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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싱가포르 - 최고의 싱가포르 여행을 위한 가장 완벽한 가이드북, ’25~’26 최신판 ㅣ 프렌즈 Friends
박진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싱가포르는 수백 년 전부터 국제 무역의 중심지였으며 20세기 들어서도 말레이시아로부터의 극적인 독립 과정을 거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부를 누리는 선진 도시국가입니다. 지금도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절묘한 지정학적 균형을 잡으며 실리를 취하고, 화려한 과거도 과거지만 미래가 더 기대되는 정치 공동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82에는 싱가포르에 놀러갔을 때 쇼핑에 참고할 만한 좋은 정보가 제시됩니다. 슈어홀릭(shoeaholic)이란 말은 한국에서만 쓰는 말은 아니고 영미권에서도 두루 통하는데 여성들이라면 이 페이지에 나오는 "꼭 슈어홀릭이라서가 아니라 여성 쇼퍼라면 공감할"이란 문구에 눈길이 절로 갈 만합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명소는 "찰스앤키스"인데 키스가 kiss가 아니라 사람 이름인 Keith입니다. 싱가포르가 위치한 곳이 기후대가 기후대이다 보니 다음 페이지 "바샤 커피" 같은 곳도 원두와 완제품을 고르기 좋은, 이름난 샵입니다.
p156 이하를 보면 올드시티가 소개됩니다. 올드시티에 대한 설명으로 "콜로니얼 풍"이라는 말이 (꼭 이 책뿐 아니라) 싱가포르 특정 구역에 대한 형용사로 자주 쓰입니다. 영국인들이 싱가포르를 장악하고 새로 건설한 시가지인데, 이에 비해 뉴타운은 20세기 들어, 특히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 식민 지배를 끝낸 후에 본격적으로 건설되었습니다. 이는, 같은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가 아직도 수도를 (식민지 시절에 세워진) 뉴델리에 두고 그곳을 중심으로 기능하는 것과 살짝 대조됩니다.
p167에는 사부어 레스토랑, 레이 가든 등의 맛집이 소개되며, 특히 홀리 크랩이라는 재미있는 간판의 식당도 있습니다. 물론 holy crap이란욕설과는 철자도 발음도 다르니 오해 없어야 하겠지만 사장님이 짓궂다는 생각이 매번 드네요. 책에는 트렌디한 메뉴로 젊은층에게 인기 많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가 보면 인테리어도 그렇고 추구하는 방향성은 좀 보수적입니다(제 개인적 평가입니다).
p254에 보면 부기스와 아랍스트리트가 소개되는데 저자님의 말대로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라는 점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리콴유 수상이 중국계라서 싱가포르는 중국계 엘리트들이 꽉 잡고 있는 나라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도시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의 수백년 영향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애초에 무슬림 상인들이 중세 때부터 무역의 이점으로 이곳을 찾았으니 당연합니다. 프렌즈 시리즈 고유의 특징으로 깔끔한 쇼핑 지도가 잘 정리되었고 원래 이 구역이 저렴한 쇼핑으로 높은 평가가 나온다고도 소개됩니다. 리콴유 수상도 독립 당시에 이슬람 시민들에 대한 배려와 정치적 존중에 무척 공들였습니다.
우리가 바로 위의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대해 인도차이나라고 부를 때, Indo-라는 형태소가 다름아닌 인디아를 가리키는 뜻입니다. 이 일대는 과거에 인도의 문화적 영향을 안 받은 곳이 없고, 다만 그 영향이라는 게 마우리아 제국, 쿠샨, 굽타 제국 등 강력한 불교 정책을 편 통일 정치 단위가 들어섰을 때에 한정되었다는 게 유감일 뿐입니다. 호라산에서 발원한 이슬람 대륙 세력이 새로 10세기부터 인도 아대륙을 석권한 이후에는 인도가 동남아시아에 끼친 영향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275 이하에는 리틀 인디아라는 구역이 여전히 독특한 인도 문화의 색채를 뽐내며 21세기에도 관광객을 반갑게 맞습니다.
p331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소개되는데 이게 오사카에도 있고 제가 작년 9월 프렌즈 오사카 편을 리뷰하며 언급한 적 있습니다. 싱가포르가 고작 도시국가이고 그 좁은 곳에 테마파크를 지을 데가 어디 있겠나 싶은데, 센토사 섬이 대략 백사십만 평(서울대 관악캠퍼스보다 조금 넓죠), 그 중에 육만 평을 점유합니다. 참고로 싱가포르 전체 면적은 220만 평 정도이며, 서울보다 40만평 정도(여의도의 1/3) 더 큽니다. 싱가포르 여행에 필요한 알짜 정보가 잘 정리된 멋진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