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곤의 월 300만원 평생연금
김범곤 지음 / 진서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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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에서 일타강사라 불리는 분들은 강의력, 전달력에서는 당대 최고지만 그 학문분야에 대해 이해도가 깊다고는 꼭 할 수 없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 저자 김범곤 소장은 금융관련 자격증 분야 일타강사이기도 하지만, 금융상품 딜링, 운용 실무에서도 1인자인 분들 중 하나입니다. 아마도 이 분야의 특성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애초에 실무에 밝지 못한 이라면 강의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TV 광고에서, 자산운용회사로부터 꼭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돈이 충분치 않아서"라고 하던 메시지가 생각나는데, 사실 돈이 아주 풍족하다면 구태여 계획이 필요없습니다.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요모조모로 계획을 짜고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보통 연금3총사라고 합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셋을 가리키죠. 그런데 책 p69에도 나오듯이 국민연금은 개별 가입자들이 뭘 어떻게 해 볼 여지가 아예 없고, 나머지 둘을 갖고 일정 목표를 세워서 굴려야 합니다. 이 책의 제목에 월 300이라는 말이 들어갔는데, p69에서는 연금저축 1억을 목표로 모으라고 합니다. 그 이유가 바로 월 300을 꼬박꼬박 받기 위해서입니다. 연금저축에서 매월 100을 인출하고, 나머지 200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서 각각 받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운용수익을 제외하더라도, 매년 1200을 빼쓰면 1억이라고 한들 8년 4개월이면 바닥납니다. 이래갖고서 평생연금 300 목표를 이룰 수 없죠. 그래서 책에서는 원금 훼손 없이 평생 연금 목표액을 수령하기 위해, 월 배당 ETF를 활용하라고 합니다. 이 김범곤 소장의 책을 바로 이런 맛에 읽습니다. 큰 무리를 하지 않으면서도 치밀한 아이디어를 통해 딱 현실적인 목표만 알뜰하게 이뤄내는 팁들이 많습니다.

사실 자산운용은 부지런해야 합니다. 자산운용의 대표 수단이 주식 투자인데, 어떤 종목이 유리한지 믿을 수 있는 정보만 물색하더라도 시간이 꽤 많이 들고, 일정 수익을 보았으면 즉시 돈을 빼야 하고, 저점을 잡았다 싶으면 바로 들어가서 오르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게 빤히 보여서 타이밍을 알려 줘도 그냥 게을러서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p99를 보면 그런 게으른 이들을 위한 플랜도 마련되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시뮬레이션이므로 꼭 이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으나 대체로 이 패턴대로 간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 과정이 매우 현실적인데, 2022년에 주식 하락 손실이 제법 큽니다. 코로나가 2020년에 유행했고 이때 무차별적으로 올랐으니 2년 후 조정이 왔을 만합니다. 그런데 이때도 포트폴리오에 금 등 안전자산이 들었고(하지만 역시 1%대 손실입니다), 대신 달러 자산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때부터 연준에서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금리를 크게 올렸고 AI 혁신 조짐이 보이면서 미국 달러가 크게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그 흐름이 지금까지도 이어집니다. 만약 달러 항목이 이 포트폴리오에서 방어해 주지 않았더라면 손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수익률의 키는 이 책에서 월 배당 ETF가 쥐고 있습니다. 배당을 받아서 생활비(혹은 무엇이라도)를 인출해야지 원금을 깨면 아무일도 안 됩니다. p111 이하에서는 두 가지 안이 제시되는데 하나는 미래에셋에서 만든 타이거 미국나스닥 100 커버드콜 ETF의 활용이며, 다른 하나는 삼성자산운용에서 만든 KODEX 미국배당 커버드콜 액티브 ETF 100입니다. p303 부록에 보면 커버드 콜 유형에 대한 설명이 나오니 개념 잡으려면 그 부분부터 먼저 읽어도 됩니다. 요즘같이 장이 안 좋으면 커버드콜을적절히 집어넣어야 그나마 손해가 덜합니다.

p181을 보면 안전자산은 단 한 번에, 위험자산은 적립식으로 매수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직장인들 중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를 적금처럼 모아간다는 말들을 하는데, 삼전이 지금같이 안 좋으면 이조차도 안 통하는 말이긴 합니다. 아무튼 확신이 안 설 때 그래도 장래가 보인다 싶은 걸 매수하되, 절대 한입에 털어넣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지금 많이 올랐다 싶은 종목을 내가 기 보유했을 때, 이 역시 나중에 더 오르면 배가 아프겠거니 해서 무한정 끌고 가면 안 됩니다. 분할 매도가 답이지요.

제가 생각할 때 이 책에서 물론 버릴 내용이 하나도 없지만, 구태여 하나만 꼽자면 DC형 IRP 계좌를 활용한 퇴직연금 운용법입니다. 실제로 절박하신 분들은 제 주변을 봐도 이미 이 분야에 도사인 이들이 많은데, 그렇다 해도 알음알음 수집한 정보와, 이 책처럼 체계가 잡혀 있고 망라적으로 정리된 책의 가르침하고는 비교될 게 아닙니다. 이 책은 금융자격증 공부할 때, 왜 그렇게 되는지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실무 시나리오가 아주 구체적으로 정리되었으므로 수시로 참고해도 됩니다. 아마 막힌 곳이 뻥 뚫리는 느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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