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스팟 - 인생의 숨은 기회를 찾는 9가지 통찰
샘 리처드 지음, 김수민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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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가르치는 일을 직분으로 삼는 이, 예를 들어 대학 교수 같은 분이 스스로를 "배우는 사람"이라 칭한다면, 정말 겸손하신 성품의 한 증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 저자 샘 리처드 교수님 같은 분이 그러한데, 그는 이 책에서 우리 누구나 마음 속에 간직했었으나 차마 밖으로 꺼내 표현하지 못한, 그러면서도 나에게 무한한 행복감을 선사하는 그 무엇을 "스위트 스팟"이라 부릅니다. 누구나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고, 많은 돈을 벌고 싶고, 남들의 주목을 받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걸 이룬 후에도, 정작 내게 가장 소중한 걸 놓쳐 버려, 마음은 황량한 사막처럼 텅 비었다면 그 이룬 성취가 다 무엇에 쓸모가 있겠습니까? 나만의 스위트 스팟을 지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전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가성비 만점인 비밀의 행로를, 샘 리처드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은 역시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데가 있습니다. p80을 보면 저자는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아이였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도 보면, 세상에서 가장 극심한 진학 경쟁이 펼쳐지는 등 어렸을 때부터 생존 경쟁이 장난 아닙니다. 주변에 보면 항상 잘나고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득실득실합니다. 그렇다고 그 사이에서 기 죽을 필요 하나 없습니다. 왜? 나 안에는 나조차도 몰랐던 거대하고 풍요로운 우주가 살아 숨쉬면서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우주는 그 어느 잘난 친구도, 직장 상사도, 대기업 회장님도 갖지 못한 나만의 보물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나의 우주를 찾아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꽃을 피워내는 그 사람이 바로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p129에 보면 아이코노클래스트라는 말이 나옵니다. 우상 파괴자라는 뜻인데, 기독교 특정 종단에서는 매우 불편해할 수도 있지만, 영어 사용 국가들은 과거에 대개 프로테스탄트 계열이므로 이 단어는 매우 개척적이고 진취적인 뜻을 갖는 게 보통입니다. 근세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도 4대 우상의 미혹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앎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상을 깨뜨려야 나의 진로가 열리고, 참다운 나의 가능성을 내 자신이 그 누구보다 먼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타인을 배척하는 게 아닙니다. 나부터가 근거 없는 미신, 우상에 사로잡혔으니 남에 대해서도 공연히 적대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합니다.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포용하십시오." 그래야 나의 우주도 내 눈에 더 잘 보이게 됩니다.

p173을 보면 저자는 "리더십이 곧 팔로워십"이라고 말합니다. 남을 이끌려는 사람은 먼저 남을 섬길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도 일찍이 servant leadership을 말한 바 있고(성경에 대놓고 그런 말은 없지만 이후 많은 신학자들이 정리한 개념이죠), 부처님도 자신에게 배우기 전 먼저 변소(화장실) 청소부터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자신을 비우고, 에고를 지우고 세상을 포용하며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참된 나의 우주도 찾아지는 법입니다. 세상은 본래 위아래가 없는 법이라 남을 깔아뭉개려는 자는 결코 남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저는 p176 같은 곳에서 저자가 한국을 언급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은 리더십보다 팔로워십이 강조되므로 팔로워 만으로도 의미있는 경력 쌓기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진단입니다. 우리들은 그게 당연한 사회 분위기에서 자랐기 때문에 저 말이 특별하다는 걸 모르지만 미국, 영국에서는 리더가 되어야 번듯한 커리어가 형성되니 그게 차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카페 이벤트에 나오는 자계서를 보면 그렇게나 리더니 리더십이니를 강조하는 거죠(담론이 다 서양권에서 만들어졌으니). 저자는 이런 동아시아 사회의 미덕을 서구권도 좀 배워야 한다고 이미 이 책 서문에서부터 강조했습니다. 반대로, 우리는 점차 미국 회사의 구조를 각 직장이 닮아가니 미국식 리더십의 장점을 또 수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구조주의 프레임을 사회학에까지 도입하면서 개인은 자유의지로 살아간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미리 구조가 만들어 놓은 구조에서 의식이나 행동이 못 벗어나기 일쑤라고 주장했죠. 이 책 p285를 보면 저자는 (그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는 독자인 제가 알 수 없으나) 사회적 복제인간(social clone)으로 시스템이 마련한 틀에서만 살아가는 현대인을 비판합니다. 남을 인정하고 소통하되 나만의 소중한 세계를 발견하고, 겸손하고 진지한 성찰을 통해 이를 심화하라는 저자의 가르침을 우리 모두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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