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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절세를 한번에 잡는 채권투자 바이블 - 금리 역습의 시대, 채권으로 부자되는 법
마경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채권은 은행이자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고, 만기가 되면 원금도 받을 수 있어서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꼽힙니다. 뿐만 아니라 주식보다는 못해도 거래만 잘 하면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저자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대투(현 하나증권), 프랭클린 템플턴 등에서 경력을 쌓은 분이라고 나오네요. 그의 커리어는 대부분이 채권과 펀드 운용 쪽이었으며, 독자들은 주식과는 상당히 다른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채권에 대해 이 책을 통해 공부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교과서에서도 배웠던 철칙입니다. p73에는 금리 인하를 대비하여 세울 만한 채권 투자 전략의 정석이 나옵니다. 며칠 전 한국은행에서 (시장에서 아무도 예상 못했는데)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렸는데, 세계적으로 코로나 때 풀렸던 많은 유동성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올렸던 금리를 서서히 내리는 추세이므로, 딱 지금이 이런 전략을 참고하여 채권 투자를 할 만한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p75에도 다시 나오지만 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이 오르는 건 부동의 이치입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이다." 이 장단기 금리 역전이, 미국에서는 발생한지 이미 2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물리학의 여러 법칙처럼 절대 불변인 건 아니어서, 1990년대에도 한 번 있었지만 그리 길지 않았기에 경기침체도 짧게 지나갔다고 책에 나옵니다. 요즘 같은 추세(긴축+느린 금리 인하)에서는 경기 하방 리스크를 헤징할 필요가 있으며, 저자는 국채 투자가 이럴 때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라고 힘주어 강조합니다. 책의 상당 내용은 앞으로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을 전제로 하고 서술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교과서에서 쿠폰이라고 하면 무슨 뜻인지 헷갈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의 쿠폰은 미국 채권에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킵니다. 하긴 그때는 MMF, 모기지, 주담대가 뭔지도 모를 때입니다. 이 책 p80을 보면 표면이자(=즉 쿠폰이자)에 대해 자세히 설명이 나오는데, 그래서 이런 채권을 이표채(裏表債)라고도 부릅니다. 이제 우리 주변에도 채권 투자하는 분들이 많으므로 이런 말들이 교과서용어가 아니라 일상에서 대화 소재로 자주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p85를 보면 채권은 긴 호흡으로 투자하라는 말이 나오는데, 주식, 그 중에서도 단기매매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매우 낯선 원칙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채권ETF에 관심가진 이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딱히 채권ETF뿐 아니라 ETF 일반에 대해 관심이 커졌는데, 홍보가 잘되어서이기도 하고 증권시장의 구조를 잘 모르거나 시간이 부족한 이들의 주목을 끄는 듯합니다. 책에서는 단기에 치고빠지려는 투자자들이라든가, 소액으로도 부담 없이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이 채권ETF를 권장할 만하다고 가르쳐 줍니다. 반면 채권펀드는 운용역이 알아서 하므로 개별 투자자가 매도 타이밍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좋으며, 외국 채권인 경우 환율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음도 강점이라고 합니다. 이건 투자자 각각의 사정에 따라 판단하여 결정할 사항이겠습니다.
아비트리지 거래(p157)란, 추가 위험 없이 여기서 사서 저기서 팔아 수익을 얻는 걸 말합니다. 과거 비트코인이 유독 한국에서만 비싼 값에 거래되어 화제가 되었는데 이것도 일종의 아비트리지 거래였죠. 현재(책 기준 2024. 10인데 지금[2024.12]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이 한국보다 단기금리가 1.5% 높은데, 환헤징을 하고 한국 국채에 외국인이 투자한다면 거저 1.5%를 일단 얻게 된다는 겁니다(시세차익이나 이자 수익은 별개로 하고라도). 게다가 한국정부의 신뢰도 높으므로 채권의 안정성 면에서도 합격이니 말입니다.
현재 금리가 많이 높으니 언젠가는 노멀로 복귀하리라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미국장기국채에 투자한다고 책에서는 말합니다(p173). 그러나 저자는 한국장기국채도 매우 매력적인 투자상품이라고 하는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금리가 현재 얼마나 높냐가 유일한 기준이 아니며, 금리 인하시 어디까지 내릴지 그 종착점도 잘 생각해야 하며, 미국이 4%를 3%으로 내리는 것과, 한국이 3%를 1%로 내리는 게 같겠냐는 겁니다. 은근히 한은이 결국 1%까지 간다는 걸 예측하시는 셈인데(물론 이렇게 되면 한국국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하죠), 독자인 저의 개인적 생각은 좀 다릅니다. 여튼 한국국채 투자를 고려하던 이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아직은 한국인들에게 낯선 채권이라는 투자상품에 대해 여러 각도의 설명을 쉽게 해 주는 책이라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