지루해하므로 시선에서 벗어나는데 저자는 이런 종목들에서도 적잖은 재미를 본 적 있었나 봅니다. 책에 나오는 예가 적절한데 하나는 하락 후 장기횡보, 다른 하나는 반대로 상승 후에 장기횡보하는 종목입니다. 전자의 예로 나오는 종목은 東京取引所(일본어로, 취인이 곧 한국말의 去來입니다)의 7267번 本田技硏, 혼다기켄입니다. 이 책은 한국에서 나오는 비슷한 책들과 다르게, 차트 예를 들어 놓고 마치 문제를 내듯 독자에게 어떤 전략으로 임할지 생각해 보게 시킨 후 답을 책 뒤에다 몰아 두었습니다. 아무리 책을 열심히 읽어도 자기 힘으로 다시 아이디어를 재구성해 보고, 실전 매매를 MTS 등에서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실력이 매번 제자리걸음인데, 그런 이유에서 저자의 이런 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