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2 - 소설
테니 넬슨 지음, 김민정 옮김 / 아르누보 / 2024년 6월
평점 :
절판


분명 같은 사람인데도 하루에도 열두 번 감정이 바뀐다는 게 어떻게 보면 신기합니다. 그 이유가 (알고보니) 내면에 사람 같은 감정들이 살고 있어서라는 생각이 기발합니다. <인사이드 아웃> 1편은 2015년에 나왔었는데 사춘기 소녀의 변덕스러운 모습 이면을 지배하는 감정들 사이의 재미있는 티격태격거림을 재미있게 그려서 많은 관객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라일리가 좀 커서, 기존 다섯 명의 감정들 외에 이 2편에는 질투,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다섯 명이 새로 등장하는데 사람이 크면 감정도 같이 성장하기 마련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의 내용을 소설화했습니다. 책 맨앞에 등장인물 소개가 나오는데 라일리와 다섯 감정들, 그리고 2편에 새로 나오는 네 감정들이 설명과 함께 일러스트로 소개됩니다. 발렌티나 오르티스(밸)는 2편에 처음 나오는 하키 선수입니다. 그런데 "추억이(Nostalgia)"만 소개에서 빠져 있습니다. 추억이는 사실 할머니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이름을 함부로 부르기가 좀 그런데, 애니판에서나 이 소설판에서나 비중은 작습니다. 소설에서는 p158 같은 데서 잠깐 나옵니다. 

라일리는 대체로 명랑한 소녀이므로 감정들 중에서도 기쁨이(Joy)가 비중이 크며 이 2편에서도 이야기를 주도합니다. 감정들은 각자 역할의 차이는 있어도 당사자를 보호하려 든다는 점에서는 목표가 같습니다. p26에서 기쁨은 "슈퍼 최첨단 라일리 보호 시스템"을 꺼내는데 이 튜브 덕에 감정들은 과거의 기억을 효과적으로 소환, 관리하며 라일리를 더 밀착하여 케어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라일리, 브리, 그레이스가 챔피언 트로피를 꺼내들던 기억 덕분에 라일리는 의기소침해하다가도 다시 의욕과 자신감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p42에서 라일리는 주장 밸을 처음 만납니다. 밸이야 당연 라일리를 모르지만 라일리는 이 전설적인 선배에 대해 익히 알죠. 소심이와 까칠이가 서로 다투던 끝에, 지나치게 오래 손을 잡고 있던 라일리는 밸을 놓아 주고, 미시간이 아니라 미네소타 출신인데도 잘못 고향을 부른 밸한테 버럭이가 화를 내지만 다른 감정들이 자제를 시켜 라일리는 실수를 모면합니다. 우리들도 타인을 대할 때 사실은 이렇게, 속으로는 감정이 오락가락하며 파국과 관계 개선 사이를 줄타기합니다.   

라일리는 착한 아이지만 악당 같은 감정(p70)이 인격을 지배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죠. 아이들은 아직 미숙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불쑥 엉뚱한 반응을 보일 수가 있는데, 이때 어른들은 아 이 아이가 싹수가 노랗구나 라며 나무랄 게 아니라 아직 감정이 덜 자랐고 균형이 자리잡지 않아서 저렇다고 너그러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식의 흐름(p75), 모든 나쁜 기억들이 머무는 그곳으로 마냥 흘러가면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에는 그 모든 긍정적인 감정들(다른 부정적인 감정도 힘을 합쳐)이 정신을 차리고 막다른 곳으로 가지 않게 다잡아 줘야 합니다. 

불안이는 감정들 사이에서 내내 왕따 비슷한 취급이고 p98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이 없다면 사람은 마냥 낙관만 하다가, 혹은 눈앞의 상황에만 집중하다가 조심성 없이 큰 위험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쁨이는 불안이를 함부로 대하지 말 것을 다른 감정들에게 촉구합니다. "저 멀리 자아감이 등대처럼 빛나고 있었다(p105)." 모든 감정이 열심히 노력하면 이런 결과가 마침내 생깁니다. 

아이들에게 감정의 조화로운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가르쳐 준 명작애니메이션. 이 주니어판 소설로 내용을 되새기며 읽으면 애니의 의도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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