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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스티커팩 80 (80장, 지퍼백)
아오야마 고쇼 지음 / 아르누보 / 2024년 1월
평점 :
품절
미니 비닐 지퍼팩 안에 홀로그램 스티커가 25매, 일반 스티커가 55매 들어 있는 구성입니다. 애니메이션(혹은, 지면만화라고 해도 됩니다) 여러 에피소드의 명장면 스틸컷을 따다 스티커를 제작했습니다. 크기는 일반 명함과 같은 사이즈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영화 티켓도 삭막하게 잉크인쇄영수증으로 대체되는 세상에, 이렇게 예쁜 souvenir가 많이 제작되면 팬 입장에서 정말 황홀하긴 합니다.
홀로그램 스티커의 예를 들자면 이 사진과 같습니다. 코난은 '검은 조직"의 음모에 뜻하지 않게 엮여 어린이의 몸이 돼버린, "쿠도 신이치(工藤新一. 공등신일)"이란 이름의 고등학생입니다. 이미 고등학생 명탐정으로 전국적 유명세를 탄 처지입니다민 당분간은 모습을 드러낸 방법이 없고 초등학생으로 살아야 합니다. 친구 아빠인 모리 코고로(毛利小五郞)는 개인 탐정인데 무능해서 맨날 파리만 날리고 기껏해야 불륜 사건 추적 건이나 걸려들어 생계를 이을 뿐입니다. 그런데 모리 씨 근처에서 매번 사건 해결을 도와 주는 통에 뜻밖에 모리씨만 "잠자는 명탐정"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범죄 수사를 해 내는 과정이 작품을 즐기는 재미입니다.
사토 미와코와 타카기 형사는 선후배 사이이며 사토 측이 선배입니다. 사토는 단발에 늘씬한 미녀인데 어제나 감정을 배제하고 냉철하게 업무에 임하지만 일 외적으로는 다정다감하고 정의롭습니다. 또 매번, 초등학생 코난의 능력을 신기하게 생각하지만 상식인의 판단 범주에 머무를 뿐 진상에 대해선 감히 꿈도 못 꾸죠. 타카기 형사는 성실하고 고지식하며 가끔 얼타는 모습도 보이지만 괜찮은 직업인입니다. 이 두사람 사이에 묘한 애정의 기류가 흐릅니다만 대체로는 사토 쪽에서 먼저 선을 긋는 편입니다. 주도권도 사토가 먼저 행사하곤 하죠. 이 홀로그램 스티커에는 두 사람이 웨딩 복장인데, 이제 이만큼이나 진도를 나갔는지는 제가 최근 시즌을 시청 못 해서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이라면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이 스티커는 무광입니다. 스티커들이라고 해서 예전 과자 안에 들어있는 수집품처럼, 노란 이면지를 떼면 바로 접착물이 묻어 있는 그런 형태는 아니라는 점 조심해야 합니다. 미니포카라고 이해해도 됩니다. 대신 인쇄상태는 매우 좋고 기념품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뭘 봤는지 모리 란 양과 부친 코고로 씨가 깜짝 놀란 표정입니다. 뭐 두 사람은 어느 에피소드에서나 잘 놀라니까 새삼스러울 건 없습니다. 모리 란은 놀랄 때에도 특유의 선한 성품이 표정에 잘 드러납니다. 장신 여성에게서 잘 보이는, 약간 두 눈 사이 거리가 먼 개성입니다. 엄마 아빠는 안 이런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일이죠(?).
소노코 상은 재벌가의 영애(令愛)입니다. 그런데도 성격이 참 소탈하고 우리 같은 서민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하긴 뭐 여배우의 아들, 변호사 딸 등을 서민 출신이라고만은 하기 어렵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벌가야말로 신귀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노코 양은 특유의 게슴츠레한 눈매로 뭔가를 지켜보는데 옆의 베프 모리 란의 표정은 자못 심각합니다. 잘 보니 둘이 시선을 주는 게 책인데, 쇼하쿠칸(小學館)에서 발간한 만화잡지네요?
무능한 모리 탐정, 사건이 잘 해결되지 않는지 눈을 질끈 감고 생각에 잠겼습니다만 돌머리에서 뭐 좋은 생각이 날 리가 없습니다. 그런 모리씨를 행해 코난은 시계 장치를 조준하며 마취 침을 발사하기 직전인데, 이 침을 맞으면 모리 씨는 잠들고 옆에서 코난이 음성 변조 장치를 통해 모리 씨의 목소리를 내어 사건을 해결합니다. 이 작품에서 너무도 유명한 설정이라 아마도 이 스티커팩을 대표할 만한 컷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시즌 10부터 색조도 선명해지고 선도 더 가늘어졌는데 이 스티커팩의 컷들은 모두 그 톤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