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해지는 연습 - 생각이 너무 많은 당신에게
임태환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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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복잡한 세상, 사람은 슈퍼컴퓨터가 못 되기 때문에 제아무리 머리를 싸쥐고 고민해도 최적해를 도출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역발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핵심에만 집중하여 상황을 단순화해야 답이 더 잘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께서는, 우리들이 사회와 조건이 부과하는 온갖 스트레스 때문에 불안에 상시적으로 중독되어, 빤히 보이는 최선의 해결책도 눈 앞에서 놓치고 있다면서 단순화의 지혜를 가르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32를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인용되는데, 인간은 노동에 종사하는 한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이미 단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사회는 자유민과 노예의 구분이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으며, 2천 년 후 발생한 산업혁명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드디어 일은 기계가 대신하고 사람은 감독 업무에만 종사해도 충분한, 진정한 낙원이 도래하리라고 다들 기대했다는 것입니다. 이 예측이 깨어진 건 노동력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며 기존시민들이 새로운 이주자들에게 밀려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경쟁이 만연하게 된 작금의 상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저자는 이런 도전 앞에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노예화하는 습관에 빠져 불행의 늪으로 자진하여 빠져든다고 지적합니다.    

과거에는 감정을 쉽게 드러내는 걸 수양이 덜 된 증거로 여겨 금기시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며 감정을 자꾸 억압하면 정신에 골병이 듭니다. p72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감정에는 선악이 없다.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다." 요즘은 자기 감정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남의 감정을 잘 읽는 사람이 사회적 고지능자로 환영받습니다. 이는 남의 비위를 맞추라는 게 아닙니다. 그러다가는 자기 감정이 억압당하기 때문에, 당장 작은 이익은 건질지 모르나 나중에 본인한테 탈이 나니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죠. 나의 감정, 타인의 감정은 행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배우들도 감정을 끌어올려야 할 때 행동을 예열하여 도움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내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타인에게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니멀은 상식이다(p109)." 맥시멀리즘도 하나의 선택이며 꼭 미니멀리즘만 답이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전자를 선택한 사람은 미래를 현재보다 중시하는 성향이며 후자는 그 반대라는 거죠. 그럼 독자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그럼 지금만 사는 하루살이 같은 단견(短見)이 아니냐? 그렇지 않습니다. 저자는 "지금의 발걸음을 가볍게하여 미래로 더 성큼성큼 뛰어가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명답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선택은 역시 자신의 상황과 철학에 맞게 알아서들 정할 수 있습니다. 

p142를 보면 저널리스트 제러미 리프킨의 말이 인용됩니다.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벗어나라." 결론만 간단히 요약하면,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우리는 뭘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여 성취를 이뤄내도, 알게모르게 그 대가를 다 치른다는 겁니다. 산업혁명 이후 우리의 삶은 많이 편해졌지만 대신 끔찍한 환경오염, 인간소외, 자원고갈이 발생했죠. 명저 <엔트로피>도 사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며 어떤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애써서 공부하고 좋은 대학 나와서 직장 잡고 안정된 삶을 살지만 그런 똑똑한 엘리트의 인생도 어떤 돌이킬 수 없는 대가를 이미 치른, 씁쓸한 공허함일 수 있습니다. 결국 본인이 그리 행복하지 못하다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거절은 과감하고 담백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남의 제안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다 들어주다 보면 내 인생이 내가 아니라 타의(p199)에 의해 채워진다고 합니다. 내 몸과 정신에 내가 아니라 남(들)이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한다면 이 얼마나 한심하고 비참한 신세이겠습니까. 그런데 내 생각 내 감정이라고 해도 이걸 일일이 다 끌고 갈 수 없습니다. 이걸 다 끌고 가면 나는, 내 감정은, 또하나의 이상한 상전 하나를 어깨에 떠얹고 가는 꼴입니다. 내가 진정한 내 삶의 주인이 되려면 이런 부분조차도 미니멀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책 후반에는 저자가 터득한 노트 정리법, 키워드 기억법 등이 나오는데 이걸 활용하면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필요한 모든 걸 잘 이끌고 갈 수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삶의 전 영역에서 미니멀리즘이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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