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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미국 동부 : 뉴욕·워싱턴 DC·보스턴·시카고 - 최고의 미국 동부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4~2025년 개정판 ㅣ 프렌즈 Friends 24
이주은.한세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7월
평점 :
미국 동부는 유럽인들이 일찍부터 건너와 독자적인 생활권을 건설한 곳이며, 따라서 외부인의 시각에서 매무 독특하고 개성적으로 보이는 요소가 많습니다. 21세기 세계 경제 수도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이라든가, 지구 최고의 명문대들이 밀집한 고장이라든가 하는 점들과는 별개로, 그만큼 관광객 입장에서는 마음이 끌릴 만한 매력을 많이 갖춘 지역이라는 뜻도 됩니다. 한국인들도 많이 살고 어지간히 익숙한 땅이지만, 지금도 변화와 발전을 꾸준히 이어가는 만큼 여행자로서는 최신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이주은 한세라 두 분 최고의 북미 여행작가의 작품이니 만큼 올해판도 역시 든든하게 다가옵니다. 뉴욕, DC, 보스턴은 물론 좀 서쪽에 떨어진 시카고까지 커버되었습니다.
여행을 가다 보면 별의별 돌발상황이 다 벌어집니다. 막상 일이 터지면 머나먼 이국에서 도움을 청하거나 정보를 얻기도 막막하고, 사전에 더 꼼꼼하고 더 빈틈없이 준비를 해 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프렌즈 시리즈에서 제가 언제나 만족하고 감탄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온갖 상황을 다 염두에 두고 다양한 정보들이 책 한 권에 다 마련되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p84를 보면 자동차로 이동할 때를 위해, 주유나 주차시 참고, 유의사항들이 나오는데, 그야말로 온갖 팁들이 다 실렸습니다. 까딱 잘못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 컴패니언북을 휴대하고 내게 필요한 부분만 참조할 수 있다면, 여행의 맥(脈)과 희열을 꺼뜨리지 않고 계획대로 일정을 지속할 수 있겠습니다.
p136을 보면 월스트리트가 소개되고, 그 구역 안의 대표적인 시설인 뉴욕증권거래소가 사진들과 함께 제시됩니다. 요즘은 한국인들도 미장을 많이들 하기 때문에, 월가의 이런저런 특징적 시설이나 건물들이 그리 낯설게 다가오지만도 않습니다. 사실 요즘은 주식거래를 하는 이들도 거래소를 직접 찾거나 증권사의 객장 의자에 앉아 시황을 체크하고 주문을 넣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p136을 보면 이 NYSE에 일반인이 직접 방문하여 일을 처리하거나 견학 목적으로 마구 출입할 수는 없다고 안내합니다. 911 테러 후에 방침이 그리 바뀌었다고 하며, 혹시 아주 예전 상황만 알았던 이들은 이 점 유의할 필요가 있겠네요. 뉴욕은 맨해튼이라는 섬도 딸려 있고, 본디 항구 도시로 발전했었습니다. 과거에 항만이었으나 현재는 관광지로 더 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명소 중 한 곳으로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도 소개되네요.
이탈리아인들은 특히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미국으로 대거 이민왔고,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며 현재는 아무도 무시못할 ethnic group으로 미국 사회 안에서 일정 발언권을 행사합니다. 그들이 보급한 문화 중에 여러 다채로운 음식 풍습도 있겠는데, 피자라든가 파스타 등이 대표적인 예들이겠습니다. p186 이하에는 "뉴욕의 먹거리 걱정을 해결해 주는" 푸드코트 여러 군데가 소개되는데, 그 중에는 이름이 재미있게 붙은 Eataly(이탈리)도 있습니다. 이 체인점은 근래 서울 곳곳에 생기기도 해서 그 이름이 눈에 익은데 대형백화점인 더*대 안에 입점한 경우가 많죠. 버치, 스텀프타운 등 이름난 커피 프랜차이즈도 소개됩니다.
p88에 잘 나오듯이 호텔에는 레지덴셜 타입이 따로 있는 게 원칙인데, 책의 설명대로 이 유형은 객실에서 취사가 가능한 게 특징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숙소를 따로 레지던스라 부르기도 하죠. 숙소 문제는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해결하려면 이런저런 당혹스러운 문제가 생기기 일쑤이므로, 이 책을 보고 미리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p132를 보면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을 커버한 아주 미려한 지도가 나오는데, 이처럼 여행에 필요한 사항들이 조목조목 표기되면서도 지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자료가 많다는 게 이 프렌즈 시리즈의 대체 불가능한 장점들 중 하나입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명작 중 하나인 <뉴욕 뉴욕(1976)>에 삽입된, 라이자 미넬리가 멋들어지게 부른 "뉴욕뉴욕" 가사 중에 to find I’m king of the hill, top of the heap 어쩌구 하는 부분이 있죠. p154에 보면 바로 그 대목이 연상되기도 하는, 맨해튼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여러 전망대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이 책은 미국 동부를 두루 다루므로, DC에서 조금 떨어진 리치먼드도 추천 관광지 중 하나로 소개합니다. 항상 역사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미국 남북 전쟁(1861~65)은 아무리 내전이었다고 해도 양 진영의 수도들이 정말 가까이 붙었었다는 사실 확인에 놀라게 됩니다. 건국 초기에는 버지니아 주가 워낙에 정치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열심히 수행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p336 이하에는, 이른바 히스토릭 트라이앵글이라고 해서, 윌리엄스버그, 제임스타운, 요크타운 등 유명한 세 도시를 따로 설명해 주는데 이 역시도 비단 여행서로서의 효능을 떠나 인문적 읽을거리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네요.
제가 이 책의 작년판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남쪽으로 죽 내려와 플로리다 여러 명소들도 자세히 안내해 주는 장점이 돋보입니다. p492 이하에서는 포트 로더데일(Fort Lauderdale)에 대해 유익한 설명들이 나오는데, 책에서도 말하듯이 이곳의 별명은 "미국의 베네치아"로서 운하 중심의 도시 구조가 명물로 꼽혀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곤 하죠. 마이애미 근교에는 다른 명소도 많은데 근래 한국인들도 자주 다녀오곤 하는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p500) 그 중 한 곳입니다. 프렌즈 다른 시리즈도 그렇지만 책 맨뒤에 가나다순 색인이 있어서 궁금한 걸 찾아보기가 매우 편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