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무조건 되는 엄마표 영어 1일 1대화 (스프링)
세리나 황 지음, 소보록(강보경)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부형이라면 EBS TV에서 자주 봤을 만한, 인기강사 세리나 황 선생님이 쓴 교재입니다. 이 교재는 책 형태는 아니며, 탁상용 달력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2년 전인 2022년 3월, 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초등 영어 단어장>을 리뷰한 적 있는데, 그 책도 이 책처럼 탁상용 캘린더 포맷입니다. 당시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확실히 어린이용 교재는 이렇게 1일에 일정 분량만을 할애하여, 나이 어린 학습자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매일매일의 습관을 통해 공부가 몸에 배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물며 그 대상이 어학 공부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4~7세용 교재인데도 볼륨이 크고 무게도 꽤 무겁습니다. 스프링 제본이긴 한데, 플라스틱 스프링이 무거워 봐야 얼마나 한다고 그 이유 때문에 이렇게 무거운 것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캘린더형 교재는 보관에 신경쓰지 않으면 금세 훼손되거나 낯장이 떨어져나가서 교재의 형식적 안정성이 크게 훼손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 교재는 탁상형 캘린더의 외관을, 두꺼운 마분지 재질 직육면체형 커버가 전체를 다시 둘러싸게 할 수 있어서, 일단 보관시 안정감이 생깁니다. 아이가 책을 넘겨 보지 않을 때, 낱장별로 펄펄 날려 산만해지는 걸 막아 주며, 혹시 책상 위에 거치하지 않고 책꽂이에 비치할 때도 모양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점이 좋습니다. 또 종이질이 좋고 색감이 풍부해서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습니다. 채도도 과하지 않아서 눈의 피로도를 낮춥니다. 

DAY 2을 보면 두 사람 사이의 대화가 나옵니다. 엄마(꼭 엄마는 아니고, 선생님일 수도 있고 성인 여성 포지션입니다)가 몸이 좀 어떻냐며 How are you feeling?이라고 묻습니다. 아이의 대답이 I have a stuffy nose라고, 코가 막혔다는 말을 합니다. 우리는 영어식 사고가 힘들어서, 이 경우 My nose is...어쩌구 하며 원어민식 자연스러운 표현을 즉석에서 떠올리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I have a (어떠어떠한) nose라고, 이런 원어민스러운 패턴이 바로바로 튀어나오도록 평소에 연습이 되어야만 합니다. 사실 공간 안에 뭐가 꽉 찬 상태를 가리키는 stuffy라는 단어도, 평균적인 한국인 성인(논 잉글리시 네이티브)에게는 떠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그게 신체 기관인 코의 상태를 나타낼 때라면 말입니다. 부정관사 a도 여기서 빼먹으면 안 됩니다. 

DAY 51을 보면 아이가 에취!라고 재채기를 합니다. 재채기의 영어식 의성어(onomatopoeia)는 교재에 나오듯 achoo!인데, 그 발음은 [어추]에 가깞고 강세는 2음절에 놓입니다. 우리처럼 첫강세의 "엣취"가 아님을 주의해야 하겠는데, 출판사 홈피에서 mp3 음원을 다운받을 수 있으니 챙겨서 듣고, 원어민의 정확한 발음을 꼼꼼하게 참고해야 합니다. 엄마표 영어라고 했는데 엄마가 혹시 영어 발음에 자신 없을 수 있습니다(안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원어민 발음 음원이 잘 구성되었으므로, 행여 번거롭다고 생략하지 마시고 아이한테 반드시 들려 줘야 하겠네요. 입을 가리라는 cover your mouth도, 이걸 듣거나 읽으면 무슨 뜻인지 알아도, 말로 해 보라고 하면 바로 생각이 안 날 수 있습니다. mouth 앞에 my, your 하는 소유격도 저들은 칼같이 챙기므로 아이한테 신경써서 짚어 줘야 할 포인트입니다.   

어린이들이 자주 행하는 놀이는 요즘이라면 세계 어디나 서로 닮았습니다. 숨바꼭질(DAY 54) 할 때 술래는 풀어 말하면 "찾는 사람"인데, 우리말 술래처럼 특수 어휘가 따로 마련된 게 아니라서 영어는 그저 seeker라고 표현합니다. 이때 the seeker라고, 앞에 정관사 the가 붙는 점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마지막 줄, ready or not이라고 할 때, 준비가 되고 안 되고는 숨는 사람 입장을 가리키고, 숨는 이가 다 숨었건(=준비가 되었건) 아니건, 규칙에 따라 열까지 세었으므로 술래는 이제 찾으러 나서겠다고 선포합니다. 그 말이 바로 "Here I come!"입니다. 가까운 미래는 이처럼 현재 시제로 표현하기도 하죠. 

365일 스케줄에 맞추었지만 7일을 위크 단위로도 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주는 WEEK 52인데, 이 주의 모토는 "최선을 다한 나(=엄마)와 아이를 위한 파티를 해요! 입니다. 요즘은 이처럼 한국에서도 아이들, 또 엄마들 단위로 파티도 일상적으로 하기 때문에, 파티 관련 표현도 익혀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 공부를 떠나서, 365일 동안 아이와 함께 힘든 영어 공부를 진행해 온 수고라면 파티 등을 통해 위로를 받어야 하며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교재가 예쁘고, 뻔한 표현을 지양하면서도 일상에서 자주 쓰는 요긴한 문장과 패턴이 많아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