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2 : 잃어버린 문명 - 미스터리 대표 채널 <김반월의 미스터리>가 소개하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2
김반월의 미스터리 지음 / 북스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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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지혜가 무궁무진할 것만 같아도, 눈 앞에 빤히 제시된 미스테리 하나를 풀지 못할 만큼 그 한계도 뚜렷합니다. 우리 모두가 다 아는 나스카 문양, 라인 들(p53)만 해도 그렇습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것들을 그렸을까? 책에서는 여태 이 문제에 관심을 둔 이들이 제기한 아이디어들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그런 설명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우며, 우리의 상상력과 호기심이 마구 자극되는 듯합니다. 이 시리즈의 큰 장점은, 가장 쉬운 문체로, 혹 초등학생 독자가 읽는다 해도 술술 읽어내려 갈 수 있게 토픽을 잘 풀어 준다는 점입니다. 글로 읽는 유튜브 콘텐츠 같은 느낌인데, 특히 이 나스카 파트가 그렇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20에는 스톤헨지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1권보다 이 2권에, 우리가 잘 아는 유적들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나이 드신 세대라면 예전 소년잡지류에서 많이도 접했을 소재이며 사연들인데, 이 책에서는 그 이후 추가되었음직한 에피소드들, 즉 스톤헨지 조작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합니다. 스톤헨지를 긍정적 시선으로 보는 측에서도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 때로는 근거없는 주장도 쏟아내는데, 그 반대진영도 마찬가지 태도이니 소재도 소재지만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을 구경하는 것 또한 재미있습니다. 

저자는 서술 곳곳에 개입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평가도 개진하는데 이를테면 p34 이하에 나오는 마추픽추에 대한 파트에서도 그리합니다. 나스카 파트에서는 "아마도 외계인들이 건설하고 이용한 활주로였을 것"이라면서 의견을 표면하기도 했죠. 문양은 예술이니 제작의 동기를 따로 상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라인은 용도가 분명히 있었야 저리 수고를 들여 그리지 않았겠는가? 타당합니다만, 이런 생각 자체가 지극히 인간 중심적입니다. 정 외계인의 존재를 상정해야 한다면 문양이건 라인이건 모두 특정 용도의 시설일 수 있으며, 마추픽추의 피라미드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아즈텍 문명이나 잉카 문명이 낳은 테노치티틀란, 마추픽추 유적 등은 현대인들에게도 경외의 대상입니다. 대체 누가 왜 어떻게, 이런 뛰어난 기술을 써서 만든 건조물들이 아직도 말끔히 신비가 걷히지 않은 채 우리의 관심을 모으는 걸까? 유럽, 아시아인들이 잘 몰랐던 아메리카 대륙에 이들 유적이 몰려 있다고 여길 때만 해도, 어차피 해당 지역의 고대 문명에 대해 잘 모르니 언젠가는 연구를 통해 종합적 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대세였습니다. 그러나 p88 이하에 나오는 바소시카 산의 유적을 탐사한 샘 새미르 박사팀의 노력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 비소시카 산은 구대륙 발칸 반도 보스니아에 소재하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이 유적은, 멀리 아즈텍의 그것과 이렇게도 닮았을까? 

사라진 아틀란티스 대륙은 일개 루머나 음모론이 아니라 무려 서양 고전 철학의 시조격 인물 플라톤의 책에 언급되었다는 게 독특합니다. 플라톤은 과연 어떤 근거를 갖고 이 말을 했을까요? 어떤 역사나 지리학적 지식의 거론이 아니라, 이데아 주제를 설명하며 일종의 문학적 비유를 구사한 건 아니었을까요? 매혹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는 "사하라의 눈"이, 플라톤이 아틀란티스를 묘사할 때 든 여러 지점의 수치와 일치함을 들어, 한 번 바다로 가라앉은 아틀란티스가 아프리카에서 다시 떠오른 게 사하라 사막이 아니겠냐는 주장입니다. 사람의 상상력이란 실로 끝이 없습니다. 

한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통째 증발해 버릴 수도 있을까? 월터 롤리 경은 잉글랜드 여왕 엘리자베스 1세와의 특수 관계 때문에도 유명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의 친구 존 화이트가, 아메리카 식민지에 다녀올 때 로어노크 섬에 들러 가족도 형성하고 그곳의 척박한 환경을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몇 년만에 다시 방문해 보니 아이들이 갖고놀던 장난감까지 그대로 있는데 사람들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존 화이트는 혹 인근 섬에서 침입하여 그들을 끌고갔다면 그에 대한 복수마저 다짐했으나, 이후 12년 동안 그 인근을 샅샅이 수색했는데도 전혀 행적을 알 수 없었다고 하니 실로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플로리다의 잭슨빌은 백만 가까운 인구가 사는 큰 도시입니다. 이곳에 사는 배츠 가족은 1974년에, 인간을 따르는 금속구체(p152)를 발견하여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미 해군이 입수하여 연구한다는 말이 들렸을 뿐 이후 그 행방이 묘연해진 구체... 세상에는 이처럼 사람들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여 온갖 이야기를 생산해내는 기막힌 이야깃거리가 많습니다. 호기심을 충족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중 과학도 발전하고 전에 없던 지혜도 발휘하게 되는 게 인류의 지난 역사에서 공통되는 이치였습니다. 궁굼함을 견딜 수 없어 모험도 감수하는 이들이 많을수록 우리의 미래는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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