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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방콕 : 파타야·깐짜나부리·아유타야 - 최고의 방콕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5~’26 ㅣ 프렌즈 Friends 5
안진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제가 여태 중앙북스에서 나온 프렌즈 시리즈 중 방콕 편은 '23년 2월, 올해 3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리뷰입니다. 특히 25년판은 이렇게 일찍 발매되어 예년에 비해 몇 달 앞선 시점에 서평을 등록하게 되었네요. 역시 여행서는 프렌즈 시리즈가 가장 무난하며, 최고의 동남아 여행 전문가 안진헌씨의 솜씨라서 그저 믿고 읽게 됩니다. 프렌즈 태국 편도 (같은 저자의 솜씨라서) 따로 나와 있으나 아무래도 방콕 일대만 둘러보려는 관광객이 우리 나라에는 많은 만큼 방콕 편을 집중 참조하는 게 더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아시아 대륙 동부에 위치한 나라들은 아무래도 쌀농사 중심 문화라서인지 좁은 지역에 대량의 인구가 모여 사는 곳이 많습니다. 책 p79를 보면 방콕 인구가 천만명이라는 말이 있는데, 스웨덴 전체 인구가 1000만명, 노르웨이 모든 인구가 540만명대이니 방콕이라는 하나의 도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지 실감이 납니다. 물론 서울만 해도 900만명대이며, 중국에서 그냥 시골 비슷하게 여겨지는 흑룡강성 하얼빈 시만 해도 천만명이니 동아시아 여러 대도시에 비하면 평범해 보이기도 합니다.
p81을 보면 쑤쿰윗 일대에는 한인(韓人) 업소가 밀집해 있다고 하니 한국인들이 얼마나 방콕을 자주 찾는지 알 수 있으며 방콕 일각에서 한국식 풍취를 즐길 수 있는 블록도 따로 발달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방콕은 짜오프라야 강이 남북으로 흐르는데 서울의 한강이 동서로 흐르는 것과 대비됩니다. p82를 보면 쑤쿰윗의 교통을 설명하면서 운하 보트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는 물의 흐름이 잠시 동서로 바뀌고(사행천 비슷하게요) 그래서 책에서도 동서방향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운하 보트는 그저 교통 수단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현지 낭만 체험의 핵심 코스 중 하나입니다.
방람푸 일대를 설명하는 섹션에서 p152를 보면 10월 14일 기념비가 나옵니다. 이때 태국은 타놈 장군이 사실상 다스리고 있었는데 1973년 10월 대대적인 학생 시위가 일어나 정권이 무너지고 라마 9세 국왕도 일시적으로 도피합니다. 잠시 민주 정부가 들어서지만 무능을 노정하여 2년 후 군부가 재집권하고, 19년 뒤인 1992년에도 유혈사태가 발생합니다. 이 과정 내내 라마 9세가 왕이었으며 다소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태국의 헌정질서 최소한을 지키는 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10월 14일 기념비는 1973년의 그 사건을 기리는 뜻에서 제작되었습니다. 현재는 그의 장남 라마 10세가 재위 중입니다.
영화 <왕과 나> 같은 고전을 보면 싸이암이라는 나라가 나오는데 바로 태국의 옛 이름입니다. p227을 보면 "싸얌"이라는 태국의 옛 이름이라는 정보가 박스편집되어 나오는데, 안진헌 선생의 책들은 관광 실용 정보 외에도 이런 인문지식이 독자에게 전달된다는 게 좋습니다. "싸얌"이 맞는 말인데 Siam이라는 로마자 표기 때문에 종종 시암이라 잘못 읽히는 것이라고 책에 자세히 나옵니다. 그렇다면 태국(泰國)은 어디서 온 말인가. 예전부터 자유인이라는 뜻의 타이 종족이 있었고 조송(趙宋) 시대에 수코타이 왕조가 성립하기도 했으며 이런저런 기록에서 타이는 한자로 泰라고 표기된 게 꽤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의 강북 일대처럼 다소 노후하고 골목이 즐비한 구역이라면 방콕에는 아리(p304)라는 블럭이 있습니다. 이런 곳에 은근 맛집이 많은데 p307에 보면 (프랜차이즈인) 나나 커피 로스터의 한 지점이 나오며 다음 페이지는 카민 퀴진이 소개됩니다. p299에는 쑥 싸얌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책의 설명대로 수상 시장의 푸드 코트 형태입니다. "쑥(สุข)"이 바로 행복이라는 뜻이라고 책에서는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태국 고유의 직조 제품 나라야 쇼핑을 위해서라면 p326을 참조할 만합니다.
프렌즈 시리즈는 주제 지역 외에도 그 인근 명소를 간략하게 짚어 여행 계획에 도움이 되게 합니다. p417을 보면 전쟁 박물관, 죽음의 철도 박물관 등 2차 대전 관련 역사문화 시설이 소개되는데 여기에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제국주의의 한심한 흔적이 짙게 남아 있습니다. 또 여기도 방콕 인근이다 보니 ถนนคนเดิน(타논 콘 던)이 많은데, 방콕의 특징적인 워킹스트리트에 대해서는 제가 쓴 프렌즈 태국 25년판 리뷰를 참조하십시오.
항상 느끼는 바지만 프렌즈 시리즈는 컬러사진들만 봐도 눈이 즐겁고, 텍스트도 텍스트지만 다양한 여행 지도들 자체가 보물 덩어리입니다. 너무 좋아서 껴안고 잠들고 싶기까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