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태도 -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반건호 지음 / 북플레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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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탐험해 온 의사, 또 "시프트"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반건호 경희대 교수의 새 책입니다. 마음이란 우리 모두가 갖고 있으면서도 도통 그 속을 알 수 없는 신비의 우주입니다. 그렇다고는 하니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을 잘 통제하고 다독임으로써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로부터 큰 힘을 이끌어낼 수는 있습니다. 반 교수님의 책은 우리에게, 간단한 수련과 태도의 전환을 통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방법을 가르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성장은 멈추지만 발달은 멈추지 않는다.(p92)" 아무리 많은 양분을 섭취하고 운동을 해도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키가 마구 자라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신의 어른스러움, 의젓함, 함부로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등은 더 단단해지거나 높은 단계로 상향할 수 있습니다. 사실 몸이 커지는 것보다 사람에게는 이쪽이 더 근원적으로 중요한 덕목이며, 또 그 효용에 한계도 없습니다. 이 책에는 조앤 K 롤링의 히트작 해리 포터 시리즈를 비롯하여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p97) 등 다양한 문학 작품이 인용되는데, 반 교수님은 그들로부터 일정한 교훈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대목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읽어 보면 큰 도움이 될 듯한 내용들입니다. 

반 교수님은 1960년대에 초등학생이셨는데(p154), 이때 즐겨 보던 TV 드라마가 <0011 나폴레옹 솔로>였다고 하십니다. 그걸 한국 지상파에서 틀어 줬었나 보네요. 와. 그 시리즈의 주인공(즉 나폴레옹 솔로) 역을 맡은 배우가 로버트 본이라는 사람인데(지금은 고인이 되었습니다), 1960년작 <황야의 7인>에서 말쑥하게 빼입고 (알코올 의존증 때문에) 손을 떠는 총잡이 역이었던 그 배우입니다. 일리야 쿠리야킨 역의 데이비드 매컬럼만 키가 작은 게 아니라 로버트 본 본인도 키가 작은 편이어서 맡는 역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교수님이 하고자 하는 말은, 나이 들어서도 <NCIS>에서 검시관 역을 맡는 등 활력이 죽지 않은 배우 매컬럼 같은 인생을 살자는 뜻인 듯합니다. 이분도 재작년에 고인이 되었습니다. 

p182를 보면 기후동행카드라는 정책이 작년(2024)부터 실시되어 대중교통 이용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나옵니다. 교수님도 그런 말씀을 하시지만 사실 기후 온난화다 뭐다 하는 게 그간은 남의 일로만 여겨진 게 솔직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보면 결코 이게 강건너 불보듯 할 일이 아니라는 점 모두가 체감합니다. 이유 없이 벌어지는 산불 등 자연재해가 얼마나 많습니까. 여기서도 반 교수님은 개인이 기후 재앙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시프트"를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작은 실천이라도 우리 독자들이 직접 행했으면 하는 바람이 묻어납니다. 

p208 이하에는 오프라 윈프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녀는 미시시피 주(한때 인종차별이 극심했다고 알려진) 출생이며 성장 과정에서도 매우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한시도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노력 끝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토크쇼의 진행자가 되었습니다. 한때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오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스필버그의 1984년작 <컬러 퍼플>을 보면 그녀가 우피 골드버그의 며느리로 잠시 나오는데 거기서도 연기를 잘합니다. 그녀의 생애에서 반 교수님이 이끌어내는 교훈은 "커리어 시프트"입니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과거에 비해 사회 진출 기회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에 비례하여 그녀들이 그만큼 다 행복해진 건 또 아닙니다. p236 이하에 보면 부작용이랄까 이 세대, 성별이 겪는 아픔, 곤란상이 자세히 나오는데 번아웃이라든가, 자존감 저하 같은 병증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가 자세히 나옵니다. 번아웃의 종류에도 직장, 부모, 기술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저자의 주전공이 잘 적용되어 각각의 징후마다 훌륭한 처방이 함께 제시됩니다. p296에서는 정신과 의사라는 저자의 본분으로부터 "공감 능력"의 중요성이 여러 학문적 근거와 함께 제시되는데 많은 독자들이 공명하며 읽을 만한 멋진 제언이 많아서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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